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80년대는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이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문화가 확산되었고, 예술에서도 새로운 도전이 잇따랐다. 가장 큰 변화라면 전자매체의 사용일 것이다. 이후에 이렇게 전자기기를 사용한 작품을 ‘미디어 아트’라고 불렀다. 초기 미디어 아트 중, 로리 앤더슨의 <핸드폰 테이블>은 현대 미술사에서 꽤 유명한 작품이다. 일단 앤더슨의 작품은 사용 설명을 미리 듣지 못하면, 진가를 알기 어렵다. 전시장에 덩그러니 놓인 빈 테이블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딱히 눈에 띄는 것도 없건만, 작가는 대체 무엇을 감상하고 느끼라고 하는 것일까? 이 질문은 앤더슨의 매뉴얼에 ‘순종’하기만 하면 바로 해결된다. 매뉴얼에는 관객이 테이블 앞에 앉아, 팔꿈치를 책상 위에 새겨진 작은 동그라미에 놓고, 손으로 귀를 감싸라고 되어 있다. 그대로만 하면 된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테이블 아래의 기계를 통해 분명 소리가 발생하고, 이 소리는 조용히 팔꿈치를 대고 앉은 ‘순종’의 관객에게 전달된다. 매뉴얼대로만 하면 누구든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반대로 내 요구와 주장을 부르짖기에만 치우친다면 주의 음성에 귀 기울이기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감히 하나님을 내 뜻대로 조종하려는 교만에 처할 위험도 있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많은 인물이 하나님의 음성을 직간접적으로 들었다. 특별한 사람에게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것이라는 자기 제한은 하나님과 나의 깊고 친밀한 교제를 가로막는다. 하나님과 인격적인 만남이 있었다면, 상호 소통의 대화와 교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문제는 들을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점에 있다. 지레 불가능하다고 포기하거나, 몰라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이다. 오랜 습관처럼 무미건조하게 읊었던 기도를 바꿀 때이다. 하나님께 일방적으로 요구하거나 내 고집대로 하기를 그치자. 눈에 보이지 않아도 분명 말씀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작은 순종이 필요하다. 말씀을 읽고 조용히 주님께 초점을 집중하고, 들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말씀하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주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는 새해가 되기를.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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