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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오늘날에도 악마에 사로잡힐 수 있는가?

사진: Stefano Pollio on unsplash

 매일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 우리는 항상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있어야 한다 

신약 성경에서 우리는 예수님과 초기 교회가 악마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대면하는 장면을 놓칠 수 없다. 예수님의 사역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마태복음 4장 24절과 같은 데서 우리는 예수께서 귀신 들린 사람들을 만나셨고 또 그들을 고쳐주셨다는 걸 알게 된다. 마귀는 사람들을 다양한 방식과 증세로 사로잡았지만(예: 마태복음 15:22-28; 마가복음 1:21-285:1-20누가복음 13:10-17) 하나님의 아들에게는 도무지 맞설 수 없었다.

초기 교회도 귀신 들린 사람들을 마주쳤다(예: 사도행전 5:16). 빌립의 사역에는 축사(逐邪, exorcism), 귀신 들린 사람들에게서 귀신을 쫓아내는 일(행 8:5-8)도 들어 있었다. 바울도 그랬다(행 16:16-18). 빌 쿡(Bill Cook)이 관찰한 바와 같이, “마귀의 반항을 마주한 사람들은, 그것이 박해든, 귀신 들림이든, 마술이든, 예수의 이름으로 두려움 없이 맞섰다.”

귀신 들림은 지금도 가능한가?

그런데 이 글에서 우리는 이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에도, 특히 북미에서, 귀신 들림이 일어나고 있는가? 세 가지 주의 사항을 미리 밝혀둔다. 첫째, 우리는 “사람의 마음이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이다. 그러므로 말씀 선포가 축사보다 우선한다”는 사실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둘째, 마귀는 신자를 사로잡을 수 없다. 다만 마귀의 압박이 너무 심해서 우리가 그렇게 느낄 뿐이다. (신자도 마귀에게 사로잡힐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논쟁은 이 기사의 범위를 넘어선다.) 셋째, 우리의 대적 마귀는 간계를 부리는 자(엡 6:11), 곧 특정 문화나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면 어떤 계략이든지 서슴지 않고 꾸미는 교활한 전략가이다. 사람을 사로잡는 짓은 마귀의 전략 중 하나일 뿐이며, 항상 그 핵심 전략이지는 않다.

이러한 주의 사항을 염두에 두고서, 우리는 오늘날에도 마귀에게 사로잡히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또 어떤 상황에서 그렇게 될 수 있는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혜롭게 판단해야 한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마귀의 그러한 활동이 세상 곳곳에서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영적인 힘이 인간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으며, 그러니 그런 영적인 힘을 달래거나 조종해야 한다고 믿는 정령 숭배자이다. 이런 종교 문화를 특징짓는 것은 두려움이며, 이런 데서는 귀신 들림을 통해 발현되는 영적인 힘이 두려움을 더욱 심화시킨다. (또 그래서 이러한 영적 갈등 현상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선교사들을 놀라게 한다.)

또한 이러한 문화는 영적 전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이며 영적 어둠이 가장 짙게 드리워져 있는 곳이다. 우리의 대적 마귀는 믿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고후 4:3-4), 그들을 암흑의 권세에 가두어 두고(골 1:13), 자기 권세 아래 두려고(행 26:18) 귀신 들림을 비롯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다 한다는 사실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이러한 문화권에서 단기선교를 하면서 나는 그곳의 신자들이 귀신 들렸다고 가리키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공통의 적, 다른 전략들

그러나 마귀가 북미에서 꾀하는 전략은 다른 것 같다. 우리는 C. S. 루이스의 이 경고를 깊이 새겨야 한다: “악마에 대해서 생각할 때 우리 인류가 빠지기 쉬운 두 가지 오류가 있습니다. 그 내용은 서로 정반대이지만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인 오류들이지요. 하나는 악마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악마를 믿되 불건전한 관심을 지나치게 많이 쏟는 것입니다.”[스크루테이프의 편지, 11]

흥미롭게도, 악마가 있다고 믿는 미국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들도 있고,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로 (특히 가톨릭 사제들의) 축사 의식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렇지만, 서구인의 사고방식은 루이스의 이 유명한 인용문 중 첫 번째 극단에 더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사탄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도 그 사탄이 파괴를 획책하는 진짜 위협적인 대적이라고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대적 마귀는 마귀의 실재나 힘을 의심하는 사람에게는 귀신 들림을 핵심 전략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 사람이 마귀를 알아보지도 못한 채 이미 미끄러질 수 있는데, 왜 굳이 귀신 들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겠는가?

이런 점이 마귀가 정령숭배 문화에서 하는 짓과 다른 중요한 점일 것이다. 마귀는 정령 숭배자들은 그를 더 두려워하고, 서구인들은 덜 두려워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마귀의 전략은 귀신 들림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나(나는 북미에서 일어나는 귀신 들림에 관한 믿을 만한 보고를 들었다), 이걸 강조하지도 않을 것이다. 마귀가 볼 때 북미 문화에서는 믿지 않는 자들을 자연주의, 독립, 우상 숭배의 속박에 가두어 두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다.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사도들이 전쟁을 경고하는 편지(예: 에베소서 6:10-17베드로전서 5:8)를 믿는 사람들에게 쓴 데는 이유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어두운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증인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적 마귀는 우리에게 화살을 겨눈다. 마귀는 두루 다니며 지도자들을 삼키고 하나님의 백성 사이에 분열을 조장하려 한다. 우리의 책무는 그리스도 안에 굳게 서고, 우리의 믿음을 실천하며 살아가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과 온 세계에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악마 사냥”은 이 임무의 일부가 아니다.

그렇긴 하지만 서구 신자들도 마귀에게 사로잡혔다고 할 만한 것을 마주할 때가 있을 것이다. 확신하건대, 우리가 매일(오늘부터!) 하나님과 어떻게 동행하는가에 따라 그날이 찾아왔을 때 우리가 취할 행동이 결정될 것이다. 우리가 기도하지 않고 믿음이 없으면 주님의 제자들처럼 실패하고 말 것이다(막 9:14-29). 그러나 우리가 건강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실하게 하나님과 함께 걸어간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셔서 어둠의 권세들을 다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건대, “하나님의 전신갑주”(엡 6:11)를 입는 것은 사탄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에 취하는 그런 응급 대응이 아니다. 매일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 우리는 항상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있어야 한다. [복음기도신문]

 우리의 책무는 그리스도 안에 굳게 서고, 우리의 믿음을 실천하며 살아가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과 온 세계에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악마 사냥 ’은 이 임무의 일부가 아니다 

척 로리스 (Chuck Lawless) | Southea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Wake Forest, North Carolina)의 전도·선교학 교수이며,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Louisville, Kentucky)에서 전도·교회성장학 교수로 재직했고, Spiritual Warfare in the Storyline of Scripture(B&H Academic, 2019) 등 여러 책의 저자이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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