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한 단어로 처음 접하게 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메시올로지’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당신께로 이끌기 위해 인내와 긍휼, 열정으로, 종종 엉망인 상황에서도 위대한 일을 행하신다는 뜻이다. 우리 인간됨에는 아름다운 면도 있지만 약하고 엉망인 면도 존재하는데 그런 와중에서도 하나님께서 놀랍게 개입하시고 역사하신다는 것이다. 돌아보니 나 자신의 인생도 그렇고, 흠결 많은 교회와 선교역사 모두에 ‘메시올로지’가 새겨져 있음을 본다.
국제선교단체 오엠을 세운 조지 버워가 지난 80년의 삶과 60여 년의 선교 사역을 돌아보며 몸소 체험한 주님의 은혜와 삶의 지혜를 나눈 책이기에 더욱 주목되었다. 반복되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적어도 내겐 책 한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밑줄을 긋고 새겨야 할 내용들로 가득했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걸어왔던 걸음과 삶이 내가 걸어가야 할 그것과 다름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고, 수없는 연약함 가운데서 더욱 부르심에 합당한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랐기 때문이리라.
그의 지난날의 삶과 사역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간결하지만 강력하다. 율법적이지 말라고, 독단적이어선 안 된다고, 계속해서 배우고 변화된 삶을 살며 진리 안에서 균형을 이루라고 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상황 속에서 이러한 실수들을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변화되어야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을까? 바리새인의 율법주의, 또 ‘나 아니면 안 돼’, ‘내가 하는 이 방법이 최고’라는 생각에서 전혀 벗어날 수 없는 경직됨. 나와 다른 사람, 다른 상황, 다른 적용들에서 배우려고 하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잘못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을 주님도 늘 옳다고 하실까? 아니다. 주님은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만 일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아니, 주님은 내가 원하지 않는, 내가 동의하지 않는 방법으로도 오히려 더 크고 위대한 주님의 일을 이루어가시는 분이시다. 유다와 다말을 통해서, 다윗과 밧세바를 통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엉망진창인 나를 통해서 주님이 이루어가시는 역사가 새롭게 이해되기 시작한다.
너무나 자주 사람들이 사실 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비판하는 일이 많음을 안타까워하면서 그는 여러 모양으로 권면하고 있다. 뒷담화나 입소문의 파급력에 주의하고 비난에 잘 대처하는 것, 모든 영역에서 훈련하되 배우는 과정에서 율법주의를 주의하는 것, 일에 대한 지나친 강요와 훈련은 사람들에게 가식과 이중생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믿음의 삶과 현실의 삶을 구분하지 않는 것, 영적인 강건함과 육신의 강건함을 함께 유지하는 것이다.
또, 일과 가정, 충전하는 것과 활동하는 것, 사람들에게 열정을 쏟는 것과 가족들과 함께 휴식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 나이가 들면서 배우는 것을 멈추게 되는 ‘시니어 증후군’을 조심하는 것,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연구하며 기도생활과 하나님과 동행하는 영적인 모든 영역에서 전력을 다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메시올로지로 이루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모든 영역과 관계에서 바라보면서 여유를 잃지 말라고 말이다.
그가 직접 언급했듯이 이 책의 결론적인 요점은 ‘십자가에서 이루신 일로 인한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긍휼하심’이다. 그것을 중심으로 이 책을 읽어나갈 때 선뜻 동의되기 어려운 부분이 정리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 각자가 여러 차례 엉망진창이었던 지난 시간들 속에서 유난히 빛나는 주님의 일하심이 있었기에 지금 이 모습으로 이 자리에 서 있음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래서 더욱 메시올로지의 은혜가운데 남김없이, 후퇴 없이,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 한 가지 분명한 확신이 있다. 십자가에서 날마다 생생히 죽고 사는 것. 그것이야말로 메시올로지의 은혜가운데 살아가는 비밀이 아닐까? [복음기도신문]
양동원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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