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눅 20:25)
정직한 수입신고
우리 회사는 유통을 하기 때문에 매번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한다. 10여년 전 의류 유통 두개의 시장, 미국과 유럽을 두고 기도하던 중 당시 가장 많이 찾고 있는 미국이 아닌 유럽 시장을 선택하게 되었다.
의류, 액세서리 등을 수입하기 위해서 이태리와 프랑스에서 해마다 진행되는 ‘박람회’장을 방문하며 세계시장을 흐름들을 보며 그 안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제품들을 수주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이 작업은 누군가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또, 우리 같은 소규모 업체들은 이렇게까지는 진행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이다. 보통은 국내에서 제작을 하거나 수입을 해서 유통하는 것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시장이라는 제한된 도매시장과 경쟁이 치열한 유통구조 때문에 아이템의 부재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발길을 해외로 돌리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위해서 많은 시간과 재정이 사용했다.
보통은 일년에 서너번의 유럽행 비행기에 탑승을 해야 하고, 따로 중국 출장을 하게 되면 일년에 2-3개월은 집에 머물지 못했다. 그만큼 제품의 부재가 한국 시장에서 심각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유럽과 중국을 다니게 됐다.
나와 아내는 당시에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던 그 시간에 우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아내와 함께 하는 ‘매일의 말씀 묵상’이었다. 한국에 있든, 외국에 있든 우리는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는 말씀 앞에 서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에 뒀다. 이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단번에 무너질 것을 알았다. 아침마다 말씀을 통하여 주님을 발견하고 주님이 인도해 주시는 길로 순종을 드리게 된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유럽과 중국에서 제품을 발굴하고 수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태리, 스위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각지에서 우리가 수주한 제품들이 한국으로 매 시즌 마다 수입을 하게 됐다.
이때 고민하게 된 문제가 있었다.
제품을 구매하는 가격에 운송비, 관세, 부가세를 포함하면 예상했던 소비자가격보다 너무 높아지는 가격 때문이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하여 먼저는 해외 운송사들과 협의를 하고 운송비를 낮춰 보려 A사에서 B사로 바꿔 보기도하고 하였지만 리테일 가격(소매가)을 낮추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가짜 인보이스를 만들라고?
그때 운송사 영업사원과 미팅을 하던 중에 제안을 하나 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수입원가’ 자체를 낮추는 ‘가짜 인보이스’를 만들어 통관을 진행하라는 말을 소심스레 내게 건넨 것이다.
왜냐하면 제품 단가에 13% 관세와 10% 부가세를 포함시키면 벌써 23%라는 금액이 올라가기 때문에 원가 자체를 낮추기만 한다면 그만큼의 세금도 줄기 때문에 그렇게 제안한 것이었다. 타사 업체들의 예를 들면 보통 제품 단가의 10%-20% 적용으로 가짜 인보이스를 만들어 제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 의류 유통을 하는 업체들은 대형유통을 하는 곳이나 소규모 업체들이나 모두 이러한 일이 ‘통상적’인 절차였다.
100유로를 수입한다면 이런 고민이 들지 않겠지만 매번 3-4만유로 정도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3만유로로 가정하여 20%로 신고하게 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금액은 6-700만 원 가량이 되기 때문이다.
잠깐 눈 감아 버리고 영업사원의 말을 따라 신고한다면 매건 5-700만 원, 일년을 치면 몇천 만 원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결과는 잠깐 계산기만 두드리면 나온다.
수입원가를 조정하는 일은 통상적이다. 그러나 이것이 법적으로 불법이다. 그리고 수입통관법에 따르면 이것을 어길시에 엄겨한 규제에 따라 처벌된다. 대부분 ‘회사’ 문을 닫을 정도로 엄한 법적 대응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 납부’를 정직하게 하는 것은 늘 상 갈등의 대상이 된다.
비즈니스 영역 속 예배자로… “정직” 필수요소
작지만 우리 회사의 운영방침은 ‘정직’이었다.
