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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통신] 부차 참상, 러시아 군인의 만행

▲ 부차에 사는 교인이 보내 준 참상들. 아름다운 도시가 잿더미가 되었다. 사진: 김태한 선교사 제공

우크라이나 리포트 (13)

키이우 북부지역 부차(Bucha), 이르핀(Irpin), 보르젤(Vorzel) 지역은 니꼴라이와 나타샤 등이 사는 지역이다. 그곳을 일시 점령한 러시아군을 격퇴한 우크라이나군과 마을로 들어간 BBC 기자가 영상을 공개했다. 현지인이 올린 다른 영상도 보니 거리에 죽은 사람들이 수도 없다. 뒤로 손을 묶인 채, 자전거를 타고 가다, 집에서 끌어내어 총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을 살해했으면 교회 옆에 50미터의 구덩이를 만들어 수백 구의 시체를 묻었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르기도 했다.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다.

그 거리의 상점들, 식당, 교회, 슈퍼마켓, 맥도널드, 쇼핑센터는 아내와 자주 다니는 곳이었다. 이 평화로운 도시의 주민을 왜 그랬을까. 그들은 민간인이 아닌가. 러시아군을 대항할 무기도 없는, 집 안에서 혹은 지하실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던 힘없는 이들이었는데. 참상을 둘러본 젊은 우크라이나 군인에게 기자가 질문한다.

“이 일을 저지른 러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들을 증오합니다. 깊은 마음 속에서부터 그들을 증오합니다. 전에 러시안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이 만행에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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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태한 선교사 제공

영상 끝부분에 과거에 이런 일을 본 적이 있으냐는 앵커 질문에 30년을 기자로 일해온 BBC 종군기자 보웬 대답의 요약이다.

“전쟁은 야만적이고 추하다. 그래서 국제 인도법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법이 전쟁 중에 지켜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계속 이 법을 위반하고 있다. 1990년대 그로즈니, 2015년 이후 시리아, 그리고 이곳에서 지난 몇 주간, 국제 인도법을 위반하고 전범 행위를 집단적으로, 개인적으로 때론 조직적으로 자행했다… 이 전쟁은 아직 승자와 패자가 없다. 언급하기 두렵지만, (우크라이나) 민간인은 앞으로 이런 일에 더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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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태한 선교사 제공

생존자들이 보인다. 전기, 통신, 가스, 식량도 없이 추운 날씨에 떨며 한 달 가까이 견디어 냈다. 그분들이 살아있는 자체가 기적이다. 한 노년의 여인은 우크라이나군을 보고 거리에 나와 울먹이며 고맙다는 말을 반복한다. 살아있는 것도, 자신을 찾아준 것도, 모든 것이 감사하기만 하다. 그 곳에서 그 모습 그대로 평생을 살아온 순박한 노인이 무엇 때문에 죽을 고비를 겪어야 했는지. 수백 명의 무고한 생명을 학살한 이유와 만행에 대해 누군가는 답하고 책임져야 하리라. 주민들의 옷을 보니 아직 추운 겨울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부차에 사는 우리 교인 니꼴라이, 나타샤 부부가 한 달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 가장 치열한 교전이 니꼴라이의 집 부근에서 벌어졌다. 3월 초, 통화하며 위험하면 교회로 와서 지내라고 했는데. 그 때 억지로라도 강요할 것을. 참혹하다. 슬프다. 그리고 분노한다. 이 전쟁, 주님, 속히 멈추어 주소서. <계속> [복음기도신문]

김태한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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