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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美 펜타닐 사망자, 10년간 베트남전 사망자보다 많아… 배후는 중국, 한국도 안심 못해

▲ 무지개 펜타닐. 사진: United States 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서 펜타닐 마약 과복용으로 지난해에만 수만 명이 사망하는 등 그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이 해당 사태의 배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한국도 펜타닐 문제가 차츰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등에 따르면 미국에 펜타닐 마약 문제가 심화되면서 수많은 중독자와 사망자가 나오는 등 해당 사태로 인한 폐해가 늘어나고 있다.

펜타닐은 본래 통증완화를 위해 개발된 마약성 진통제로 모르핀보다 100배, 마약 헤로인보다 50배 높은 효과를 낸다. 그러나 극소량인 2mg만 복용해도 사망할 수 있어 그 위험성이 높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SCCCP)가 4월 발표한 ‘펜타닐 위기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역할'(CCP’s Role in the Fentanyl Crisis) 보고서에 따르면 펜타닐은 미국이 지금까지 직면한 위기 중 가장 끔찍하며 하루 평균 200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그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3월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마약 과복용으로 죽은 약 11만 명 가운데 펜타닐 등 합성 오피오이드(아편성 진통제)로 사망한 사람은 7만 5000명 가량이었다. 이는 미국이 1965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입하며 10년 가까이 이어진 베트남 전쟁에서 발생한 미국인 사망자 약 5만 8000명을 훌쩍 웃도는 숫자다.

게다가 미국에서 펜타닐로 인해 2021~2023년까자 발생한 사망자는 약 22만 명으로 이는 미국이 세계 1차 대전에서 낸 사망자 수의 2배에 달한다.

이러한 통계를 뒷받침하듯 미국에서는 이 마약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6살 미만 어린이의 펜타닐 노출 신고… 10건에서 539건 5300% 증가

미국중독센터(APC)는 지난 5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아동들이 펜타닐에 노출된 사례가 계속 증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6살 미만 아이들이 펜타닐에 노출됐다는 신고가 2016년 10건에서 지난해 539건으로 약 5300%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NYT)와 A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에는 뉴욕의 어린이집에서 2살이 안된 4명의 아이가 마약에 노출돼 이 중 1살 된 아이가 사망했다. 그런데 해당 어린이집을 경찰이 조사해보니 수백만 원 어치 펜타닐이 발견됐다.

이에 더해 로스엔젤레스타임즈(LAT)의 7월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LA에서 약물 과다복용과 중독에 따른 사망사례가 총 3092건이었는데 이 중 60%가 넘는 약 2000명이 펜타닐 때문에 사망했음이 드러났다.

펜타닐 위기는 미국인의 인명은 물론 경제에도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보고서는 2020년 펜타닐로 인해 미국이 1조 5000억 달러, 즉 미국 GDP 7%에 육박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은 이러한 문제의 주요 원인을 중국으로 결론짓고 중국과 공조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회담을 갖고 미중 반(反)마약 실무그룹 출범에 합의한 것이 한 예다.

이후 중국은 전구체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법 시행에 대해 중국 관련업계에 통보하고 합성약물 및 전구체 공급업체에 대한 법적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전구체(前驅體) 화학물질(precursor chemical)이란 다른 화합물 생성에 쓰이는 초기단계의 화합물이지만, 다양한 화학반응을 통해 다른 물질로 변환될 수 있다. 따라서 전구체는 제조 자체가 합법이지만 가공을 통해 불법 마약으로 바꿀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올해 8월 초 중국은 펜타닐 생산에 쓰이는 화학물질 일부에 대해 생산과 판매를 더욱 엄격히 감독하겠다고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펜타닐 등 마약문제를 놓고 계속 협력할 것을 합의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노력에도 펜타닐 마약 문제는 중국 정부의 이중적 태도와 중국인들의 비협조적 인식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보조금 주며 펜타닐 원료인 전구체 화학물질 생산과 미국 수출 지원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겉으로는 미국과 협조하는 자세를 취하지만 실제로는 자국 기업들의 펜타닐 전구체 수출을 몰래 돕는 것이 한가지 원인으로 나타났다.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펜타닐 제조에 쓰이는 불법 원료와 기타 합성마약의 제조·수출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최소 2018년부터 펜타닐 전구체를 수출한 기업에 세금을 되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마약관련 물질의 수출을 장려했고 2020년에는 리베이트를 13%로 인상해 중국 수출품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잠재적 보조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러한 행위에 대한 증거가 있음에도 중국에 미온적 자세로 대응해왔다.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 임기 대부분에 걸쳐 펜타닐 관련 대책협의를 거부했으며 오히려 이 문제를 지렛대 삼아 마약 논의를 재개하는 대가로 미 정부가 대중국 인권제재를 해제하도록 설득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중국인들도 금전적 유인과 직업적 기회에 이끌려 마약 밀수업에 기꺼이 종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BBC의 4월 기사에서 한 여성은 전세계 고객들에게 온라인으로 마약을 팔고 수수료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엔 자신이 파는 게 뭔지 몰랐고 그 정체를 알고 나서도 돈을 벌 수 있어 해당 산업에 계속 남았다고 고백했다.

주로 펜타닐을 판매해온 다른 중국인은 마약산업은 일이 어렵지 않고 높은 임금을 얻을 수 있어 청년들이 많이 몰려든다고 바라봤다. 한 판매원은 자신은 그저 중개인이고 사람들이 마약으로 뭘 하든 신경쓰지 않으며 자신은 돈을 버는 것뿐이라는 등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미국을 흔드는 펜타닐 문제는 최근 한국까지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유해환경 실태조사를 내놓고 청소년 10.4%가 펜타닐을 사용한 경험이 있으며 그 가운데 94.9%가 병원에서 이를 처방받았다고 분석했다.

한국 청소년, 10.4%가 펜타닐 사용 경험 있어

또한 기독언론사 크리스천투데이는 2022년 기준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은 청소년 환자들에게서 1인당 처방량이 84.2% 증가하는 등 한국 청소년들이 펜타닐을 점점 더 많이 접하면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교계 일각에서는 마약 중독자를 복음으로 섬기도록 조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때 마약중독자였던 레지날드 랜드리(Reginald Landry) 미국 제일복음주의침례교회(First Evangelist Baptist Church) 목사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마약의) 영역에 있는 사람들은 도움을 받아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며 ”네 자신을 사랑하듯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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