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또 ‘신성모독’과 관련해 군중이 한 사람을 집단 폭행해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매체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마르단 지역에서 야당 집회에 참석한 40대 남성 마우라나 니가르 알람이 다른 참가자들로부터 집단 구타당한 끝에 숨졌다.
알람은 이날 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집회에서 마침기도를 한 후 시위대로부터 공격받았다.
시위대는 알람의 기도 발언 중 일부가 신성모독에 해당한다고 여긴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알람의 발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알람은 집회 발언 후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자리를 피해 친척 집으로 도망쳤지만, 격분한 시위대의 추격을 피하지 못했다.
현지 경찰서장인 나지부르 레흐만은 “한 무리가 담을 넘어 주택 안으로 침입했고 몽둥이 등으로 알람을 구타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이슬람권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나 이슬람 경전 쿠란을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행위를 신성모독으로 보고 엄격히 금한다.
특히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무함마드를 모독한 자에 대한 사형까지 허용한다.
앞서 2018년 10월에는 신성모독죄로 사형선고를 받고 8년간 독방에 수감됐던 기독교도인 아시아 비비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2021년 12월에는 무함마드의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파키스탄의 무슬림들이 한 스리랑카인을 집단 폭행하고 불태워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인 엔지니어가 카이버·파크툰크와주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됐다.
인권단체인 ‘사회정의센터’에 따르면 1987년 이후 파키스탄에서는 2천여명이 신성모독죄로 고발됐고 88명 이상이 이와 관련해 집단 구타당해 숨졌다.
파키스탄 인구 2억2천만명의 97%는 무슬림이며 국교도 이슬람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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