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대규모 경기부양책 내놓을지는 의견 분분”
대다수 이코노미스트 “경기 침체나 5% 성장 목표 미달 가능성은 작아”
더딘 경기 회복세에 놓인 중국이 3가지 악재에 직면해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불어나는 부채, 미지근한 소비 증가 그리고 서방 국가들과 관계 악화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이코노미스트가 중국의 경제 전망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우려 대상으로 먼저 거론되는 것은 좀처럼 늘지 않는 가계 소비다.
다른 국가들의 소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대비된다.
과거 성장 동력인 투자와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이 올해 들어 지출을 늘릴 거라는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도 가계는 이와 반대로 신규 대출을 받는 것보다는 부채 상환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가계 소비가 연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8%에 그쳐 미국의 68%와 크게 비교된다.
컨설팅회사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루이즈 루 중국 수석 경제학자는 “소비 주도 성장은 항상 중국의 열망이 담긴 목표였다”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코로나 사태에서 얼마나 조심스럽게 빠져나오는지를 고려할 때 목표 달성은 훨씬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에 드리운 또다른 그림자는 엄청난 규모의 부채다.
2012~2022년 미국의 부채는 약 25조 달러(약 3경 3천조 원) 증가했지만, 중국은 같은 기간 37조 달러로 더 많이 늘어났다.
지난해 6월 현재 중국의 부채 규모가 약 52조 달러에 달해 다른 모든 이머징마켓(신흥개발국)을 합친 규모를 압도한다는 통계도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중국 GDP에서 총부채의 비중은 295%로 257%의 미국보다 높았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간 갈등으로 해외 기업들이 중국에 대해 느끼는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2022년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1천800억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8% 감소했고, FDI가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 미만으로 10년 전의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기업들이 미중 갈등에 따른 혼란 위험에 대한 대응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추구하면서 중국은 인도, 베트남과 투자를 받기 위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옌스 에스켈룬드 주중유럽연합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의 장기적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 또다른 요소”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중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씨티그룹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중국 중앙은행이 몇 달 안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부양책이 신용 수요를 촉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WSJ은 다만, 대다수 이코노미스트가 중국이 가진 문제가 경기 침체를 낳거나 약 5%인 올해 정부의 성장 목표치를 좌절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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