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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무슬림 미혼모.중독자 돕던 레이몬드 코 목사 실종 5 주기 철야 기도회

실종된지 5년된 레이몬드 코 목사. 사진: 한국 순교자의소리 제공.

말레이시아에서 미혼모, 마약중독자, 에이즈 환자 등을 돕던 한 목회자가 괴한에 의해 납치돼 실종된지 5년을 맞아 유족 및 현지 교회 관계자들이 지난 13일 철야 기도회를 가졌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M)는 2017년 2월 13일 대낮에 SUV 차량에 탑승한 15명의 괴한에 의해 납치된 레이몬드 코 목사의 실종 5주기를 맞아 쿠알라룸프르 말레이시아교회협의회 다목적홀에서 철야기도회를 가졌다고 최근 밝혔다. 이날 기도회는 코로나로 참석인원을 제한해 70명이 참여하고, 온라인생중계를 통해 2535명이 참여했다.

‘하라판 코무니티(Harapan Komuniti, 희망 공동체)’라는 자선 단체를 운영하던 코 목사는 미혼모와 어린이, 마약 중독자 및 에이즈 환자들을 돕고 있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이들이 무슬림을 기독교로 개종시키기 위한 속임수라고 여겨, 이 단체의 프로그램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는 현지 무슬림들도 존재했다.

말레이시아 기독교인들과 전 세계 기독교 단체들의 지원과 참여 아래 매년 철야 기도회를 가져온 이날, 코 목사의 가족들은 “2017년 2월13일, 레이몬드 코 목사가 아무 흔적이나 연락 없이 치안부대에 의해 강제로 실종된 지 5년이 지났다. 우리 가족들은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곤경에 대해 당국이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실망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 코 목사의 불확실한 행방과 안전에 우리는 여전히 슬픔에 빠져 있고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러한 슬픔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코 목사의 아내 수산나 사모는 “남편이 살아있든지 죽었든지 하나님은 남편과 함께 하신다. 만약 남편이 죽었다면, 남편을 납치한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 남편이 순교자가 될 수 있는 영광과 특권을 주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VOM 현숙 폴리 대표는 “기독교 박해 국가의 정부가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기독교 지도자의 납치나 투옥에 대해 당국은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언론이 보도를 중단하고 대중이 무관심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철야 기도회는 정부에 책임을 물을 뿐 아니라 코 목사님과 그 가족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기독교인들에게 일깨울 수 있다.”고 말했다.

VOM에 따르면, 코 목사는 이 사건 이후 그가 운전하던 자동차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코 목사의 부인 수잔나 코 사모는 목격자들이 코 목사를 마지막으로 보았다고 증언한 지역 인근 주택을 가가호호 방문, 확보한 코 목사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으로 2020년 3월, 말레이시아 경찰과 정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날짜는 코로나를 이유로 반복적으로 연기되다가 2022년 12월과 2023년 6월로 정해졌다.

그동안 코 목사의 가족들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공무원들과 부당한 질문들을 수년 간 인내심을 가지고 견뎌왔다. 코 목사의 아내인 수잔나 사모는 처음 남편의 실종 신고를 했을 때도 당국자들은 코 목사가 무슬림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려고 한 사실 때문에 실종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당국자들은 코 목사님이 납치된 일보다 코 목사님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 더 관심을 표명했다.

코 목사가 실종된 후, ‘말레이시아 인권위원회(the Human Rights Commission of Malaysia)’에서 독립적으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2018년 5월, 샴쟈니 모하마드 다드(Shamzaini Mohamed Daud)라는 이름의 경사가 경찰 내부 비리를 고발하면서 말레이시아 공안부 카완간 카스(Cawangan Khas)가 코 목사 피랍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달, 다드 경사는 자신의 주장을 부인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지금까지 발언한 모든 증언이 묵살당했지만, 우리는 히브리서 13장 3절 말씀을 따라, 레이몬드 코 목사님의 소리가 침묵당하거나 목사님의 실종이 미제사건으로 남지 않도록 계속 목사님과 가족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사소송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코 목사님 실종에 대해 무엇을 알고 그 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도록 강요하는 최후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코 목사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임명한 대책위원회의 보고서를 공개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소송 목표 중 하나이다. 이 대책위원회는 3년 전에 조사를 완료했으나 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숙 폴리 대표는 “코 목사님의 가족들은 이번 재판에 선하고 의로운 판사가 배정되고, 코 목사님의 석방과 자유뿐만 아니라 이처럼 석연치 않게 실종된 말레이시아 일부 시민들의 석방과 자유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온 한국순교자의소리는 2019년 11월 수잔나 코 사모를 한국에 초청, 코 목사에 관한 이야기를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전하고, 코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온라인으로 서명하는 운동을 전개하여 1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뒤, 2020년 1월 서울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담당 공무원에게 직접 청원서를 전달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레이시아 공무원들은 이 문제가 이전 정부 집권기에 발생해 곧 해결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2년이 지나도록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순교자의소리는 이번 2월에 ‘순교자 및 수감자 가정 지원 사역’ 프로젝트에 들어오는 모든 헌금을 코 목사 가족을 돕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문의: 02-2065-0703.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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