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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K 칼럼] 목회자의 자격

사진: Unsplash의 Patrick Schneider

실력을 증명하는 시험에서 아무리 좋은 점수를 얻는다 해도 그 능력을 입증하는 데 철저히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토익 900점을 맞은 사람이 외국인에게 영어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다.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을 뽑는다면 그런 사람은 떨어지는 게 맞다. 요구하는 것은 단지 자격증이나 점수가 아니라 실제 능력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큰 교회에서 장로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출판사 사장님이 “대한민국은 목사가 되고 싶은 사람을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목사가 되지 못하게 막을 방법이 없다.”라고 한탄하며 말씀하신 적이 있다. 신학교만 졸업하면, 목사고시만 통과하면, 아는 사람을 통해 안수만 잘 받으면 목사는 누구나 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노골적으로 비판하신 것이다. 거듭나지 않아도, 예수 그리스도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아도, 다스리고 가르치는 은사를 받지 않아도, 그리스도께서 피로 사신 교회를 돌보고 먹이고 섬기는 일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어도 목사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목사가 하나의 신분이 되어버린 작금의 상황은 돌보는 성도가 하나도 없어도 노래하는 목사, 사서로 섬기는 목사, 카페를 운영하는 목사 등 실제 목회와 아무런 상관없는 일을 하면서도 “목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목회자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는 다음 칼럼에서 더 분명하게 밝혀질 것이라 믿고, 여기서는 목회자의 자격을 살펴보기 원한다. 목회자의 역할과 자격은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나님께서 목회자에게 요구하신 역할을 제대로 알 때, 그에 합당한 자격을 갖춘 사람을 세울 수 있고, 반대로 성경이 분명히 요구하는 목회자의 자격을 유심히 볼 때, 무슨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그와 같은 조건이 요구되는지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목회자의 자격을 다룬 본문은 사도 바울이 동역자인 디모데와 디도에게 각각 맡겨진 곳에 일꾼을 어떤 기준으로 세울지 설명한 목회서신 중에서 찾아볼 수 있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디모데전서 3장 1~7절과 디도서 1장 5~9절에 기록되어 있다.

첫째, 선한 일을 사모하는 자

미쁘다 이 말이여, 곧 사람이 감독의 직분을 얻으려 함은 선한 일을 사모하는 것이라 함이로다 (딤전 3:1)
내가 너를 그레데에 남겨 둔 이유는 남은 일을 정리하고 내가 명한 대로 각 성에 장로들을 세우게 하려 함이니 (딛 1:5)

감독과 장로, 표현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대상을 가리킨다. 감독은 이방 문화에서, 장로는 유대 문화에서 목회자의 개념을 받아들이기 쉬운 용어이다. 바울은 “감독의 직분”을 얻으려는 마음이 “선한 일을 사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감독과 장로의 일 곧 목회가 선한 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또한 목회를 사모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을 목회자로 세워야 한다는 원칙도 세울 수 있다. 바울은 이러한 원칙이 ‘미쁘다’고 말했다. 참으로 이것이 진실하기 때문에 항상 신실하게 적용되어야 할 원칙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돌보고 보호하고 인도하고 먹이는 일을 맡기시기 위해 항상 일꾼을 부르셨다. 애굽을 빠져나와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는 일을 모세에게, 그 땅을 점령하고 나누는 일을 여호수아에게 맡기셨고, 통일된 나라를 통치 하는 왕으로 하나님 마음에 합한 다윗을 세우셨다. 예수님도 열두 제자를 직접 찾아가 ‘나를 따르라’고 부르셨고, 그 부르심에서 도망친 베드로를 다시 찾아가 ‘나를 사랑하면 내가 맡긴 양을 먹이고 돌보라’고 요구하셨다. 바울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사람들에게서 난 것도 아니요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도 된 바울은” (갈 1:1)

이것은 구약과 신약을 비롯하여 모든 시대 하나님이 세우신 일꾼이 마땅히 해야 할 고백이다. 하나님이 그들을 선한 일을 사모하도록 부르셨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선한 일을 사모하는 내적 동기로 충만한 자다. 단지 개인의 사적인 욕심에 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시는 마음이다. 주님은 자기 백성을 돌보고 먹이고 인도하고 보호하기 위하여 목회자에게 그 선한 일을 사모하는 끓는 열정을 부어주신다(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를 알지도 못하는 자, 다른 말로 거듭나지 않은 자에게 그런 마음을 주실 리가 없다). “소명”이라고도 불리는 이 내적 부르심을 받은 목회자는 교회와 교회에 세워진 기존 리더십의 분별과 확증을 통하여 공적으로 세워지는데, 다음과 같은 자격을 갖춘 자를 세우도록 하나님은 영감받은 문서로 친히 제시하셨다.

