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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반즈앤노블의 반전에서 교회가 배워야 할 교훈

사진: pixabay.com

리더 한 사람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2020년대, 오프라인 서점이 생존은 말할 것도 없고 잘될 거라고 예상한 분석가는 거의 없었다. 전망 좋은 비즈니스로 페이스북, 넷플릭스 크립토(Crypto) 또는 테슬라와 같은 디지털 회사를 꼽는 건 당연한 선택이다.

그러나 테드 지오이아(Ted Gioia)가 지적한 것처럼, 136년 역사를 가진 도서 소매업체 반즈앤노블(Barnes & Noble)이 재도약을 시작하였고, 반면에 놀랍게도 디지털 미디어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즈앤노블의 성공은 “가장 오래된 기술인 인쇄된 책을 수용”함으로 이뤄졌다. 반즈앤노블은 지금 수익을 내고 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마존이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다가 실패한 곳을 포함한 여러 곳에 새로운 매장까지 내고 있다.

서점의 몰락

불과 몇 년 전 이 회사의 상태를 아는 사람에게 이 뉴스는 놀라울 수밖에 없다. 지오이아의 말이다.

“반즈앤노블의 오프라인 경쟁업체인 보더스(Borders)가 2011년에 완전히 문을 닫은 후에도 반즈앤노블은 여전히 상황을 타개할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2018년에 이르러서는 사실상 회사가 완전히 붕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해에만 무려 1,8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정규 직원 1,800명을 해고했다. 거의 모든 매장이 시간제 직원으로 운영되었다. 같은 시기에 회사는 성희롱 혐의로 대표이사를 해고했다. 한마디로 회사의 모든 지표가 비참했다. 점포 매출은 곤두박질쳤고, 온라인 판매도 저조했다. 주가는 무려 80퍼센트 넘게 하락했다. 게다가 회사가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리라고 기대했던 야심작, eBook 단말기 눅(Nook)은 무려 90퍼센트 넘게 매출이 감소했다.”

말 그대로 보더스를 산산조각낸 아마존은 누가 봐도 승자였다. 반즈앤노블에 남은 것은, 글쎄 오프라인 서점 정도인데, 그래봐야 공간을 채우는 건 장난감, 달력, 카드, 커피숍 정도였다. 이런 회사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오이아는 CEO로 취임한 제임스 던트(James Daunt)의 리더십을 지적한다.

“리더 한 사람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나는 이런 놀라운 리더를 몇 명 직접 목격했고, 이제 일종의 법칙을 만들게 되었다. 지도부의 올바른 결정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며, 마찬가지로 지도부가 저지른 어리석은 결정에 대한 해결책도 없다는 것이다. 정말로 간단한 법칙이다. 회사 전 직원이 아무리 지혜를 모으고 밤을 새우면서 노력해도 CEO가 저지른 어리석은 실수를 만회할 길은 없다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언제나 맨 위에서 시작해야만 한다.”

역전의 시작

반즈앤노블에 오기 전에 던트는 내가 영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서점 중 하나인 워터스톤즈(Waterstones)를 회생시키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의 혈관 속에는 책 판매의 노하우가 흐르고 있다. 던트는 스물여섯 살 때 런던에서 서점을 하나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는 서점 전체를 한마디로 “책 진열장”으로 바꾸었다고 지오아이는 설명한다.

던트는 기존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 그는 결코 책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대폭 할인을 하지 않았다. 무료로 책을 나눠주는 법도 없었다. 그런 행위 자체가 책에 대한 평가 절하라고 생각해서이다. 그는 매장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했다. 놀랍게도 던트는 기존의 서점 관행, 좋은 곳에 책을 진열하는 대가로 출판사로부터 받는 판촉금도 거부했다. 독자의 관심 유무와 관계없는 일방적인 진열을 의미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과 출판사 모두가 다 “서점이 제공하는 상품을 얕잡아 보도록 하는” 모든 요소를 거부함으로, 서점 전체를 “속물적인 방식이 아니라 지성을 살찌우는 의미에서 지적 만족을 채우는 환경”으로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사랑이라는 슈퍼 파워

그러나 지오이아의 분석에서 내가 얻은 핵심 내용은 다름 아니라 그가 제임스 던트의 “슈퍼 파워”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던트는 책을 좋아한다.

