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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선교단 가족 17명 납치… 살해 위협

▲ 아이티에서 크리스천 에이드 미니스트리스 소속 선교사 가족 17명이 납치돼 이 단체가 긴급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사진: 크리스천 에이드 미니스트리스

수도, 최대 40%가 갱단에 장악

지난 16일(현지시각) ‘크리스천 에이드 미니스트리스(Christian Aid Ministries)’ 소속 선교사들과 자녀들이 아이티에서 납치된 가운데 최근 이 단체가 긴급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납치된 이들은 아이티 수도인 포르토프랭스 인근에서 사역해 왔으며, 16명의 미국인과 1명의 캐나다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5명은 아이들이다. 이들은 고아원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던 중, 무장한 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

크리스천 에이드 사역자는 “인질로 잡힌 이들과 그들의 가족, 친구, 그리고 교회를 위해 기도해 달라. 또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우리는 이 상황을 하나님께 올려 드리고 그분을 신뢰하길 원한다. 주님께서 주관해 주시고, 더 많은 이들이 주님의 사랑과 구원을 알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이번 납치 배후로는 ‘400명의 마우조(Mawozo)’ 갱단이 지목되고 있으며, 이들은 1인당 최대 100만 달러까지 몸값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티에서는 올해 들어 이와 비슷한 납치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비영리기구 인권분석연구센터(CARDH)의 이달 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아이티에선 외국인 29명을 포함해 모두 628명이 납치됐다. 7월 31명, 8월 73명, 9월 117명 등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납치 범죄는 주로 전문 범죄조직의 소행이다. 이들은 보통 몸값을 내놓을 만한 중산층 이상이 납치의 주요 타깃이 되지만 딱히 대상을 가리지도 않으며, 몸값은 대상에 따라 수백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까지 달라진다. 지난 8월 대지진으로 2200명이 숨지는 등 아이티에서 대형 자연재해가 잇따르면서 구호 활동을 위해 들어온 활동가나 선교사들도 납치의 표적이 됐다. 지난 6월엔 한국인 선교사 부부도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에서 납치됐다 16일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아이티 갱단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 2000년대 초반이라고 말한다.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당시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 재발을 우려해 군대를 해체한 상태였고, 부족한 경찰 인력으로는 치안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워 정부가 빈민가 민간인들을 무장시키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특히 상황이 심각한 곳이 수도 포르토프랭스 일대로, 현재 포르토프랭스의 최대 40%가 갱단에 장악된 상태다. 게다가 지난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후 아리엘 앙리 총리가 대신 이끄는 정부는 급증하는 범죄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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