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동행] 아름다운 사역자의 삶

사진: Unsplashsq lim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잠 13:20)
본지가 [동행] 코너를 통해 믿음의 삶을 소개합니다. 노년의 독자들에게는 추억과 재헌신의 결단을, 다음세대의 독자들은 도전과 권면의 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그가 나를 데리고(24)

죠이선교회는 나날이 성령의 부흥을 체험하며 구원받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여기 저기 세를 얻어 모임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도 캠퍼스 친구들에게 또는 직장 동료들에게 전도하는 열정은 쉬지 않았고 특히 목요일 저녁에 모이는 기도회에는 그룹 모임, 간증, 기도, 말씀으로 마치 1907년대의 부흥의 불길이 연이어 타오르는 것 같았다. 매일 새롭게 거듭난 젊은이들의 진솔한 간증, 말씀에 의한 구체적인 회개와 지도자들의 군더더기 없는 설교는 우리의 심령의 뼈를 때리고 회개의 눈물을 흘리게 했고, 진솔한 교제는 형제자매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신앙의 살이 통통하게 붙도록 성경말씀을 직접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성경강해가 특히도 훌륭했다.

새로 믿은 형제자매들에게 교회를 소개해 주느라 서울 전역의 교회 명단을 구해서 주소지 인근의 교회로 소개하고, 이들에게 일일이 18단계로 된 육성서신을 주마다 발송하며, 주 모임마다 리포트지를 만드는 등 아무리 회원들이 자원봉사를 해도 손길은 한없이 모자랐다.

죠이선교회는 전임사역자로 선교회의 일을 좀 더 체계 있게 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선임된 몇 사람 중에 나를 선정해 주셨다. 나로서는 감사하고 황송하기까지 한 일이기에 얼른 ‘예’하고 대답을 했다. 그러나 그날 저녁 성경을 보는데 주님이 분명히 가르쳐 주셨다. 아무리 당연한 제안도 꼭 주님께 여쭙고 인도하심을 받아야 한다고. 하루라도 기도해보고 대답해야 하는 것이 믿는 자의 도리라고 따끔하게 가르쳐 주셨다.

그즈음 생명의말씀사를 섬기셨던 닐 필리핀 선교사님이 안식년에 ‘제자훈련’에 대하여 강한 영적 충격을 받고 오셔서 여름 수양회 내내 주강사로 오셔서 제자훈련을 소개해 주셨다. 우리 모임에도 신선한 강한 바람이 불었다.

지도자들은 ⌜새생명의 시작⌟으로부터 몇 단계의 한국 젊은이들에게 맞는 과정을 만들고 모임에서 실습 적용하며 교재를 제작하여 모두가 체계 있는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나에게는 로마서 과정, 암송훈련이 힘들었지만 내 안에 무엇을 어떻게에 대하여 무장시켜 주었다. 1과 새생명의 시작을 새로 온 멤버와 공부할 때 그들이 예수님을 알고 영접하는 과정은 흥분스럽고 뜻 깊은 전도의 장이었다.

아무리 공부하고 무장해도 이 1과를 그룹원들과 공부해 나갈 때는 매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기도와 긴장감이 돌았다. 늘 주님을 모르거나 확신이 없는 분들이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성령께서 이들의 마음을 만지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냥 과정으로 지나가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로마서 공부는 읽고 또 읽어도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 로마서 강의마다 쫓아다니며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읽고 또 읽었다. 아직도 나는 로마서 내용을 훤히 꿰고는 있어도 역시 어려운 책이다.

주간 중 낮에는 주로 태국에서 거듭나고 주님 일꾼이 되고픈 난타챠이 교수도 참석하여 교회사, 성경 심층 공부 등 나에게는 성령대학원 과정과 같이 꿀송이 같은 과정들이 진행되었다. 내 신앙이 깊어지고 다듬어지는 시간들이었다.

그 당시 우리 선교회 근무는 탄력적이었다. 주일은 각 교회를 섬기고, 월요일은 진정한 몸의 휴식을 갖고, 화요일은 개인 영성 발전을 위한 날로 각자 집에서 지내고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근무를 했다.

사역비라고 해야 입에 간신히 풀칠할 정도지만 늘 황송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전도인으로서 즐겁고 감사한 실현의 장이었다.

이런 놀라운 사역자 근무체제는 다시는 안 왔고 어디에도 존재한 바를 본 일이 없다.

한번은 못다한 장부 정리를 휴일에 집에서 하리라 생각하고 가져갔다.

출근하려고 버스를 탔는데 앞에 계신 분이 무겁다고 받아주셨다.

근데 내릴 때 깜박하고 장부 보따리를 안 가지고 내리고 버스는 가버렸다.

애고~. 직원들한테 기도를 부탁하고 얼마 후 내린 곳에서 건너가서 같은 번호 버스를 탔다. 웬지 내가 서 있던 곳에 가보고 싶어서 보니 어머나! 내 장부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가지고 있던 분이 그 자리에 놓고 내린 것이었다. 그 버스는 시내를 한 바퀴 돌아와 다시 종점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하필 내가 바로 그 버스를 탔고, 잊어버렸다고 법석 떨던 그 장부는 그 자리에 있고.

나는 애기 찾은 것처럼 “주님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장부를 끌어안고 선교회로 왔다.

그리고 깨달은 것이 있다.

“직장 일은 절대로 집으로 끌고 가지 말 것, 집의 일은 절대로 직장으로 가지고 가지 않을 것.”이다.

그 이후 출근하면서 집 일은 잊어버리고, 퇴근하면서 직장 일은 잊어 버린다.

얼마나 홀가분한 생활 패턴인지! 우리 전임사역자들은 제일 이상적인 근무체계를 거의 실현하고 있었다. 나에게 이 아름다운 사역패턴은 다시는 주어지지 않았다. 오직 여기서 뿐이었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황선숙 | 강변교회 명예전도사. 서울신학대학교 졸. 강변성결교회 30년 시무전도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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