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가 끝나고 집에서 쉬다가 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심야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게 되었습니다.
명절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내 안에 안목의 정욕을 추구하려는 마음이 일어났고 괜히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영화관 안에 들어갔는데 우리가족 빼곤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좋았습니다. 그러고 앉아있는데 몇 분 후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빈자리였던 내 뒷자석에도 어떤 사람이 앉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뒤에서 자기 발을 내 좌석의 팔을 두는 곳에 올리고는 무릎으로 제 의자를 건드렸습니다. 슬슬 내 옛 자아가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속으로 ‘아, 이러던 송우영은 십자가에 죽었다.’고 소리쳤지만 영화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몇 십번은 뒷 자석에 앉은 사람을 살인했습니다.
영화가 딱 끝나자마자 바로 벌떡 일어나서 뒷좌석에 앉았던 그 사람을 뚫어져라 훑어 보고는 비웃듯이 쳐다봤습니다. 그러고 나니 ‘아 역시 나는 존재적 죄인이구나, 내게 복음이 실제라고 했지만 나는 또 이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기대할 것이 없고 정말 부족한 자이기에 더욱 주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느뇨 그럴 수 없느니라 죄에 대하여 죽은 우리가 어찌 그 가운데 더 살리요(로마서 6:1~2)”이 말씀처럼 이제 더 이상 죄 짓는 자리에 있지 말고 죄를 짓게 되는 장소에서 더욱 벗어나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어느 곳에 있든지 존재적 죄인이었던 나는 죄를 지을 수 있겠지만 그 죄에 머물며 더욱 죄를 짓게 되는 장소에는 안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님, 오늘도 주님이 하셨습니다. 하루하루 깨닫게 하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남을 비판하고 정죄하고 의식하는 송우영은 2000년 전 십자가에서 죽었습니다! 주님만 의지하고 주님이 주신 말씀을 읽으며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겠습니다! 주님 더욱 저를 거칠게 다뤄주셔서 제가 주님 닮아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세요. 정말 사랑합니다. 주님, 신실하시고 거룩하신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송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