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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칼럼] 오병이어 기적(奇蹟)과 나사렛 예수의 정체(正體)(II)

<역사적 예수 논구 시리즈>

V. 예수를 육신의 관점에서만 아는 군중

예수는 자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떡이요, 세상 사람들이 먹고 영생하는 떡이라는 사실을 증언하신다: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어도 죽었거니와 이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떡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먹고 죽지 아니하게 하는 것이니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 하시니라”(요 6:48-51).

그러나 군중들은 예수가 하신 말씀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 예수가 자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라 하시므로 유대인들은 예수에 대하여 수군거린다”(요 6:41). 이들은 예수의 말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 말한다: “이는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니냐. 그 부모를 우리가 아는데 자기가 지금 어찌하여 하늘에서 내려왔다 하느냐”(요 6:42). 그러므로 유대인들은 서로 다투어 말한다: “이 사람이 어찌 능히 자기 살을 우리에게 주어 먹게 하겠느냐”(요 6:52). 제자 중 여럿이 듣고 말한다: “이 말씀은 어렵도다. 누가 들을 수 있느냐” (요 6:60). 예수께서 스스로 제자들이 이 말씀에 대하여 수군거리는 줄 아시고 말씀하신다: “이 말이 너희에게 걸림이 되느냐”(요 6:61). 복음서 저자 요한은 이러한 예수의 영적인 설교 때문에 많은 제자들이 예수를 이해하지 못하고 떠나갔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 때부터 그의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떠나가고 다시 그와 함께 다니지 아니하더라”(요 6:66). 예수를 단지 정치적인 메시아로 보고 그를 추종하였던 제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예수를 떠나갔다.

VI. 나의 살을 먹고 나의 피를 마시라: 성만찬을 통한 신비적 연합의 진리

예수는 사람의 영혼이 먹고 영생을 얻는 생명의 떡에 관하여 증거하신다. 그리고 이 떡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하신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 하시니라”(요 6:51). 사람들이 이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예수는 다시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요 6:53).

“인자의 살과 인자의 피”란 역사적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 가져다 준 대속(代贖)의 진리를 통해서만 이해되어질 수 있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란 단지 당시 유대 종교 지도자들에 의하여 고발되고 로마 총독에 의하여 사형이 집행된 정치적 범죄 내지 유대종교 지도자들이 명목으로 씌운 신성모독죄에 대한 종교적 형벌로 보아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제도종교가 초래한 무죄한 예수의 죽음을 모든 사람의 속죄를 위한 제물로 받아주셨다. 이것은 하나님의 오묘하신 구속의 섭리다. 복음서 저자 사도 요한은 예수 자신이 증거하신 자신의 죽음이 지니는 대속의 의미를 우리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요 6:54-55). 이 말씀은 초대교회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역사적 예수의 말씀이다. 오늘날까지 기독교는 예수의 말씀에 따라서 교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1년에 4번 또는 매월 1번씩 성만찬을 집행하면서 이 예수의 죽음을 기념하고 있다. 단지 기념이 아니라 성만찬을 통하여 예수와의 신비적 연합(unio mystica)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신비로운 연합은 오늘도 성령 안에서 그의 내주하심을 경험하는 모든 신자들이 성만찬에 참여함으로써 그들의 마음 속에서 영적인 임재(spiritual presence)의 사건으로 재현되고 있다.

