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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아동 수출국 3위 오명 벗을까…변화하는 ‘해외입양’

▲ 입양...'가슴으로 낳은 아이' 2017년 5월 11일 입양의 날 서대문구 동방사회복지회에서 자원봉사자가 입양될 아이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년 한국 해외입양아, 콜롬비아·우크라이나 이어 3번째로 많아
입양단체 “해외입양 맹점 알지만 현실적 필요…제도 개선해야”
입양아동 중심·국가책임 강화 법안 발의 “상반기 국회통과 목표”

16만8천427명.

1953년 한국전쟁 정전 이후 지난해까지 해외로 입양된 우리나라 아동의 숫자다. 국내 입양(8만1천532명)보다 곱절 이상 많고, 전체 입양의 67.4%를 차지한다.

전쟁 직후 보금자리를 잃은 아이들에게 새 가정을 찾아준다는 의미로 시작된 제도지만,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는 평을 받는 지금까지도 매년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동 수출국이라는 비판과 현실적으로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 책임 강화 등을 요구한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둬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국외 입양 전세계 3위…중국·인도보다 많아

매년 전 세계 국제 입양 통계를 집계하는 ISS(International Social Service)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국외 입양아는 266명이다. 이는 콜롬비아(387명)와 우크라이나(277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다.

중국(1천59명)과 콜롬비아(597명), 인도(503명), 우크라이나(366명), 불가리아(270명), 아이티(257명)에 이어 7위(254명)를 기록했던 2019년보다도 순위가 올라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됐던 2020년 당시 상위 10개국의 국제 입양이 감소했으나, 유독 한국만 소폭 늘어난 결과다.

줄곧 1위를 지키던 중국이 2019년 1천59명에서 2020년 250명으로 급감하며 5위로 내려섰고, 1위인 콜롬비아도 597명에서 387명으로 줄었다. 인도도 2019년 503명에서 2020년 절반 수준인 263명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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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이건희, 연합뉴스 사진

노충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사회의 해외 입양, 왜곡된 인식 너머의 진실’ 콘퍼런스에서 “국제 입양 상위 15개국 가운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가장 높은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며 “2021년 기준 1인당 소득이 우리의 7분의 1수준인 인도보다도 더 많은 국제 입양을 보냈다”고 말했다.

국제 입양 상위 15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국가도 한국이라고 노 교수는 꼬집었다.

그는 “미혼모와 미혼부 가정을 지원하고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아동의 친생부모 찾기 노력을 강화하며 원가정 보호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친인척 입양을 확대하고 아동이 국내에서 보호받게 해야 한다. 국외 입양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10대 경제국가로 성장한 한국은 아동보호 체계, 가족정책, 특히 미혼모 정책에 대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조기 개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해외 입양 가진 맹점 알지만…현실적 필요성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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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턴 투 서울'(Return to Seoul)의 배우 박지민. 5월 3일 개봉하는 입양을 소재로 한 프랑스 영화 ‘리턴 투 서울'(Return to Seoul)에서 주인공 프레디를 연기한 배우 박지민. (엣나인필름 제공, 연합뉴스 사진)

해외입양제도를 반대하는 이들은 불투명한 절차와 입양국에 적응하지 못하는 입양인들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그러나 한 입양단체 관계자는 “인종 차별이나 양부모로부터의 학대 등을 호소하는 해외입양인의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면서도 해외 입양을 필요악이라고 표현했다.

분명 개선할 점은 있지만 강제로 해외 입양의 길을 완전히 차단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국외 입양과 국내 입양이 밀접하게 맞물린 만큼, 국내 입양이 정착된다면 해외에서 새 가정을 찾는 아이는 자연히 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해외로 떠나지 않아도 모든 입양아가 한국에서 잘 살 수 있다는 건 이상적인 얘기”라며 “특히 2020년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이 양모로부터 학대당해 숨진 사건 이후로 국내 입양은 위축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장애를 가진 아동은 국내 입양이 힘들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며 “우리 사회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별 차이 없이 잘 살 수 있을 정도의 복지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김지영 입양가족연대 국장도 “단순히 입양제도를 없애면 원가정에서 모든 아이가 자랄 수 있다는 건 너무 순수한 생각”이라며 “유기 아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입양 제도를 개선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입양기관이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후원금에 의존해 운영되는 탓에 열악한 상황이며 문을 닫은 곳도 많다”며 “사실상 국가의 역할을 민간 기관에 위탁해온 건데, 이는 입양을 국가가 보살펴야 하는 복지 시스템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외 입양기관은 2009년 23곳에서 2020년 9곳으로 감소했다.

◇ “정부 책임 강화하고 아동 중심으로”…변화 앞둔 입양법

이처럼 해외 입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도, 부정하는 이도 모두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국가 책임의 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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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비박스(연합뉴스TV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성주·남인순 의원과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각각 발의한 ‘국제 입양에 관한 법률안’ 등이 병합돼 국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법안에는 ▲ 아동의 원가정 보호를 최우선으로 ▲ 국제적 기준과 절차에 따른 국제 입양 제도 개편 ▲ 입양 절차 전반에 걸쳐 국가 책임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성주 의원은 “입양의 책임을 입양기관이 아닌 복지부로 명시하고, 사후 관리도 정부가 맡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고 “입양기관을 둘러싼 과도한 수수료와 후원금 문제, 불투명한 절차 등 다양한 문제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여기에 원가정 양육 원칙을 중심으로, 그게 힘들다면 국내 입양 활성화 정책을 펴야 한다”며 “이는 ‘헤이그 국제아동입양 협약’에 부합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 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헤이그협약은 국가를 이동하는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고 유괴·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국제 입양의 절차와 요건을 규정하기 위해 1993년 헤이그국제사법회의에서 채택하고 1995년 발효된 다자간 협약이다.

협약에는 입양은 아동의 근본적인 권리를 존중하고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이뤄져야 하고, 원가정 보호를 원칙으로 하되 불가능할 경우 국내에서 보호할 가정을 찾고 그래도 없으면 국제 입양을 추진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무엇보다 아동을 중심으로 입양이 이뤄져야 하고 국제 입양은 최소화한다는 원칙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입양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2025년께 헤이그협약 비준도 이뤄질 거라 본다”며 “아동 중심으로 입양 제도를 바꾸고, 국제기준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필요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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