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호 / 믿음의 삶
최근 공동체에 아픈 지체를 돕고 돌아보던 중 나도 몸에 피로감과 두통이 오기 시작했다. 몸이 힘들어지자 비타민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당장 재정이 없었다. 한순간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살며시 고였다. 주님을 따라온 이 삶에서 나는 스스로 가난하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필요할 때마다 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모든 필요를 채우시고 공급하시는 주님의 사랑과 그분의 주권을 경험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누리는 어떤 것을 소유하지 않아도, 하나님 그분을 누릴 수 있었던 행복을 경험하며 살아오다 하필 그날, 당장 필요한 비타민과 재정이 없다는 것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때 주님이 “얘야, 너 무엇을 믿고 있는 거니?”라고 물으시는 것 같았다. “아, 이게 나구나!” 수개월 동안 비타민이 떨어지지 않고 공급될 때는 알지 못했던 마음, 원하는 때에 필요한 것이 있었기에 아쉬움을 몰랐고, 그저 감사하는 믿음으로 잘 서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아쉬움이 들어오자 나의 믿음의 실체를 보게 되었다.
그즈음 주님은 평소에 잘 먹지 않았던 밤을 계속 주셨다. 삶은 밤, 구운 밤, 생밤. 고단백의 밤을 계속 먹이시고, 아픈 지체를 섬기는 중에 함께 보양식까지 먹게 하셨다. 늦은 밤 잠자기 전에 한 선교사님께서 손수 까서 먹여주신 큼직한 생밤을 맛있게 씹고 있을 때 주님이 내 마음에 말씀하셨다. “딸아, 이제 내 마음을 알겠니? 너에게 필요한 건 내가 더 잘 알아. 내가 너에게 필요한 것을 먹이고 있는 거야!”
내 심령이 가난하게 되었을 때에야 내 마음의 눈을 밝히시는 주님으로 인해 더 깊은 하나님의 마음과 섬세한 그분의 사랑의 손길들이 보였다. ‘작은 비타민 하나가 내 몸을 회복할 수 있는가? 재정이 있으면 내 모든 필요를 채울 수 있을까? 십자가 복음이면 충분하다는 고백이 지금도 실제인가? 주님이면 충분하다는 고백이 여전히 변함이 없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주님 앞에 서게 되었다.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고후 13:5)
매순간 말씀으로 나를 깨우시는 성령님이 함께하시는 은혜가 아니면 나는 한순간도 믿음이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건강을 잃은 것 같을 때, 무언가 잘 살아온 것 같지 않아 빈 바구니만 들고 있는 것 같은 때, 두려움이 온다. 그러나 이것은 사탄의 속임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전부가 되어주신 기쁨은 예수 생명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다. 무소유의 행복!! 세상이 줄 수 없고 결코 빼앗길 수 없는, 주님을 전부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복음기도신문]
루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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