VII. 오병이어 기적을 일으킨 예수의 정체: 신령한 만나, 영생의 말씀

광야에서 일어난 오병이어의 기적은 나사렛이라는 농촌 마을 출신의 예수라는 젊은 청년의 정체(正體)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출애굽한 후 광야 40년간 이스라엘을 먹이신 분은 하나님이었다. 하나님은 먹을 것이 없는 그 황량한 광야에서 친히 만나와 메추라기를 날마다 아침저녁에 주셔서 이스라엘이 떡과 고기를 맛보도록 하였고 그들의 육신의 생명을 연맹하도록 하였다. 만나(manna)는 모세가 준 것이 아니라 모세의 기도에 응답하여 그의 백성 이스라엘을 눈동자처럼 보살피시는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만나는 사막을 여행하던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하나님이 주신 일용의 양식(daily bread)이었다. 출애굽기 16장에 따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를 떠난 지 두 달 보름 만에 신 광야에 다다랐는데, 식량이 모두 떨어졌다. 당연히 백성들은 지도자인 모세에게 먹을 것이 없음을 항의했는데, 모세도 자기 힘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했다. 따라서 모세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은 “하늘에서 양식을 비같이 내리리니, 백성이 나가서 일용할 것을 날마다 거둘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침에는 이슬이 진 주위에 있더니 그 이슬이 마른 후에 광야 지면에 작고 둥글며 서리 같이 가는 것이 있는지라”(출 16:13b-14). 하나님께서 아침마다 이슬이 사라진 뒤에는 지면에 작고 둥글고 서리 같은 것이 땅에 생기도록 하셨는데, 꿀 섞은 과자처럼 맛있는 것이었다. 이것은 마치 깟씨 같이 생겼다고 했다(민 11:7). 새벽마다 내리고 해가 뜨면 없어졌으며, 먹을 수 있는 양이 한 오멜(되)로 정해져 있고, 너무 거두면 벌레가 생기므로 먹어야 할 만큼 거두어야 했다. 만나는 40년 동안 그들의 주식(主食)이 되었는데, 이것은 날마다 내렸으며 하루치 이상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메추라기는 중동지역에 집단 서식하는 새들인데 하나님이 이 새떼들을 이스라엘 진영으로 몰아주신 것이다. 이 새는 가을에는 시리아 지방에서 남쪽 아프리카 북서 지방이나 아라비아 지역으로, 봄에는 아프리카에서 홍해를 건너 북쪽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그리고 홍해를 건넌 메추라기들은 너무 지쳐서 육지에 이르렀을 때는 차라리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정도로 땅에 주저앉는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이 메추라기를 저녁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진(陣)으로 보내셨던 것이다. 메추라기는 이곳 신 광야와 호렙 북동쪽 바란 광야에서 거의 1개월 정도만 내려졌다(민 11:21, 31-35).

예수는 하늘에서 내리는 양식(출 16:4) 만나를 교훈으로 하여 자신을 생명의 떡(요6:30-35, 48-58)이라고 가르치신다. 예수는 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를 축사하셔서 그것이 5천 명이 먹일 수 있도록 불어나도록 하셨다. 오병이어의 기적의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예수의 기적은 능력의 과시에서가 아니라 무리들이 빈들에서 기진맥진하여 쓰러질까 연민과 사랑에서 이들을 배불리 먹이신 사역이었다.

둘째,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떡인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시기 위한 것이다.

셋째, 무리들이 예수를 선지자로 생각하고 왕으로 추대하려고 하자 예수는 이들을 피하셨다. 여기서 역사적 예수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는 종교적 기적 연출가도 아니고, 정치적인 선동가도 아니고, 자신의 몸과 피를 주시기 위하여 오신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독생자요 메시아였다.

성만찬의 비밀을 가르치시는 예수에 대하여 실망하여 많은 제자들이 물러갔을 때 예수는 열 두 제자들에게도 질문하신다: “너희도 가려느냐”(요 6:67). 이에 제자들을 대표하여 수제자인 베드로가 대답한다: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 우리가 주는 하나님의 거룩하신 자이신 줄 믿고 알았사옵나이다”(요 6:68-69). 이에 예수는 대답하신다: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나 너희 중의 한 사람은 마귀니라”(요 6:70).

가룟 유다를 제외한 열한 제자들은 예수가 “생명의 떡”이요 “영생의 말씀”인줄 믿었다. 열한 제자들의 믿음은 이들의 양심에서 우러난 믿음이었으나 이러한 믿음의 행위는 자신의 결단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에 의존한다. 가룟 유다는 이 믿음을 가지지 못하고 자기의 불신앙과 욕심에 끌려서 스승을 팔게 될 자다: “이 말씀은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를 가리키심이라 그는 열둘 중의 하나로 예수를 팔 자러라”(요 6:71).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양심의 결단과 하나님의 선택이 신비스럽게 조화됨을 보게 된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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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 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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