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마음으로 기도하고 싶어 지원했던 중보기도학교. 그저 나의 열심과 의로 기도했던 탑들이 한 주 한 주 지나가며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기도가 무엇인지 또 어떤 존재로 기도해야하는지 알게 된 6개월간의 ‘마라톤’이었습니다.
기도를 배우는 학교가 아닌 기도를 하는 학교라고 했는데, 실제 그랬습니다. 매주 월요일. 학교를 다녀온 후, 기도24·365와 여러 가지 중보 해야 할 제목들을 놓고 골방에 들어가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그 주에 배웠던 강사님들의 강의 내용이 떠오르면서 조금씩 기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먼저 시퍼렇게 살아있는 나는 죽고 내 안에 예수님이 기도하실 수 있도록 주인자리를, 왕의 자리를 내어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중언부언하던 기도가 말씀기도로 바뀌고, 이 기도가 실제로 이뤄질 것이란 믿음과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놀라운 변화였습니다. 강의 시간에 들었던 ‘기도시간은 내 자아가 철저하게 죽는 자리이며 또 내가 죽어야만 기도할 수 있다’는 말씀은 실제였습니다. 순종해보니 실제로 기도는 내가 죽어야지만 할 수 있었습니다. 복음이 실제로 누려져야 기도가 실제 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둘째,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정말 기도만 하는 사람으로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변하지 않는 가족들 때문에 답답하고 속이 상할 때면 예전에는 으레 감정을 드러내거나 분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골방에 들어가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기도자리에서 저를 내어드립니다. 그러면 가족들이 아닌 제가 바뀌어져서 나옵니다. 지옥에 갈 수 밖에 없는 죄인을 구원해주신 하나님 앞에 내가 누구를 정죄하고 판단할 수 없는 자임이 깨달아지니 그런 가족들을 사랑하게 되고 품어지게 되는 걸 지금도 경험합니다.
교회에서도 사역을 할 때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늘 마르다처럼 무언가 눈에 보이는 일에 집중하고 또 사람들의 인정과 주목을 받기위해 종노릇 했는데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기도로 나의 무능함을 정직하게 고백하고 하나님의 전능하심만을 구하는 중보자가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누리지 못한 자유함을 누리고 있습니다.
셋째, 기도내용이 달라졌습니다. 소원성취, 문제해결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어느덧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놓고 기도하는 자로 바뀌어져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고백들이 터져 나오고 하나님 마음이 어느새 제 마음이 되어함께 기뻐하고 통곡하게 됐습니다.
마라톤으로 비유했던 중보기도학교의 시간동안 기도의 참 맛을 아는 과정이 그리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지나면 그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이 충만하고 감격적인 예수님과 부활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기에 견딜 수 있었고 계속해서 달릴 수 있었습니다. 중보기도학교는 종강했지만 인생의 기도 마라톤은 결코 마칠 수도 수료도 없다는 걸 압니다. 예수님과 달리는 기쁨의 시간, 허락하심을 감사합니다.
[GNPNEWS]
유설희 (선한목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