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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교회, 전쟁 중에도 떠나지 않고 예배 드려

▲ 에브게니 푸쉬코프(교인들 앞에 서 있는 노인)가 부활절 아침 하르치즈크 침례교회(Khartsyzsk Baptist)서 자신이 ‘남은 자들’이라 일컫는 성가대를 지휘하고 있다. 사진: 순교자의소리 제공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전쟁으로 인해 많은 가족이 떠난 와중에도 그곳을 떠나지 않고 남아 부활절 찬양을 드리고 있는 성도들의 사연을 한국 순교자의소리(VOM)가 전했다.

82세의 노인 에브게니 푸쉬코프(Evgeniy Pushkov)는 도네츠크 주의 하르치즈크(Khartsyzsk)에 있는 침례교회의 부활절 예배에서 성가대 지휘를 했다.

이 교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최전선에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로켓 포탄이 정기적으로 도시로 날아오지만, 주민들은 누가 어디에서 쏜 포탄인지 정확히 알지 못할 때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을 떠났다. 그래서 푸쉬코프는 부활절 날 피난을 가지 않은 성가대원뿐 아니라 성가대에 한 번도 서보지 않은 주민들을 모아 성가대를 만들기로 했다.

VOM 현숙 폴리에 따르면, 푸쉬코프는 그들을 성가대라고 부르지 않고, ‘남은자들’이라고 부른다.

푸쉬코프의 ‘남은자들’은 부활절 예배에서 네 곡을 찬양했다. 두 곡은 부활절 찬송가, 다른 두 곡은 회개를 격려하는 찬송가였다.

네 곡 가운데 한 곡을 부르고 있다.

푸쉬코프는 모스크바 인근 코브로프(Kovrov) 기독교인 부모 슬하에서 태어났다. 그는 음악에 열정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들에게 성경을 가르쳤던 푸쉬코프의 어머니는 그가 12살 때 세상을 떠났다. 젊은 시절, 푸쉬코프는 기독교인이 아니었지만 침례교 집안 출신이라는 사실은 직업적인 음악가가 되려는 그의 꿈에 장애물이 되었다. 푸쉬코프가 사라토프(Saratov) 음악학교에 들어갔을 때 KGB 요원이 찾아와 그가 기독교 집안 출신임을 알고 있다면서, 협조하지 않으면 대학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진퇴양난에 빠진 푸쉬코프는 청강생으로 졸업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렇지만 청강생도 공산주의와 무신론에 관한 수업과제를 이수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과제를 하면서 기독교인이 됐다.

푸쉬코프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관한 논문을 써서 학교의 심사를 받아야 했는데,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30세까지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또한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신학에 관한 책들을 저술했지만 그 책들이 러시아어로 번역되지 않았고, 엥겔스가 인생 말년에 기독교 신앙으로 돌아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는 논문을 쓰는 동안, 무신론의 토대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알게 되면서 하나님과 더 가까워졌다. 마르크스나 엥겔스는 물론이고 다른 어떤 유물론자도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는 책을 한 권도 쓴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KGB 요원은 그를 다시 찾아와 기독교로 개종한 이유를 물었을 때 푸쉬코프가 한 대답이다.

“나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약간의 믿음을 갖고 있었다. 무신론자들이 우리가 사는 지역의 모든 공동체를 파괴해 주민 대부분이 감옥에 갇히고 나머지는 다른 곳으로 떠났다. 나는 16살에 이곳으로 공부하러 와서 하나님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완벽하게 반박하면서 모든 의문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과학자들의 책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 책들을 세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과학적인 저서들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반박할 만한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푸쉬코프는 26살에 사라토프에 있는 교회에서 세례받았다. 그는 세속적인 음악가로 3년 동안 일했지만 결국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오직 하나님께 바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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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감옥에 갇혔을 때 3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에브게니 푸쉬코프.
그러나 그는 27일 후에 다시 체포되었다. 사진: 순교자의소리 제공

1975년에 하르치즈크에 온 푸쉬코프는 그곳 주민들의 노래를 좋아했다. 그는 지역 주민들이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기독교 합창 사역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안수를 받은 뒤 복음전도자가 되었고, 공휴일이면 숲에서 지역 청소년 모임을 이끌었다. 결국 그는 체포되어 3년 수감 생활을 했고, 형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으나 27일만에 다시 체포되어 우랄 산맥의 한 강제수용소에서 5년 더 수감 생활을 했다. 그 후에도 그는 3년 동안 시베리아로 유배됐다. 그러나 그는 당국의 허락을 받자마자 하르치즈크로 돌아왔고 결코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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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베리아 톰스크로 추방된 에브게니 푸쉬코프. 사진: 순교자의소리 제공

푸쉬코프는 1980년에 시작된 유배생활 3년과 수감생활 11년을 포함해, 42년 동안 그 사역에 헌신해왔다.

그는 하르치즈크 교회의 지도자였으나, 지금은 나이가 들어 다른 두 명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푸쉬코프의 딸은 젊은 세대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아버지 같은 신실한 기성세대의 성도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푸쉬코프 본인은 노인들 사이에서도 겸손함과 겸허함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푸쉬코프는 부활절을 최대한 기쁜 날로 만드는 것이 부활절 찬양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의 전쟁 상황에서 쉽게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었다. 한때 260명에서 280명까지 모였던 이 교회는 최근 출석 교인이 최근 150명 이하로 줄었다. 사람들이 러시아, 독일, 미국으로 피난을 떠났고 더 많은 사람이 떠날 계획이다.

이에 현숙 폴리 대표는 “이 교회가 당면한 문제는 핍박이 아니다. 이 교회는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등록하지 않았다.”며 “성도들은 핍박 속에서도 교회를 신실하게 섬긴다. 1년도 되지 않아, 정부 관리들이 극단주의 활동의 징후를 찾기 위해 그 교회를 조사하기 시작했지만, 이 교회에 극단주의자의 활동이 없기 때문에 조사관들은 보고서만 몇 장 쓰고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그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현실로 일어나자 현재 시민들과 교회 성도들이 그곳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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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에브게니 푸쉬코프(가운데). 사진: 순교자의소리 제공

푸쉬코프의 2남 6녀 가운데 딸 1명이 세상을 떠났고, 다른 자녀 4명은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났으며, 딸 3명은 그 도시에 남아 있지만 각자 자신들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푸쉬코프는 손자의 보살핌을 받으며 손자의 가족과 함께 살기도 했지만 그들도 그 지역을 떠났다. 푸쉬코프는 지금 혼자 살고 있지만 딸들이 매일 찾아와 보살핀다. 푸쉬코프는 자신은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현숙 폴리 대표는 “푸쉬코프는 자신과 같은 나이 든 사람은 갈 곳이 없다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교회 걱정으로 보낸다”며 “푸쉬코프는 자신의 주요 목표는 교회가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믿음 하나만을 위하여 살아온 사람의 목표 치고는 단순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크리스천 퍼스펙티브

“이제 내 머리가 나를 둘러싼 내 원수 위에 들리리니 내가 그의 장막에서 즐거운 제사를 드리겠고 노래하며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시 27:6)

생명의 위협에도, 원수의 공격에도 예배드리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교회를 축복해주시고, 지금도 온갖 위험에 놓인 교회를 보호해주실뿐 아니라 이들의 생명의 예배를 통해 이 땅에 죽이고 멸망시키는 사탄의 올무가 끊어지고 공의와 정의의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속히 전쟁을 그치게 해주시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소리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울려퍼지게 하소서. <UTT(Understanding The Times)제공>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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