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주님이 하셨습니다.
오후 3시. 이쯤이면 아직은 배고플리가 없는데 동생(8)이 자꾸 배고프다며 먹을 게 없다고 짜증을 냅니다. 아니 분명 점심을 실컷 배불리 먹은 상태인데 이 녀석 마치 며칠 굶은 이성 잃은 사람처럼 짜증내는 거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먹을 게 없으니까 아직 요리 안 된 햄이든 김치든 닥치는 대로 주워 먹으려 했어요. 가만두면 안되겠다 싶어 다 뺏었습니다. 물론 더 성질내더군요. 순간 저도 갑자기 확 한소리 하려는 순간. 주님이 한 말씀을 생각나게 하셨어요.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0~21)
갑자기 이 말씀이 떠올랐어요. 물론 내 동생이 원수도 아니고 동생 머리에 숯불 쌓기도 싫었어요. 그냥 그 모습만 짜증날 뿐이죠. 근데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비록 내 동생이 짜증나고 짜증났지만 언젠간 주님께서 이 아이를 변화시키시겠지 하며 정말 이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그래서 “밥 줄까?” 했더니 바로 식탁자리에 앉더군요ㅋㅋ 원래는 그냥 밥에다가 김치만 주려고 했습니다. 근데 또!!! 주님께서 제게 이 말씀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십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마 5:39~42)
어이쿠 참. 네! 순종해야죠! 그래서 김치만 주려던 계획을 바꿔, 뭐 보잘것없고 형편없지만 주님의 사랑으로 김에다 달걀 후라이를 딱! 해줬습니다. 뭐 어떻게 해요?! 주님이 내 팬티까지 다 내놓으시라는데ㅜㅜ 순종했죠. 내가 제일 못하는 칼질. 그것도 사과 깎기를 정말로 못하는데 어떻게 합니까. 주님이 명령하셨는데…. 결국 내 온 정성 다하여 깎긴 깎았습니다. 어째 하나같이 다 못생겼냐. 그래도 먹을 순 있으니깐. 동생이 몇개 먹었어요.
근데, 밥 다 먹고 나니까 순한 양처럼 조용해졌습니다. ‘오늘 뭔 일 있냐’라는 표정이더군요. 참ㅋㅋ 자기도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못 듭니다. ‘선으로 악을 이기라’ 이 말이 정말 맞네요. 내 팬티를 원한다면 내 목걸이 팔찌 겉옷도 내어주라는 주님의 말씀이 오늘 진심으로 실제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일도 참 저를 순종케 하신 것도 주님이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주님께서 하실 것 이고, 또 행하실 주님만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오늘 이 일을 통하여 저를 깨닫게 하심.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주님이 하셨습니다.
유성근 형제(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