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부 이들립·알레포 심각…”지진 후 1만3천명 추가 감염”
10년 이상 계속되는 내전으로 황폐화한 시리아 북서부 지역이 지난 2월 강진 피해 이후 재창궐한 콜레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한때 성공적인 예방 접종으로 잡히는 듯했던 이 지역의 콜레라가 2월 초 발생한 강진으로 위생 시설과 운송망 등이 광범위한 피해를 보면서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8~12월 사이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와 알레포주에선 약 5만건의 콜레라 감염과 약 100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바위 언덕 위에 펼쳐진 취약한 난민 캠프에서 내전을 피해온 약 200만 명의 난민이 생존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많은 사람은 기본적인 위생시설이나 신뢰할 수 있는 식수원에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오염된 음식과 물로 전염되는 수인성 질병인 콜레라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올해 1월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의사들은 대규모의 콜레라 확산을 거의 이겨냈다고 믿었다.
계획된 예방 접종 캠페인이 전염병의 확산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후 2월 6일 두 차례의 강력한 지진이 튀르키예(터키) 남부 지역과 시리아 북서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상황은 다시 악화했다.
이 지진으로 시리아 북서부 전역에서만 4천명 이상이 사망하고, 지하 배관과 병원 등의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됐다.
내전을 피해 이들립으로 피난해 왔던 많은 사람들은 또다시 이재민이 됐다.
가공할 자연재해는 콜레라의 재창궐을 불가피하게 했다.
2월 강진 이후 4월 초까지 이 지역에서 1만3천건의 콜레라 감염과 최소 23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터키와의 접경 지역 밥 알하와의 보건당국자 후세인 바자르는 “우리의 역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더 큰 일(지진)이 발생하면서 콜레라 대처는 뒤로 밀려났다”고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인도주의 지원 단체인 국제구호위원회(IRC) 시리아 지부의 모하메드 알 자셈 보건조정관은 “지진으로 콜레라에 대한 감시 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고, 일부 콜레라 치료 센터는 부상자 센터로, 다른 일부 시설은 이재민 피난처로 사용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보건 인프라 파괴와 내전으로 인한 난민 이동,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 위험 등에 더해진 지진 피해가 콜레라 대처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따르면 3월 23일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이 시작되기 몇주 전까지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170만명이 콜레라 예방 접종을 받았다.
현지 보건당국은 4월 21일 라마단이 끝나는 대로 추가로 120만명에 대한 예방 접종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유니세프 대변인 암마르 암마르는 그러나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의 확산 위험은 난민 수용소의 과밀화, 광범위한 상하수도 및 위생 시설 손상, 전염병 치료 시설 피해 등으로 여전히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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