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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박해 중에도, 침례식을 당당히 공개하다

▲ 공개 침례식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저희 마히마 교회에는 현재 인도인 목사님이 안 계십니다. 수라지 목사님께서 돌아가신 후, 아내 되시는 공숙자 목사님과 저 원정하 목사, 모두 한국인이지요. 조니 전도사와 피터 전도사가 한국으로 신학 유학을 떠났지만 아직 안수를 받아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입니다(피터 전도사는 잠시 인도에 휴가차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에 의한 세례식은 상당히 큰 박해에 대한 부담이 있습니다. ‘개종금지법’은 세례에 대한, 그것도 외국인의 세례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침례식에는 몇 가지 합법적인 장치를 갖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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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례는 강요나 유혹에 의한 것이 아닌 자발적인 결심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의 정부 인지까지 찍어서 만든 공문서. 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일단, 우리 교회의 변호사인 청년들을 통해 법적인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이 세례는 강요나 유혹에 의한 게 아니고 자발적인 결심에 의한 것이라는 등의 공문서를, 정부 인지까지 찍어서 만들었지요. 그리고 역시 변호사인 다른 청년이 공증인 역할을 하며 사인을 받았고, 사인을 하는 사진뿐 아니라 영상까지 찍었습니다. 이쯤 되면 훗날에도 문제가 생길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세례식에는 공숙자 목사님이 집례, 피터 전도사가 보조 집례를 하고, 저는 뒤로 빠졌습니다. 수라지 목사님 살아계실 때에는 수라지 목사님께서 집례하시고, 제가 보조집례를 했는데.. 유아세례의 경우 제가 집례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세례자 교육, 촬영봉사 그리고 축복하며 함께 있는 것으로 제 역할을 제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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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유치부 때부터 가르쳐 온 아이들의 침례식이지만, 외국인만 두 사람에게 받는 침례의 사진은 훗날에 시비가 걸릴 수도 있는데다가, 또 교육적으로도, ‘민족적인 정서’ 상으로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저와 공숙자 목사님이 논의했기 때문입니다. 바울 사도께서 ‘그리스도께서 나를 보내심은 세례를 베풀게 하려 하심이 아니요 오직 복음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로되(고전 1:14)’ 라고 하신 것도 생각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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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이렇게 법적인, 그리고 정서적인 준비와 배려를 완벽히 한 대신, 몰래 하지 않고, 네룰 감리교회의 침례소를 대여해서 야외에서 공개로 집례했습니다. 담대하게, 2023년 2월 18일에 열 명의 세례교인이 ‘나비 뭄바이’ 지역에 탄생했음을 온 세상에 알리고 인도 정부에도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구경하는 사람들에게는 만화 전도책자가 들어있는 ‘절제회 전도팩’을 밝고 당당하게 나누었구요. 저와 조록기 전도사님도, 왕복 7000km의 마니푸르 여정에서 돌아오자마자, 이 기쁨의 증인으로 함께 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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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목사 제공

십일 년을 보아온 아이들과 성도들. 그들 한명 한명의 기가 막힌 스토리를 곳에 다 옮길 수는 없지만 오늘 그들은 천국의 시민으로서 당당하게 설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은혜가 새로운 세대에게, 새로운 용사들에게 넘치도록 임하기를 소망합니다.

박해가 가득한 인도에서도, 교회는 당당하게 전진합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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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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