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사역 때 남대문 광장을 지나서 우체국 지하 대피소로 가는 길에 공원 한 곳을 들렀습니다. 그 공원에는 불과 1~2달 전까지는 거리분(노숙인, 편집자주)들이 벤치에 앉아 계시거나 누워 계셨는데 어느샌가 그 곳에는 거리분들이 계시지를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그곳을 그냥 지나지치 않고 매주마다 계속해서 들렀습니다. 그렇게 끊임없이 들르다 오늘 한 아버님을 그곳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아버님은 추워서 팔을 가슴 안으로 오므리고 고개를 숙이고 계셨습니다. 저는 아버님께 다가가서 “아버님 간식 좀 드릴까요?”라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아버님은 “주시면 감사하죠.”라는 대답하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저는 아버님께 간식 봉지를 드리고 가방 속에 준비해온 털장갑과 양말 및 핫팩 등을 더 드렸습니다. 아버님께서 그것을 받으시고 좋아하시니 기뻤습니다.
대화를 나누다가 아버님은 경기도에서 지내다가 얼마전 이곳 공원으로 오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기도에서도 지금과 같은 거리 생활을 하셨다는 것까지도 말이죠.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아버님께 전해드렸습니다.
“아버님 곁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아버님을 꼭 안아주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 드렸고, 다음주에 뵙겠다고 인사를 드리고 그 곳에서 우체국 지하 통로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서울역 우체국 앞 지하 통로로 가는 중에도 아버님이 잊혀지질 않았습니다. ‘우리가 떠난 후에는 어디로 가실까?’, ‘식사는 어디서 해결하실까?’등의 걱정들을 하면서 말이죠. 또한 하나님께서 아버님과 함께해 주시도록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우체국 지하 대피소에서 매주 뵙는 아버님을 만났습니다. 오늘 그 아버님은 제게 하소연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단체에서 나와서 개인 텐트를 사람들에게 지급하면서 유독 아버님께는 아직 텐트를 주지 않았다며, 대체 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버님을 달래드리며, 준비해간 간식과 방한 용품 선물을 드리고 아버님과 함께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부디 아버님께서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무슨 일이든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시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 2021년 한 해의 마지막 수요일 사역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를 드리며, 한해 동안 거리분들과 좁은 방에 계신 분들을 지켜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2022년 새로운 해에도 거리에 계신 분들과 좁은 방에 계신 분들이 하나님의 넓은 품에서 안식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이용호 형제>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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