둘째, 선하신 주를 닮아가는 자

그러므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신중하며 단정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공손함으로 복종하게 하는 자라야 할지며 (사람이 자기 집을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보리요) 새로 입교한 자도 말지니 교만하여져서 마귀를 정죄하는 그 정죄에 빠질까 함이요 또한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 비방과 마귀의 올무에 빠질까 염려하라 (딤전 3:2~7)

책망할 것이 없고 한 아내의 남편이며 방탕하다는 비난을 받거나 불순종하는 일이 없는 믿는 자녀를 둔 자라야 할지라 감독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책망할 것이 없고 제 고집대로 하지 아니하며 급히 분내지 아니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더러운 이득을 탐하지 아니하며 오직 나그네를 대접하며 선행을 좋아하며 신중하며 의로우며 거룩하며 절제하며 미쁜 말씀의 가르침을 그대로 지켜야 하리니 이는 능히 바른 교훈으로 권면하고 거슬러 말하는 자들을 책망하게 하려 함이라 (딛 1:6~9)

목회자에게 요구하는 자격은 거의 대부분 인격 또는 성품과 연관되어 있다. 가장 포괄적인 조건은 “책망할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하나님 앞에서 아무런 흠이나 허물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만일 그렇다면 누구도 목회자가 될 수 없다). 목회하는 데 있어서 큰 장애물이 될 정도의 책망 거리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목회자가 될 사람은 먼저 “자기 집”에서 그리고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여야 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에게도 선한 가장으로 인정받고,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도 그/그녀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고 선한 간증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그가 집 안팎에서 차이가 없는 선함을 드러낸다는 걸 의미하고, 누구를 만나든지(더 친근해서 편하게 풀어지지 않고, 전혀 모른다고 무시하지도 않는 마음으로) 선하신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을 일관성 있게 보여준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목회자에게 요구되는 인품은 긍정형과 부정형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는데, 전자는 절제, 신중, 단정, 관용, 접대, 선행, 의로움, 거룩, 순종 등이고 후자는 술을 즐기지 않음, 구타하지 않음, 다투지 않음, 급히 분내지 않음, 돈(더러운 이득)을 탐내지 않음, 자기 고집대로 하지 않음 등이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더 풍성한 유익을 누릴 수 있으나 할당된 분량을 고려하여 이 모든 요구조건이 결국 목회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선하신 분 곧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임에 초점을 두기 원한다. 여기 나온 긍정적인 성품은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성품이면서 성령의 소욕을 따라 살 때 믿는 자가 맺는 열매이기도 하다(갈 5장). 또한 신자는 술 취하지 말고 성령 충만해야 한다. 다투거나 구타하지 말고 급히 분을 내거나 더러운 이득을 탐내거나 자기 고집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이는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선하신 뜻(가령 십계명)이 분명히 요구하는 것이고 예수님께서 그 최고의 본으로 율법의 요구를 이루셨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상에서 불러냄을 받은 무리이고, 그리스도의 제자는 주와 선생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라는 요청을 받았다.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만이 그리스도인으로 합당한 삶을 사는 것이고(마 16:24) 이는 구원받은 자가 새로운 성품을 가지고 태어나 성령의 능력으로 날마다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간다는 말로 바꿔 말할 수 있다(롬 8:29). 그 길의 선봉에 서서 예수를 따르는 무리를 인도하고 돌보고 보호하고 가르치는 일을 목회자가 한다면 그는 그 누구보다 더 예수님을 부지런히 따라야 하고 날마다 더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일에 있어서 앞장서야 한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라고 권했다(고전 11:1). 감히 누가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사실 모든 목회자는 자신에게 맡겨진 성도들에게 그렇게 말하는 자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물론 목회자는 자신을 경배하고 찬양하도록 성도들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 애써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이 차차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때도 목회자는 회개하고 돌이켜 모든 죄를 사하시고 모든 허물에서 깨끗하게 하시는 미쁘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보여야 한다. 완벽하게 선한 삶을 살아내지는 못해도 완벽하게 선하신 주님을 믿고 사랑하고 순종하며 닮아 가는 삶은 목회자라면 누구나 살아내야 한다.

