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폭동 시작…“한국 교민 피해는 없어”
인도 수도 뉴델리의 위성도시인 하리아나주 구루그람(옛 구루가온)에서 최근 일어난 힌두교도와 무슬림간 충돌로 지금까지 6명이 숨졌다고 AFP통신과 NDTV 등 현지 매체들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충돌은 지난달 31일 구루그람내 무슬림 밀집지역인 누(Nuh)에서 군중이 힌두 종교행렬에 돌을 던지고 자동차들에 불을 지르면서 시작됐다.
충돌 이틀째인 지난 1일 저녁에는 구루그람내 여러 곳에서 방화와 약탈이 일어났다.
한 마을에서는 몽둥이와 돌로 무장한 군중 200명이 힌두교 구호를 외치면서 일부 육고기 가게들을 약탈하고 한 레스토랑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시민들에게 소문이나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소식들을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2016년 구루가온에서 이름이 바뀐 구루그람에는 노키아와 삼성전자 등 외국 대기업들이 인도 본부를 두고 있다. 특히 한국 교민 및 주재원 1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노하르 랄 카타르 하리아나 주총리는 2일 취재진에 이번 폭동으로 지금까지 6명이 숨지고 116명이 체포됐다고 말했다.
카타르 주총리는 “폭동에 책임있는 자들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공공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망자들 가운데 2명은 주택 경비원으로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뉴델리 경찰도 만에 하나 폭동이 번질 것을 대비해 일부 지역의 경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급진적 힌두교 무장단체인 ‘바지랑 달’ 회원이자 저명한 힌두 민족주의 활동가인 모누 마네사르가 누 지역의 힌두 행렬에 참가하겠다고 밝힌 뒤 폭동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마네사르는 하리아나주의 다른 지역에서 소를 거래하는 두 명의 무슬림에게 린치를 가한 혐의로 경찰 수배를 받고 있다. 자경단 지도자로도 불리는 그는 소를 운반하거나 도살하는 무슬림들을 공격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자주 올리고 있다. 소는 힌두교도에게 신성한 동물로 인식돼 있다.
경찰은 마네사르가 체포를 면하려 하고 있고 자신이 참가하겠다고 한 힌두 행렬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인도에선 2014년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이래 힌두교도와 무슬림간 폭력이 빈발해왔다. 인도 인구 14억명 가운데 80%는 힌두교도이고, 2억명가량은 무슬림이다.
비판가들은 모디 총리의 집권 이후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이 무슬림 공동체를 소외시켜왔다고 주장한다.
2020년에는 뉴델리에서 양측간 충돌로 53명이 숨지기도 했다.
한편 뉴델리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공지를 어제 대사관 홈페이지와 교민 밴드 등을 통해 내보냈다”면서 “지금까지 교민 피해는 없지만 아직 폭동이 완전히 진압되지는 않은 상태여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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