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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로마서 8:28이 없다면

사진: Unsplash의 Cristian Baron

나는 슬픔에 잠긴 사람에게 제시하기에 로마서 8:28이 적절하지 않다는, 그 구절이 진리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고통의 시간이 지나가기 전까지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러나 나와 관련해서 고백할 수 있다. 내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나는 로마서 8:28을 먹고 살았다. 마치 굶주린 사람이 음식을 탐하듯, 목마른 사람이 오아시스를 만난 듯, 나는 이 구절을 의지해서 살았다는 게 나의 분명한 고백이다. 나에게는 로마서 8:28이 필요했고 그 말씀은 내 영혼을 위로하고 슬픔을 덜어주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성경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친숙한 구절 가운데 하나이고 많은 사람이 암기하는 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나는 당신이 혹시라도 로마서 8:28이 없는 세상이 어떨지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로마서 8:28이 없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의 경험을 놓고 “선을 이룬다”고 확신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얼마든지 우리의 경험 중 일부가 해를 끼치며, 사탄과 하나님이 우주적으로 내 경험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사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고 믿을 수도 있다. 또 우리의 경험 중 어떤 건 아예 아무 소용이 없으며 삶에는 그 어떤 목적도, 의미도, 또 구원도 없는 마구 일어나는 자의적인 요소로만 가득하다고 믿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 슬픔과 고통을 바라보며 “여기에는 그 어떤 선함도 없어. 여기서는 아예 선함이 나올 수도 없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로마서 8:28이 없다면 우리는 “모든” 일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확신을 갖지 못할 것이다.

이 구절이 없다면, 우리의 경험 중 어떤 것은 결국 선을 이룰 것이지만, 또 어떤 것은 결국 해를 끼칠 것이라고 믿을 수도 있다. 혹은 어떤 건 선을 이루지만, 어떤 건 공허하고 무의미한, 하나님 섭리의 블랙홀이라고 믿을 수도 있다.

로마서 8:28이 없다면 우리는 고난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곳에는 그 일을 이루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일하려면 일꾼이 필요하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우리도 우주와 같은 비인격적인 힘이 궁극적으로 모든 상황의 배후라고 가정할 수 있다. 이 우주에 자신의 섭리를 수행하는 신이나 지적인 존재는 없고 단지 냉담하고 비인격적인 운명이 있을 뿐이라고 가정할 수도 있다.

로마서 8:28이 없다면 이 세상을 사는 우리의 목적이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서라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할 것이다. 

이 구절이 없다면, 우리가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할 것이다. 

이 구절이 없다면, 우리가 시련을 겪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면 그건 하나님께 그런 시련을 통하여 성취하실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는 진리를, 그리고 우리가 모든 시련을 강하고 온전한 믿음으로 통과한다면 우리가 그분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는 진리를 우리는 제대로 숙고하지 못할 것이다.

로마서 8:28이 없다면, 고통은 참을 수 없고 모든 슬픔이 무의미하다고 내리는 결론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로마서 8:28이 있다.

하나님은 은혜의 선물로 우리에게 이 구절을 주셨다. 고통을 겪는 하나님의 백성을 위로하려면 올바른 판단력을 발휘해야 한다. 상황에 맞는 진리를 선택해야 한다. 과거 많은 이들이 범했던 오류, 이 구절에 대해 가혹하거나 부정확한 해석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내게 이 구절보다 더 위안이 되고 격려가 되는 말씀은 거의 없다. 

로마서 8:28이 있기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은 그분이 삶의 모든 환경을 통해 일하셔서 악에서 선을, 어둠에서 빛을, 슬픔에서 기쁨을 가져오신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다. 하나님이 상황을 조종하는 데 능숙한 일종의 우주 PR맨처럼 특별히 민첩해서가 아니다. 하나님은 목적만큼이나 수단을 중시하는 계획자, 엔지니어, 그리고 설계자이시다. 하나님은 고요와 폭풍, 어둠과 새벽, 기근과 절기를 정하신다. 그러므로 의미 없는 사건은 없고, 목적 없는 상황은 없고, 궁극적으로 절망적인 조건은 있을 수 없다. 어두운 날, 어려운 시련, 상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선한 뜻을 이루시는 게 아니다. 하나님은 오히려 그것들을 ‘통해서’ 이루신다. 그렇기에 겉으로 보기에 좋지 않은 모든 상황은 그분이 자신의 좋은 계획, 즉 완전한 목적을 형성하고 구체화하는 데 사용하시는 원재료일 뿐이다. 

하나님의 특기는 선에서 선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악에서 선을 가져오는 것이다. 로마서 8:28은 내가 눈물 가운데에서도 그를 신뢰하면 내게 반드시 웃을 이유를 주실 것이라고 부드럽게 속삭인다. 고통 속에서도 그분을 신뢰한다면, 그분은 내 입술에 찬양을 가져다주실 것이다. 슬픔 중에도 그분을 신뢰한다면, 그분은 나중에 그 슬픔과 괴로움을 통해서 얻은 게 결국에는 얼마나 좋은 것이었는지를 보여 주실 것이다. 그분은 메마른 사막에 핀 귀한 꽃, 날카로운 가시에 맞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 그리고 폭풍우 속에서도 건재한 부드러운 꽃잎을 보여 주실 것이다. 모든 검은 구름 뒤에는 노란 해가 있고, 모든 어두운 밤 뒤에는 밝은 낮이 있으며, 눈살을 찌푸리는 모든 섭리 뒤에는 웃는 얼굴이 숨어있다. 누구일까? 자기를 사랑하고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 모든 것을 선을 이루시는 우리 하나님의 웃는 얼굴이다. [복음기도신문]

원제: Life Without Romans 8:28 

팀 찰리스 Tim Challies | Grace Fellowship Church(Toronto, Ontario)의 목사이며, Cruciform Press의 공동 설립자이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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