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낭만주의 풍경화가 프레데릭 에드윈 처치(Frederick Edwin Church)는 1859년 뉴욕에서 그의 대표작 <안데스의 심장>을 발표하였다. 이 한 작품으로 인해 처치는 명성뿐 아니라, 당시로는 거액인 1만 달러에 작품을 판매하여, 생존 작가 중 최고가를 갱신하였다. 그의 작품은 제목 그대로 안데스 풍경을 그린 것인데, 1800년대 초에 있었던 흄볼트의 남아메리카 탐험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것이다. 왼쪽에 눈 덮인 산은 침보라조 산으로, 흄볼트 대장은 1802년 이 산의 정상에 올랐으며,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알려졌다. 그림 앞쪽에는 각종 식물이 종류별로 그려졌고, 왼쪽에는 처치의 트레이드마크인 흰 나무둥치와 그 위에 그려진 작가의 서명을 볼 수 있다. 거대한 크기임에도 식물도감처럼 하나하나 세필로 그려진 꽃과 나무는 창조주 하나님께 드리는 그림 찬양이다. 가운데 폭포의 의미는 아마존의 시작이며, 물이 고인 근처 십자가 앞에 선 두 명의 원주민은 남아메리카에까지 복음이 전파된 것에 대한 감격을 뜻한다. 이처럼 처치는 아메리카 대륙의 장엄한 풍경을 그림으로써, 신앙을 찾아 떠난 식민지의 녹록지 않은 생활과 복잡한 외교, 정치 문제를 견디고자 했다. 그러고 보면, 현실에 연연하지 않는 믿음을 위해서, 우리는 때때로 자연을 누릴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장엄한 대자연처럼 우리 지각과 경험을 뛰어넘는 복음의 영광은 너무나 웅장하고 위대하여, 떠올리기만 해도 이 땅에서의 고난과 수치마저 티끌처럼 작아진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이 세상의 주도권 다툼이나, 걱정거리에 치여 겨우 사는 존재가 아닌, 아버지의 전능과 지혜를 누리며, 눈앞에 닥친 문제를 넉넉히 뛰어넘는 성장을 기대하신다. 그에 비해 우리는 하나님의 상속자로서의 가치를 잊은 채, 얼마나 작은 일에 연연하고 분을 내며 사는지. <안데스의 심장>을 보며, 창조주 하나님을 누릴 수 있기를. [복음기도신문]
이상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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