“음악을 팔고 싶다면, 그 노래를 사랑해야 한다. 저널리즘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신문을 사랑해야 한다. 영화로 성공하고 싶다면, 영화를 사랑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사랑이 드물다.”

지오이아는 창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조차도 점점 사라져가는 사랑을 슬퍼한다. 무엇보다 “구원의 힘”을 가진 책을 향한 사랑의 상실을 아쉬워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일단 사랑이 사라지면, 리더는 다른 것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현금 흐름 및 기타 비즈니스 지표를 기반으로 모든 결정을 내린다.

물론 책에 대한 사랑이 반즈앤노블이 회생한 주된 이유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다. 그러함에도 이 점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책과 독자를 최우선으로 두고 다른 모든 것은 두 번째”로 간주했다는 사실이 반즈앤노블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확실하다. 지오이아의 말이다.

“이런 사랑은 가르친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사랑으로 넘치는 사람은 만나는 순간 단번에 알 수 있다. 세상에는 자기가 하는 일에 미쳐서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열정과 헌신으로 올인한다. 당신은 바로 그런 사람을 찾아서 고용해야 한다. 바로 그런 사람이 당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교회를 위한 교훈

열정. 뜨거움. 헌신. 사랑.

줄어드는 교인, 떨어지는 출석률이라는 현실 앞에서 슬퍼하는 이들을 위한 교훈이 바로 여기에 있다.

문화적 경향을 조사하다 보면, 교회가 말씀과 성례 대신 커피와 음악, 다양한 프로그램 등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목회 현장 속 목회자는 예배의 인도자로서의 감각을 잃어버리고, 영적 상품을 파는 매니저로 전락한다. 마치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을 감독하는 직원처럼 종교 진료소의 관리자가 되는 것이다.

삶은 이처럼 진짜가 “사라지는” 상황으로도 얼마든지 흘러갈 수 있다. 교회의 경우, 출석률이 증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어떤 대가를 치른 증가인가? 어느 시점에선가 교회의 진짜 목적이 사라지고, 교회의 본질은 군중을 즐겁게 하는 각종 장신구에 의해서 퇴색되었다. 반즈앤노블 CEO의 말을 빌리자면, 한 때 마치 “십자가에 못 박고 싶을 만큼 지루해져버린” 오프라인 서점 반즈앤노블처럼, 교회도 지금 진짜 존재해야 하는 목적 자체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해버린 건 아닌가?

어떤 경우에도 사랑을 대신할 것은 없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 하나님 경배하기를 사랑하는 것, 그의 백성과 함께 하나님 경배하기를 사랑하는 것,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것, 함께 식탁에 모여 그의 선하심을 나누길 사랑하는 것.

타오르는 사랑의 불꽃을 잃어버리는 것, 가슴 속에서 솟구치는 사랑이 아니라 종교적 공식에 급급해서 사역하는 것을 하나님은 금하신다.

동역자여, 우리는 바리스타가 아니다. 관리자, 마케터 또는 연설가도 아니다. 우리는 예배자이다. 우리의 가슴이 앞에 앉은 회중이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도록 인도하는 일에 열정과 헌신으로 불타지 않는 한, 메마르고 지친 거짓 예배가 만연한 이 땅에서 교회는 결코 하나님을 경배하는 오아시스가 될 수 없다.

반즈앤노블의 반전은 교훈을 준다. 첫사랑을 기억하라. 그리고 당신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놓치지 말라. [복음기도신문]

타오르는 사랑의 불꽃을 잃어버리는 것, 가슴 속에서 솟구치는 사랑이 아니라 종교적 공식에 급급해서 사역하는 것을 하나님은 금하신다

트레빈 왁스 Trevin Wax | LifeWay Christian Resources의 신학과 커뮤니케이션학과의 부학장. The Gospel Project의 편집자. ‘디스 이즈 아워 타임’, ‘일그러진 복음’, ‘우리시대의 6가지 우상’, ‘Gospel Centered Teaching’을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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