셋째, 선한 뜻을 가르치는 자가르치기를 잘하며 (딤전 3:2)

미쁜 말씀의 가르침을 그대로 지켜야 하리니 이는 능히 바른 교훈으로 권면하고 거슬러 말하는 자들을 책망하게 하려 함이라 (딛 1:9)

목회자에게 요구된 단 하나의 기술(스킬)은 바로 “가르치기”이다. 사실 위에 언급한 본이 되는 삶,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의 방식 자체가 강력한 교훈과 실질적인 가르침을 제공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많은 성숙한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목회자를 직분 또는 은사로 교회에 주신 특별한 목적은 바로 바른 교훈으로 교회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주님은 제자로 삼은 자들에게 주께서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하셨고(마 28:18~20), 오순절 이후 시작된 교회는 그 명령에 따라 항상 “사도의 가르침”을 행했다(행 2:42). 신약 성경 중 서신서는 이런 사도적 가르침(=바른 교훈)에서 멀어진 교회를 바로잡고 거역하는 이들을 책망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면에서 모든 서신서가 목회적이라고 말할 수 있고, 목회자는 지역교회에 항시 거주하면서 서신서와 같은 역할 즉 바른 교훈으로 성도를 먹이고 돌보고 보호하고 바로 잡는 일을 한다.

목회자의 가르침은 단지 지식 전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순종하게 하는 것까지 이른다(그래서 먼저 “미쁘신 말씀의 가르침을 그대로 지켜야” 하는 것이다, 딛 1:9). 먼저, 목회자는 가정에서 맡겨진 자녀들을 바른 교훈으로 이끌어야 한다. “자녀들로 모든 공손함으로 복종하게 하는 자”(딤전 3:4), “비난을 받거나 불순종하는 일이 없는 믿는 자녀를 둔 자”(딛 1:6)라는 조건을 통하여 우리는 목회자가 자신의 가르치는 능력을 가정 안에서 충분히 그리고 성실하게 또한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교회를 돌보기 위해 사람을 세울 때,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법을 모르는 사람을 택하는 것은 정말로 어리석은 일이다. 집에서 불붙은 아내 또는 자녀와의 갈등과 심각한 다툼은 결국 교회를 폭발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또한 자녀를 가르치는 데 실패한 사람은 하나님의 교회를 가르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목회자가 공적인 가르치기를(설교, 강의, 상담 등) 잘 한다는 것의 의미는 그가 먼저 바른 교훈을 안다는 것을 전제한다. 성경 본문에 기록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무엇인지 밝히 알고 그것을 명료하게 열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은사를 받았다. 그는 온유하고 겸손하게 성도를 대하지만, 결코 선하신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누군가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특별히 바른 교훈을 거슬러 말하는 자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책망할 수 있는 담대함을 가졌다.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모든 성경이 먼저는 목회자의 생각과 삶을 교훈하고 책망하고 바르게 하고 의로 교육하면, 목회자는 자신이 받은 유익을 하나님의 사람들과 나누어 그들을 온전하게 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든 선한 일을 행하도록 도와야 한다(딤후 3:16~17). 결론적으로, 목회자는 말과 삶으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결론

목회자는 선한 일을 사모하는 자, 선하신 주를 닮아가는 자, 그리고 선한 뜻을 가르치는 자다. 선하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목회라는 선한 일을 사모하게 하신다. 선하신 구주께서 그 아름답고 거룩하신 당신의 형상을 그들이 닮고 싶도록 사모하게 하시고 이끌어주시며 날마다 속사람을 빚어가신다. 선하신 성령께서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을 가르쳐주시고 그 풍성한 말씀에 젖어 들게 하시며 형제자매를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 또는 죽어가는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그 말씀을 열정적으로 선포하게 하신다. 목회자는 바로 그 선하신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의지하는 자, 그 선하신 구주를 전심으로 사랑하고 순종하는 자, 그 선하신 성령을 기쁨으로 따르는 자다. 교회의 머리이신 하나님은 성령을 통하여 아버지의 뜻대로 피로 사신 교회에게 바로 그런 목회자를 선물(은사)로 주신다. [복음기도신문]

최종혁 | 그레이스투코리아 칼럼니스트

GTK칼럼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성경의 말씀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미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 목사와 GTK 협력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고하는 커뮤니티인 Grace to Korea(gracetokorea.org)의 콘텐츠로, 본지와 협약을 맺어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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