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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TGC 칼럼] 바쁨, 그리고 참 안식

Ⓒ 박계환

“ 예수께서는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아셨다. 그는 많은 선한 일들을 하실 수 있으셨으나 반드시 그 자신이 그 모든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계셨다 ”

수년간 마가복음의 이 본문이 내 마음을 압도했다.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 시몬과 및 그와 함께 있는 자들이 예수의 뒤를 따라가 만나서 이르되 모든 사람이 주를 찾나이다 이르시되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 하시고 이에 온 갈릴리에 다니시며 그들의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고 또 귀신들을 내쫓으시더라(막 1:35–39)

예수님은 나를 놀라게 한다. 그의 성육신, 부활, 승천, 승귀(昇貴)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들이 실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랍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예수님의 삶에서 보이는 평범한 것들이다. 예수께서는 경솔한 말씀을 하신 적이 한 번도 없었고, 하루도 낭비하지 않았으며, 아버지 하나님의 계획으로부터 결코 벗어나지 않으셨다. 나는 지금껏 예수님이 정말로 바쁘셨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깜짝 놀라곤 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만 바쁘셨다. 

우리 대부분은 복음서 기록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예수님이 정말 바쁜 분이셨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마가가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는 “즉시”이다. 3년간 예수님과 제자들은 정말 치열한 삶을 살았다. 한 가지 일이 끝나면 다음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가복음 1장에서 공생애를 시작하시자마자 예수께서는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더러운 귀신을 꾸짖고,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시고, 또한 밤늦게까지 각종 병자들을 고치고 귀신들을 쫓아내신다(1:14–34). 식사할 겨를도 없으셨고 예수님의 친족들이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였다(3:20–21). 군중들이 늘 예수님께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항상 그를 찾았고, 예수님은 그들에게 그의 시간과 보살핌을 주셔야 했다. 복음서를 읽어보면 3년의 공생애 기간 동안 예수께서는 거의 매일 가르치시고, 병을 고치시고, 귀신들을 쫓아내신 것 같다.    

예수님을 명상에만 빠져 사는 뭔가 신비로운 선생쯤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만일 예수께서 오늘날 육신을 입고 오셔서 사역하신다면 그 누구보다도 이메일을 많이 받으실 것이다. 사람들과 미디어가 예수께 몰려와 그분의 관심을 받으려 아우성일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겪는 인생의 어려움들을 모른 체하며 고고한 삶을 누리지 않으셨다. 예수께서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셨으나 죄는 없으셨다(히 4:15). 예수님 역시 죄가 될 정도로 바쁜 삶의 유혹에 노출되셨다. 

하지만 죄를 짓지 않으셨다. 바쁘신 분이었으나 그로 인해 제정신이 아닌 듯 지내거나, 염려하거나, 짜증을 부린다거나, 교만해지거나, 시기하거나, 덜 중요한 일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셨다. 가버나움에 사는 이들이 모두 예수님의 치유의 손길을 기다릴 때에도 예수께서는 한적한 곳으로 나아가 기도하셨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빨리 다시 사역을 시작하시라 종용했을 때 그는 다른 성읍으로 가 가르치셨다. 예수께서는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아셨다. 그는 많은 선한 일들을 하실 수 있으셨으나 반드시 그 자신이 그 모든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계셨다.  

예수께서 우선순위를 주도면밀하게 조정하셨다면 우리 역시 그래야 마땅하다. 우리에게 주신 사명에 집중하는 것을 우리의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일들이라고 해도 거절해야 할 때가 있다. 우리는 또한 안식을 취하고자 애써야 한다. 

약 5년 전, 나는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달았다. 어릴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고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내내 달리기를 즐겼지만 세월이 흐르고 체중도 늘면서 운동을 점점 멀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친구 한 명과 함께 철인삼종경기(triathlon)에 등록을 했는데 우리 둘 중 누구도 해본 적이 없던 모험이었다. 그래서 주일을 제외하고 주중에는 매일 수영, 자전거, 그리고 달리기를 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정말 즐거웠다. 여전히 그렇다. 지난 5년간 내가 한 가장 뿌듯한 일 중 하나이다. 해야 할 일 목록을 내려놓고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더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 

내가 운동이 일종의 “안식”이라는 걸 배우긴 했지만, 당신이 실제로 안식하지 않는다면 운동으로부터 유익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운동에 그리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새롭게 시작한 내 운동 분야에 대해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수영, 자전거, 그리고 달리기에 관해 지난 5년간 적어도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 그 책들이 말하는 바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운동을 해보려고 결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방해물은 의지력이나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바로 쉬는 것이다. 운동을 할 때 심장과 폐는 압박을 받는다. 근육 활동은 최대치가 되고, 심지어 미세한 파열도 생긴다. 운동 자체는 당신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지 못한다. 운동을 마치고 쉬는 그 때에 당신의 몸이 비로소 강해지는 것이다. 당신 몸이 아마 이렇게 말 할 것이다. “휴우, 힘들었다. 이쪽에 근육을 좀 더 만들고 다음번에는 지방을 더 태워야겠어. 혈액순환을 더 보강하고 폐활량을 늘려서 산소량을 증가시켜야지.”    

프로 운동선수가 쓴 여섯 가지 훈련 법칙을 어떤 잡지에서 읽었다. 처음 법칙 세 개의 내용은 쉽게 말해 당신의 능력 이상으로 훈련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여섯 번째 법칙은 지금보다 더 많이 수면을 취하라는 것이다. 육체가 그러하듯 영적인 몸도 마찬가지이다. 더 크고 어려운 도전을 감당하기 위한 당신의 육체, 지성, 그리고 감성은 매일 당신이 당신의 한계 이상으로 그것들을 몰아칠 때 극대화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생활에서의 훈련처럼, 휴식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성장할 수 없다.  

일반적인 쉼이나 구체적인 안식일의 쉼에 대해 논할 때면 율법주의에 빠지기 쉽다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조심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 하나님의 선물을 무시하는 것이 더 큰 위험이다. 안식일에 대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첫 번째 사실은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날이든, 우리가 그것을 누릴 수 있는 믿음만 있다면, 쉼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 

“ 안식일에 대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첫 번째 사실은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복음기도신문]

케빈 드영 Kevin Deyoung | 노스캐롤라이나주 마태에 위치한 Christ Covenant Church의 담임 목사이자. 미국 TGC의 이사. University of Leicester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고, 현재 샬롯에 위치한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의 조직신학 부교수. Just Do Something을 비롯하여 여러 권의 책을 저술.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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