총제적 복음을 만난 이후 나는 비즈니스라는 영역 속에서 예수 생명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비즈니스 영역도 복음이면 충분하다고 고백하며 살아가게 하시는 주의 부르심을 입었다. 나는 사업을 위해 이 곳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주님은 이곳에서 주의 일을 감당하는 예배자로 살아가는 것으로써 나를 부르셨다.
그래서 사업을 운영하는 나에게 있어서 ‘정직’을 필수요소다. 주님을 영접한 내가 ‘비즈니스’라는 세상의 한 복판에 있다 하여도 세상 방법으로 사업을 할 수 없었다. 이전에 옛 사람이 하던 방식의 사업이 아니라 주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합당한 사업을 해야 했기에 모든 것에서 정직해야 했다.
이번 일은 한창 사업이 일어나고 있던 중에 부딪히게 된 문제였다.
회사는 얼마든지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제든지 이러한 거짓으로 그리스도인의 신분을 버릴 수 있는 여지가 세상엔 가득했다.
나 또한 인간으로서 이 생각을 안해본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에게 이 부분에 대하여서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전에 살던 나의 옛사람은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죽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내야할 세금이 있다면 난 그것을 정직하게 납부는 것으로서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이며,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마땅한 책임이기에 그렇게 순종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는 것을 세상에서는 통상적으로 ‘절세’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것이 정작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납부한 것에 대하여 다시 환급 받는 것에는 해당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세금 내기 아까워서 하는 모든 행위는 절세가 아니라 탈세 즉, 세금에 대한 도적질이며 궁극적으로 최고 권위자이신 하나님 앞에 합당하지 않는 범죄 행위이다.
주님이 불러주셔서 여기에 서있다
그럼 왜 사업을 하나? 뭐가 남아?
그때 하는 말이 있다.
“다만 주님이 불러주셔서 여기에 서 있다”
이런 말을 지인들이나 협력하는 업체들과 나눌 때, 대부분은 ‘그럼 왜 사업을 하나’라고 반문한다. 또는 그렇게 하면 나에게 ‘뭐가 남느냐’고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내가 이 사업을 하는 이유가 ‘이익을 많이 남겨서’ 하나님을 위하여 무엇인가 드리기 위함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이 영역에 불러 주신 주님 때문에 여기에 서 있다고 말할 뿐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사업을 전심으로 한다. 왜? 나를 불러 주신 자리이며 내게 맡기신 일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곳에서 예상치 못한 역경과 고난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러나 내게 맡겨 주신 이 일을 감당하며 사는 나는 참 행복하다.
잘해서, 많이 벌어서, 세상에서 이름을 알려서라는 세상의 가치관은 내게 없다.
오히려 난 이 영역에서 세상 어떤 기업보다 느리게 걷는다. 사업을 확장하려고 애를 쓰지도 않는다. 그저 함께 하는 지체들과 오늘도 일터에서 주님과 함께 행복한 걸음을 걷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주님은 나 혼자 걸어가는 것이 애처로워 보이셨는지 이미 두 명의 선교사를 보내주셔서 함께 살고, 일하며,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 완성을 위하여 이 영역에 서 있게 하셨다.
우리는 비즈니스라는 영역에 순종한 것이 아니라 ‘복음 앞에 순종’ 한 것이다. 때문에 사업의 흥망성쇠에 우리의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우리는 끝까지 비즈니스 영역 안에서 예수그리스도께 순종하며 주님 오실길을 예배할 것이다.
우리는 정직하신 하나님께서 정직한 자를 도우시는 그분의 은혜로 오늘도 부르심을 따라 느리게 걷고 있다.
비록 나는 완전하지 않지만,
내가 받은 복음은 ‘세금납부’ 따위에 타협할 복음이 아니며,
내가 받은 복음은 세상의 어떤 가치와 희석될 복음 아니라
이 세대를 다시 새롭게 할 유일하고 완전한 복음이다. [복음기도신문]
조상국 | 1997년부터 ‘mission’이라는 의류 유통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17년에는 oikonomos mission 단체를 설립하고 비즈니스 영역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청지기’를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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