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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3부자, 사이비 교주 같아…대북전단 허용해야”

탈북자동지회의 서재평 대표[촬영 최현석]: 연합뉴스 사진

“김일성 3부자는 사실상 사이비 종교단체 교주와 같다.”

탈북자동지회의 서재평(52) 대표는 북한의 김일성 3부자 세습 체제를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에 나오는 사이비 단체에 빗대었다.

국내 최대 탈북민 단체를 이끄는 서 대표는 지난 20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남한에서 정상적으로 자란 대학생들도 A교(사이비 종교단체) 신도로 세뇌되면 교주 B씨에게 순종하고 끌려다닌다”며 “북한 주민은 태어나서부터 수십년간 세뇌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도 1991년 북한에서 대북전단(속칭 ‘삐라’)을 보고 한러 관계가 개선된 것을 처음 알았다며 북한 주민들이 무지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대북전단 배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서 대표와 문답.

— 언제, 무슨 이유로 탈북했나.

▲ 마그네사이트·아연 등 광물로 유명한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지질조사 연구원으로 근무했는데 배급표가 있어도 배급소에 쌀이 없어 생계가 어려웠다. 중국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려고 중국 투먼(圖們)과 인접한 함경북도 온성 남양(노동자구)에 갔다가 집주인과 라디오로 남한 방송을 들은 것이 안전원(경찰)에게 발각돼 정치범이 될 뻔했다. 군인들에게 북한 돈 4천원을 주고 중국으로 넘어온 뒤 몽골을 거쳐 2001년 7월 남한으로 왔다.

— 탈북자동지회는 최초의 탈북민 단체인데 어떤 계기로 설립됐나.

▲ 고 황장엽(전 북한 노동당 비서), 김덕홍(전 북한 여광무역 대표)씨가 1999년 남한에 북한 소식을 제대로 전달하고 탈북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북한 주민을 직접 돕고 북한 사회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활동도 계획했다. 현재 회원 수는 5천∼6천명 정도 된다.

— 탈북민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가.

▲ 국내에 들어와 있는 3만3천명의 탈북민에게 좀 더 좀 따뜻한 지원과 시선이 필요하다. 정착 지원 시스템도 완비돼야 한다. 탈북민 전용 회관 건립이 정관에 있지만 아직 예산 문제 등으로 건립하지 못했다. 남한 국민은 북한 주민의 삶이 얼마나 비참하고 처참한지,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지내는지를 알아야 한다.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빨리 깨우쳐주고 독재 체제 아래에서 깨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그래야 통일이 되더라도 후유증이 적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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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초코파이 풍선 띄우는 탈북자동지회 회원들2014.4.29 [연합뉴스 자료사진]

— 최근 몇 년 새 탈북민이 줄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 코로나19 여파로 북한이 출장·공무 외 이동을 금지한 데 이어 함경북도와 양강도 국경에 중국처럼 견고한 철조망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정은이 2025년까지 탈북을 원천 차단하라고 명령해 국경에 여러 겹의 철조망을 설치하고 모래를 까는 등 ‘전연'(전방지역)화가 진행된다고 들었다.

— 남북 화해 무드일 때도 북한 내부 단속이 엄했나.

▲ 2015년 이후 공권력이 더 무자비해졌다고 들었다. 김정은이 대외적으로 (2018년 당시) 남한·미국 등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단속을 강화한 것 같다. 직맹(조선직업총동맹),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등 초급단체에 대한 통제가 엄청나게 강화됐다. 강연회나 학습에 빠지면 강한 처벌을 받고 공장과 기업소 노동자들이 학생들처럼 노래 부르며 함께 회사에 출근하는 ‘집단 출근’이 이뤄지고 있다.

— 북한이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는 무언가.

▲ 남한 영상 유입 등으로 지금까지 진행한 사상교육·세뇌교육이 다 거짓말로 드러날 위험이 생겼기 때문이다. 북한의 여러 사상 학습자료에는 제주 4·3, 여순사건 때 남조선에서 반정부 혁명을 일으키려 했으며, 김구 선생이 김일성에게 상해임시정부 인장을 헌납하고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나온다. (최근 탈북자 출신인 태영호 의원의 4·3 및 김구 관련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 북한에서 마약 거래도 공공연하다는데.

▲ 북한 사회에서는 돈만 있으면 누구나 마약을 한다. 마약을 두통·복통 등 통증과 뇌·심장질환에 약으로도 쓴다. ‘얼음’으로 불리는 마약은 개인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비싸지도 않다. 중국에서 암페타민 원료를 들여와 끓이고 증류시켜서 만든다. 함흥과 순천, 평성이 마약 도시로 유명한데 함흥에서는 두 집 건너 한집에서 마약을 만든다고 할 정도다. 처음에는 집에서 만들다가 산으로 갔다고 하고 요즘에는 선상에서 만들려고 바다로 나간다고 한다.

— 북한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나.

▲ 대학 다닐 때 황해도 청단, 봉천, 평산에 농촌 지원을 나갔다가 대북 전단을 본 적 있다.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이 1991년 제주에서 ‘역적’으로 불리던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 하는 사진이었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소련이 조선(북한)을 놔버리면 어떻게 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대북전단 금지법을 폐지해야 한다. 전단이 북한에서는 공식적인 선전 활동인데 남한은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자유로운 표현조차 법으로 막았다. 굉장한 억압이다. 2019년 4월 법이 발의될 때 위헌 소송을 제기했는데 왜 이렇게 오래 끄는지 모르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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