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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이런 시골 교회도 있다

ⓒ 이영선

한국의 농촌이 죽어가고 있다. 그러니 농촌교회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농촌에는 7~80대 노인뿐이다. 젊은이들은 모두 서울과 경기도로 떠나고, 빈집은 농촌 폐허의 상징이 되었다. 최근에 TV 프로그램에서 농촌에서 빈집들을 ‘세컨하우스’로 만들어 보자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농촌과 어촌과 산촌에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끊어진 지 오래다. 나는 허리 굽은 노인네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을 보면서, IT강국, AI강국, K-방산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그늘을 보았다.

나는 지난 한 달여 동안 여러 농촌교회를 방문하여 설교도 하고, 그곳 목회자들의 삶을 함께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몇몇 개척교회도 가봤다. 20세기 한국교회는 크게 부흥했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가는 동안, 서울 중심의 인구 집중으로 농촌과 어촌과 산촌은 허물어져 갔고, 동시에 교회도 사라져 갔다. 하기는 교회뿐만 아니고 아이들이 없으니 초등학교도 폐쇄되고, 낡은 교실과 운동장에는 잡초들만 무성하다. 여기에 지난 정부들은 아무 생각 없이 농촌과 지방을 폐허로 만들었다. 그런데 건설업자들은 서울과 경기 일원에 땅만 확보되면 당국과 서로 짜고 아파트를 끝없이 지어왔다. 여기에 돈만 되면 무턱대고 아파트를 고급으로 짓고 계속 값을 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경유착이 이루어지고, 그것을 불법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것이 오늘의 이슈이다.

또한 인구 절벽은 벌써부터 시작되었는데, 젊은이들은 결혼할 생각도 없고, 결혼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집을 가질 수도 없고, 아이를 낳을 수도, 기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희망이 없으니 모두 놀이문화에 올인하고, 또 아무리 열심히 하루에 몇 번의 알바를 뛰어도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다. 젊은이들이 없는데 대학은 왜 그리 많은지 지금 지방대학은 생존 자체가 어렵다. 오늘의 현실이 이러하니 농어촌 교회나, 도시의 개척교회도 살아날 방도가 없다. 그럼에도 모든 교회를 싸잡아 비판하는 자들은 ‘교회가 왜 이리 많은가?’라고 빈정대면서, 곧 한국교회는 이 땅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비꼬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한국교회가 마치 비리의 온상인 듯이 비판하는 자들도 많다. 특히 대형교회를 비판하는 자들은 교회를 부패의 온상으로 보고 있다. 모르기는 하지만 그렇게 교회를 비판하고, 통제하려는 자들은 기독교를 말살하려는 사회주의 사상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사실 어느 교단이든 비슷하겠지만, 현재 200명 이상 모이는 교회는 전국적으로 20%에 불과하다. 한국교회 80%는 200명에서 100명이 절반이 넘고, 나머지 한국교회는 10~20명 내외의 개척교회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힘들고 어려운 개척교회 목회자들 중에는 대부분이 일하는 목회자들이다. 대개는 자기 신분을 감추고 어려운 육체노동을 해가면서 복음을 위해서 일하는 자들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주님이 주신 소명을 따라 영혼을 사랑해서 생명의 복음을 증거하려는 눈물겨운 몸부림을 본다. 하지만 지금 농어촌 교회에 청년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참으로 절망적이다. 그러나 이번에 돌아본 농촌교회들은 도저히 부흥이 불가능 한 곳이었지만, 교역자의 헌신에 따라서 성도가 점차 늘어나거나 부흥의 싹을 보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첫째 사례는 그 교회 담임 목사는 신대원 졸업 후 5명밖에 모이지 않는 작은 시골교회로 부임했다. 좌우를 돌아보아도 전도의 소망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그 목사님은 교회당에 출석하는 교인만을 위한 목회가 아니고, 반경 20km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목회를 했었다. 현대 목회는 양 우리 안에 있는 자들만이 내 양이 아니고, 우리 밖에 있는 모든 사람을 내 양으로 본다. 이 목사님은 몇몇 가정을 향해서 6년을 기도하며 묵묵히 섬기며 돌보았다. 그랬더니 드디어 사람들은 목사님을 그냥 교회당을 지키는 목사가 아니고, 자기들의 목사로 알고 복음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점차 교인이 불어나서 20명 이상의 세례교인이 생겨 그 가운데 장로를 세우게 되었고, 조직 교회가 되니 그 목사님도 당회장이 되었다.

둘째 사례는 120년 된 오지의 오랜 농촌교회였다. 목사님은 아프리카 선교사 출신으로서 그 교회를 담임하면서 그곳을 <내지 선교>로 생각하면서 목회를 했다. 교인들과 마을 주민들 모두가 80대 이상으로 등 굽은 노인네들뿐이었다. 그래서 그 목사님은 교회당의 담을 헐어내고, 교회가 교인들만의 교회가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의 교회인 것을 선포했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 마을에 일하러 오면 마땅히 쉴만한 공간도 없고, 화장실이나 카페도 없음을 알고 목사님 자신이 몇 개월 동안 용접기술을 직접 배워서 손수 철근으로 쉼터를 만들고, 외국 노동자들을 자유롭게 출입하게 했더니 마을 사람들의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사실 대형교회를 비판할 필요는 없다. 대형교회도 나름대로 큰일을 많이 하고 있다. 이제는 <해외 선교>도 귀하지만, <내지 선교>에 더 적극적이었으면 한다. 물론 내지 선교는 농어촌 교회와 개척교회들이다. 작은 교회, 개척교회의 목사라고 주눅 들거나 절대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 사실 지난 3년 동안 광화문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애국 운동에 앞장섰던 사람들은 모두가 연약한 교회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이 세상과 역사를 바꾸었다. 작은 교회여 분발하라! 작아도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

초대 교회는 모두가 가정교회(House Church)였음을 기억하자!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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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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