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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무지개와 소돔이

사진: Caleb Woods on Unsplash

여러 해 전에 서울의 명문대학의 박사 학위 입학원서를 본 일이 있었다. 거기 성별란에는 귀하의 성별은 ①남성( ), ②여성( ), ③기타( )로 되어있었다. 화장실을 남녀 공용으로 쓴다더니, 아예 대학에서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을 쓴다고 했다.

나는 25년 전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한인교회에 집회를 갔었다. 가까운 곳에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여집사 둘이 나란히 손을 잡고 따라 왔다. 그런데 한 분이 갑자기 다른 여 집사님의 손을 뿌리치면서 하는 말이, <우리가 잘못하면 동성애자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손을 놓으라>고 했다. 그때 나는 미국의 동성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 후 미국은 <차별금지법>을 만들고 동성애와 마약 천지가 되어있었다.

한국에서도 무지개 깃발을 날리는 동성애자들이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려고, 15년 동안이나 줄기차게 국회의원들을 들들 볶았다. 그래서 동성애 지지자들은 어디서 만든 통계자료인지 모르지만, 국민의 80% 정도가 동성애를 찬성한다고 했다. 아마도 진보주의자들의 농간으로, ‘모든 인간은 평등해야 한다’는 구호에 <차별금지법>의 속뜻을 잘 모르는 자들이 동의한듯하다. 생각도, 사상도 없이 표만 의식하는 국회의원들과 시청 앞에서 무지개 깃발을 든 동성애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몇몇 정신 나간 목회자들도 ‘<차별금지법>이 뭐가 문제냐!’라는 식으로 반문하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힌다.

이미 몇 해 전에 전국의 신학대학 총장들과 교수들이 성명을 통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를 천명했다. 또 최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님을 비롯해서,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님,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님,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님, 광림교회 김정석 목사님 등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차별금지법은 약자, 장애자, 여성과 외국 노동자에게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 있는데, 그러나 이 법에는 은근슬쩍 두루뭉술로 숨은 꿍꿍이속이 있다. 그럼에도 어찌하여 야당 국회의원들과 여당 국회 일부들은 15년째 <차별금지법> 통과에 왜 사투를 벌이는 걸까? 특히 한국교회 전체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기어이 그 법을 발의하려 하고 통과하도록 지금도 혈안이 되어있다. 더구나 이미 이 법을 통과시킨 미국, 캐나다, 불란서 등의 나라들은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완전히 망가지는 꼴을 보고 있는데도, 왜 야당 국회의원들은 <차별금지법>을 통과해야 새 세상이 올 것처럼 선전하고 있는지? 그러나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한국도 결국 소돔(Sodom)이 될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자>를 보호해야 하고, <동성애자>의 인권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性)이란,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런 사고방식이 중·고·대학생에게 암처럼 퍼져가고 있다. 그리고 교회는 모든 영혼을 평등하게 같이 보고 있는데도, 정치권에서는 <차별금지법>이 통과 안되는 것은 기독교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진보세력을 가진 자들은 ‘한국 기독교는 망해야 하며, 한국 기독교는 쇠퇴하고 사라질 것이다’라고 부정적인 선동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신학의 문제이고, 사상의 문제이고, 세계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이른바 선진국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한 나라들은 그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1898년에, 네덜란드 수상을 지냈던 아브라함 카이퍼(A. Kuyper) 박사는, 미국의 프린스톤 신학교의 초청을 받고 이른바 스톤렉쳐(Stone Lecture)를 하는 중에 다음과 같은 <칼빈주의 강연>을 했다.

「칼빈주의가 모든 인생을 하나님 앞에 놓는다면 남자나 여자, 부자나 가난한 자, 약한 자나 강한 자, 둔한 자나 재주 있는 자 모두가 하나님의 피조물이요, 죄인이므로 누가 우리 위에 주인 노릇을 못하게 한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며 서로 동등하다」고 했다. 카이퍼는 성경적이고 개혁주의적인 입장을 그대로 말했다. 당시 19세기는 <계몽주의>, <합리주의>, <세속주의> 사상에 감염된 <현대주의 신학>과 <자유주의 신학>의 창궐로 정통신학이 도전을 받고 있었다. 이런 경향 때문에 개인의 신앙뿐 아니고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오염되고 타락하고 있음을 카이퍼는 경고했다.

즉 「모든 차이를 부정하고 없애 버리려는 <현대주의>는 남자 같은 여자, 여자 같은 남자를 만들어 모든 차이를 평준화시켜 인생을 획일화라는 금령 아래 쑤셔 넣어 죽여버렸다. 모두가 한 스타일, 한 유니폼으로 인생 발전을 꾀하자는 것이다」라고 했다.

카이퍼는 130여 년 전에 오늘과 같은 <차별금지법>을 만들려는 세력들의 배후에 성경적 기독교 세계관을 뒤엎어 버리려는 사상이 바로 <현대주의>, <자유주의> 신학에서 나왔다고 일갈했다. 카이퍼는 다시 말하기를,

「헬라의 속인은 <영웅숭배>로 경박하게 놀며, <남창숭배>로써 남자로서 자기 명예를 하락시키고, 결국 <남색>함으로써 <짐승보다 더 낮은 자리에까지 내려앉았다」, 「(불란서 혁명)과 19세기 내에 독일 철학에서 일어난 주도적 사상들은, 다 함께 우리 조상들의 신앙체계를 정면으로 반대하는 인생체계를 경험한다」고 했다.

오늘의 이슈인 <차별금지법> 즉 <동성애>를 합법화하려는 세력들의 근원을 올라가면, 사실상 19세기에 기인했던 <자유주의 신학>에 근거하고 있다. 결국 신학이 변질되면 교회가 타락하고, 교회가 세속화되면 세상이 시궁창처럼 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노림수에 한국교회는 생명 걸고 저항해야 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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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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