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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칼럼] 치과의사 쌈보를 통해 캄보디아의 미래를 본다

▲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는 기독 치과 의사 쌈보 형제. 사진: 정성국 제공.

쌈보 형제는 89년생 올해 32세의 젊은 치과의사이다. 내가 사는 스텅트렝에서 정식 치과의사 면허가 있는 4명 중 한 사람이다.

한달 전에는 쌈보 형제를 우리 센터에 초청해 아이들에게 간증을 들려 주도록 했다. 우리 아이들이 많은 도전을 받았고 공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진 듯하다. 나도 우리 아이들 중에 쌈보 같은 사람이 나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안식년으로 한국에 나간 사이 작년부터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에 거의 가지 않아서 실력이 퇴보한듯 했다. 2월 말 한국에서 돌아온 후로는 코로나가 더 창궐하여 작은 아이들은 집으로 돌려 보냈지만 5학년 이상은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를 시키고 있다. 가난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텅트렝 개척자 피터의 제자

쌈보 형제는 2020년에 처음으로 스텅트렝에서 개인병원을 냈다. 이 형제는 30년 전 스텅트렝에서 가장 먼저 선교를 시작한 YWAM 소속 영국 선교사 피터에 의해서 양육된 크리스천 의사이다.

피터는 지금은 은퇴해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내가 10년 전 이곳 스텅트렝에 왔을 때 이 지역에서 활발히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NGO를 설립해 의료사역(산파 교육), 영어 교육, 교회 개척을 하고 있었다. 그가 처음 스텅트렝에 왔을 때는 프놈펜에서 이곳까지 오는 길도 닦여있지 않았다고 했다. 10년 전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도 비포장에 길이 험하여 9시간이 걸렸는데, 내가 오기 20년 전에는 배를 타고 왔다고 했다.

스텅트렝이란 이름의 뜻은 세개의 강이라는 뜻이다. 정말 세개의 강(메콩, 쌔콩, 세산)이 이곳에서 합쳐져 흐른다. 길이 없었을 때는 배를 타고 다니는 것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성실한 크리스천 의사 쌈보 형제

쌈보 형제는 이곳 스텅트렝 도시에서 라오스 쪽으로 70킬로나 떨어진 국경마을에서 태어났다. 씨엠방이라는 그곳은 지금도 길이 안좋아 사람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곳이다. 내가 10년 전 스텅트렝에 도착해서 오토바이로 진흙길을 헤치고 가서 도착한 YWAM센터에서 피터를 처음 만났다. 일찍이 남편을 잃고, 자녀를 홀로 양육하던 어머니 아래에서 자란 쌈보는 피터의 도움으로 예수님을 믿고 YWAM센터에서 일했다고 한다.

씨엠방에는 중학교 밖에 없어서 고등학교를 가려면 스텅트렝으로 나와야 했다. 쌈보는 스텅트렝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YWAM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서 살며 4년을 공부하여 프놈펜에 있는 의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가정형편이 안돼 학비를 댈 수 없게되자 피터가 후원자를 소개해 주었다. 미국에서 온 한국인 의료선교사였다. 그 한국인 후원자는 후원을 약속하며 두 가지를 요구했다. 하나는 졸업 후 스텅트렝으로 돌아갈 것이며 둘째는 의사가 된 후 크리스천 NGO와 함께 일할 것. 쌈보는 그 약속을 지켰다. 졸업 후 한국인 의사와 일하다 2020년 스텅트렝에 개인병원을 차린 것이다. 그의 성실함에 병원 손님이 끊어지지 않고 있으며 주일은 문 닫고 쉬면서 예배를 드리고, 지금은 코로나로 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정기적으로 YWAM 의료선교팀과 전국적으로 의료봉사를 하고있다.

정글에 사는 학생들의 중학교 입학률은 10% 남짓

나의 주된 사역은 시골 아이들을 데려와 공부시키고 돌보는 것이다. 실거주 인구 2만 명이지만 도청소재지인 이곳에는 대학이 4개나 있다. 경찰대, 교육대, 간호대, 그리고 주말에만 공부하는 사립대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 학교만 들어갈 수 있다면 공무원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글에 살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보내기도 쉽지 않다. 중학교에 가려면 면소재지까지, 고등학교에 가려면 군소재지 까지 가야하는데 오토바이도 없고, 있다 해도 매일 기름값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중학교 입학율이 캄보디아에서 10%도 안되는 곳이다. 그동안 우리 센터를 거쳤던 아이들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부모들은 중학교 졸업조차 기다려 주지 않는다. 15살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돈을 벌도록 한다. 가게들에서는 이런 아이들이 인기가 많다. 미성년이라서 월급을 적게줘도 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성실하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들을 데려가 버릴 때 많은 슬픔을 느꼈다.

아이들에 대한 소망

그러던중 최근 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꼭 공부를 잘한다고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현지인은 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적에 관계없이 돈만 주면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공부를 특별히 잘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센터에 들어온 많은 아이들이 수동적이고, 어떨 때는 나를 위해 공부를 해준다는 느낌마저 든 적이 있다.

믿음도 가르치고, 공부해야 하는 동기도 심어줘야 한다. 아이들이 끝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부모들도 설득해야 한다. 센터 아이들 중 장래희망을 밝힌 아이 중에는 의사도, 경찰도, 선생님도, 목사도 있다.

이들이 믿음 안에서 꿈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우리 아이들이 캄보디아를 복음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그 날을 바라본다. [복음기도신문]

캄보디아 정성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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