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찬 전도사(전주목양교회)(1)
이 코너는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거듭난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어지는 믿음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편집자>
저는 2남 중에 둘째로 태어나, 어머니 손에 이끌려 교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일명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모태신앙입니다. 어릴 적에 다니던 교회는 영적인 신앙성장 보다는 사회개혁을 부르짖는 교회였습니다. 학생수련회를 가면 ‘주여 삼창’ 보다 ‘만세 삼창’을 먼저 하였고 찬송보다는 민중가요, 데모곡을 부르던 교회에서 자라게 되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예수님은 헐벗고 굶주린 소외된 계층만을 위해 오신 해방자 예수님으로 알고 자라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배웠던 것은 기도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도만 하는 사람들은 가장 어리석고, 현실도피적이며, 이 시대를 정말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고 직접 올라가서 따먹으라는 행동파 신앙을 배우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는 데모도 참 많이 하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또한 술, 담배를 교회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배우게 됐습니다. 주님을 만나러 가는 교회에 대해서는 죽고 죄에 대해서는 살아서, 죄 짓는 것이 마냥 즐거운 학생 시절을 보냈습니다. 또한 어릴 적 누구에게 배운 적도 없이 알게 된 자위행위는 저를 음란한 삶으로 몰아갔습니다. 음란영상물과 음란서적 탐독.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가게 된 집창촌 경험은 저를 더 깊은 죄의 수렁으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죄 짓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군 제대 후 교회를 옮기게 됐습니다. 이 교회는 어릴 적 다니던 교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오직 기도를 외치던 교회였습니다. 그곳에서 청년 회장을 하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죄 된 존재가 할 수 있는 자아추구의 끝을 보게 되었습니다. 교회생활을 열심히 했던 나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자, 하늘을 찌를 듯한 저의 교만함과 자아사랑은 한없이 높아만 갔습니다.
최근 선교훈련을 받고 나서 총체적 복음을 듣기 전까지 저의 생활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기도에서부터 이미 방향이 빗나가 있음을 보게 됐습니다. 오직 저만을 위한 기도였습니다. 이에 대해 주님이 회개 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열방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존재가 바뀌지 않고 구했던 열방은 또 하나의 자아추구의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새벽예배 후에 기도할 때면 문제해결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을 마음 속으로 정죄하고 어떻게 그런 기도를 할 수 있냐고 판단하며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다른 사람들이 듣도록 또박또박 나라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 ‘저 형제는 다른 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한다’ 는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바리새인의 기도와 같이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하는 기도와 같이 교만의 극치를 달리는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섬겼습니다. 그러나 상황과 조건만 갖춰지면 여지없이 죄에 넘어지는 것입니다. 그런 저를 바라보는 것이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이 죄들을 이겨보기 위해 철야기도, 금식기도, 산기도 등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다 시도해봤습니다. 하지만 잠깐 그때 뿐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자아는 다시 살아 더욱 흉악하게 변해 갔습니다. 더러운 사단에게 머리채를 붙잡혀 이리저리 끌려 다녔습니다. 결과적으로 ‘사단 나라의 부흥과 선교미완성’ 을 위해 달리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때 포기치 않으시고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주님의 열심으로 총제적 복음 앞에 설수 있는 시간이 허락됐습니다. 순회선교단에서 주관하는 8기 복음학교에 훈련생으로, 그리고 11기 복음학교를 섬김이로 참여했습니다. 그렇게 이겨 보려고 몸부림쳤던 죄의 실체를 주님이 깨닫게 하셨습니다. ‘죄 따로 나 따로’ 구분하고 있던 나에게 ‘죄 곧 나, 나 곧 죄’, 존재 자체가 죄인임을 알게 하셨고 그래서 십자가를 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하셨습니다.
복음학교 이후 주님께서는 기도24·365에 참여케하시고 밤 11시 시간을 파수하게 하셨습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24·365 기도를 해오면서 기도하는 시간 보다 기도하지 않은 시간이 더 많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 앞에 회개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결단합니다. 시간의 주인도 주님이시며, 나의 주인도 주님입니다. 그 시간을 최우선적으로 주님 앞에 드리며 골방에서 열방을 주님과 함께 다스릴 것을 믿음으로 선포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