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25)
한 달 월급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십일조를 떼고 그 외 감사헌금 등 분류한 후 생활비를 어머니께 드리는 것이 내 습관이다.
어느 날 너무 피곤해서 내일 헌금 분류를 해야지 하고 서랍에 넣고 자고 나서 선교회로 출근을 했다.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갔다 오니 도둑이 다녀가서 집 안에 있는 것을 다 어질러 놓았단다. 도둑은 반드시 흔적을 남기는데 옷가지랑 모든 것을 탈탈 털어 헤집어 놓고 간다.
집에 와 보니 엉망이다. 더 큰 일은 헌금은커녕 우리가 한 달 동안 먹을 것도 경비도 없었다. 원망이 앞서고 괜히 부끄러웠다. 뭔가 내가 잘못이 있어서인 것 같았다.
“하나님! 내가 얼마나 더 열심히 섬겨야 하나요? 내가 무엇을 더해야 하나요?”
선교회에 생활비까지 다 도씨가 가져갔다고 전화했다.
“자매님, 하나님은 시험을 받지도 시험도 하지 않으신다는 것 아시죠?”
전화를 받은 같이 근무하는 전임사역자 형제는 야고보서 1:13을 상기시켜 주었다.
“앗, 나는 도둑이 헌금까지 가져갔다고 마귀의 시험에 넘어진 거구나.”
이 말씀을 보면서 내가 하챦은 시험에 넘어진 것을 즉각 깨달았다.
“야 선숙아 무슨 뜨겁게 주님 사랑한다고 하냐? 도둑이 한 번 드니 실망하면서.”
나 자신의 믿음이 형편 없음에 놀랐고 하나님께 부끄러웠다. 나는 내 믿음이 꽤 관찮은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어림 반푼어치도 없었다.
“에구 주여! 죄송합니다. 하나님 원망한 것을요. 이젠 무슨 일에도 놀라지 않고 하나님을 신뢰하고 나가겠습니다.” 고백했다. 민수기의 이스라엘 백성이 어려운 일만 만나면 불평하는 것을 딱하게 생각했는데, 나도 결국은 똑같은 미련을 떤 것이었다. 이튿날 출근하니 대표 형제가 생활비에서 조금 할애했다고 하면서 봉투를 하나 내밀었다.
또 몇 분이 조금씩 주셔서 그달에는 평소보다 많은 액수의 생활비로 한 달을 살았다. 전임사역자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활하고 있는데 그 상황에서 자신의 몫을 떼어 내게 나누어주는 진한 사랑을 눈물로 영접했다.
진정한 주님의 사람들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경험한 사건이었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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