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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칼럼] 대체신학인가 성취신학인가? (4)

이 글은 아신대학교(ACTS) 중동연구원이 발간하는 [중동연구] 제5권(2021)에 실린 정형남 교수의 <대체신학 이슈와 초림 예수의 즉위 연구> 전문으로, 연구원의 허락을 받아 연재되고 있습니다.<편집자>

2. 베드로의 신앙 고백과 예수의 2차 즉위식

베드로의 고백 사건(마 16:13~28; 막 8:27~9:1; 눅 9:18~27)과 예수의 변화 산 사건(마 17:1~13; 막 9:2~-12; 눅 9:28~36)이 약 일주일 차이로 각각 일어났다. 예수께서 약 일주일 전에 그의 신앙을 고백한 베드로와 그의 두 동료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셨다. 예수께서 기도하던 중에 용모가 변화되고 옷이 희어져 광채가 났다. 하늘로부터 모세와 엘리야가 내려와 예수와 더불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피곤하여 졸고 있던 제자들이 온전히 깨어나게 되었다. 그들이 예수의 영광과 모세와 엘리야를 보았다. 그들이 예수와 대화를 마치고 떠나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베드로가 급히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곳이 좋사오니, 우리가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를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사이다”라고 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다음과 같은 소리가 울렸다.

이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저의 말을 들어라(마 17:5; 막 9:7)
이는 나의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눅 9:35)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벧후 1:17a).

앞 장에서 우리는 이와 같은 하늘의 소리를 예수의 1차 즉위식에서 선포된 하나님의 선언으로 이해하였다. 마찬가지로 두 번째의 소리도 그의 2차 등극식에 선포된 하나님의 선언이다. 예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로 대표되는 구약의 백성들뿐만 아니라 베드로, 요한, 야고보로 대표되는 신약의 백성들을 위한 메시아 왕국의 왕으로 즉위하셨다. 그 후 모세와 엘리야는 다시 하늘로 돌아가고 예수와 그의 세 제자는 산에서 내려왔다. 그때 예수께서 “인자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기 전에는 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마 17:8; 9:8)라고 하셨다. 

1) 예수의 2차 즉위식과 모세

이 세상을 이미 떠난 모세와 엘리야가 얼굴이 해같이 변형되신 예수 앞에 각각 나타난 후, 예수와 더불어 “장차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별세(別世)하실 것”에 대하여 말했다(눅9:30~31). “별세”는 헬라어로 EXODUS(엑소도스)이다. 그 말은 모세와 그 백성의 출애굽을 나타내는 단어로 사용되었다.[1] 모세는 두 번에 걸쳐 엑소도스를 하였다. 한번은 그 혼자서 하였고, 또 한번은 그의 백성과 함께하였다. 모세는 예수님의 엑소도스라는 메시지를 선포하기에 가장 적합한 자였다.[2] 바울은 모세와 함께 엑소도스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은 자들”이라고 했다(고전 10:1~2).[3] 그들은 모세와 함께 엑소도스를 경험하였지만, 애굽의 바로에게 속한 자들은 모두 다 홍해 바다에 빠져 죽었다.

요한계시록 15장에 따르면, 모세에게 속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넜던 것처럼,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참 이스라엘 백성이 영적인 홍해라고 할 수 있는 유리 바다를 건넌다.[4] 이 유리 바다는 짐승에게 속한 세상 사람들에게는 심판의 바다가 되지만,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들에게는 구원의 바다가 된다. 모세와 함께 유월절 어린 양의 피로 구속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너서 하나님을 찬양했던 것처럼,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받은 참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늘의 홍해라고 할 수 있는 유리 바다를 건너서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어린 양의 노래”를 부른다(계 15:3).[5] 하나님께서 애굽인들에 의해서 거절당했던 모세를 사용하시어 이스라엘을 구원하셨던 것처럼, 유대인들에 의해서 거절당했던 예수 그리스도를 사용하시어 참 이스라엘을 구원하신다. 요한계시록 15장은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것에 상응하는 순교를 통해서 하늘로 들어가는 순교자의 본문이다.

출애굽기 15장에서는 하나님의 전능한 심판과 구원행위가 이방 민족에게 두려움이 되지만, 요한계시록 15장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즉 열방들이 회개하여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어 하나님을 경배하게 된다는 것이다(계 14:7).[6] 요한계시록 15장의 모세의 노래는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새로운 출애굽을 하나님께서 그 대적들을 심판하심으로써 이스라엘을 해방시키는 사건으로 보지 않고 만국(의 백성들)이 참 하나님을 알게 되는 사건으로 재해석하고 있다(계 15:3,4).[7] 순교자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죽음과 정당함의 입증을 통해 성취하신 승리를 찬양하는데, 자신들의 순교를 통해 열방에 가져온 효과, 즉 모든 열방이 하나님을 경배하게 된 것을 송축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희생으로 모든 열방으로부터 한 민족을 구원해내고 그들을 하나님 자신의 백성으로 삼아주셨으며(계 5:9),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 백성들이 순교를 통해 그리스도의 희생에 참여함으로 열방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였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우주적인 왕국이 도래하게 되는 방법이다.[8] 유대교는 종말(Endzeit) = 태초(Urzeit)의 역사이해 원칙에 따라 출애굽의 구원을 종말의 복된 상태의 회복으로 보고 금송아지에 대한 우상숭배를 아담의 원죄와 비교했으며, 종말의 구원은 제2의 엑소도스로서 종말의 복된 상태의 회복으로 기대하였다.[9] 김세윤은 이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신약성경도 예수의 죽음을 제2의 출애굽 구원으로 해석함으로써 그것이 종말론적 구원의 사건이었음을 나타낸다. 그래서 예수를 제2의 모세(아니-또는 모세를 능가하는 하나님의 계시자)- 구원자 – 로 해석하고(마 5:1f, 21~48; 요 6장; 히 3장), 그의 죽음을 “유월절 양”으로 해석하고(고전 5:7; 요 1:29; 19:14), 시내 산 언약(출 24:8)을 대치한 새 언약을 세운 제사로 해석하며(막 14:24; 히 10장), 그의 죽음이 가져온 구원을 출애굽의 구원이 시사한 종말론적 구원의 완성으로 선포한다(롬 10:4ff; 고전 10:4ff; 고후 3:1ff; 갈 4장).[10]

구약의 많은 인물 중에서 모세와 엘리야만이 예수의 이차 등극식에 참여할 특권을 가졌다. 도날드 거스리는 모세와 엘리야는 율법과 선지자를 각각 대표한 자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11] 하워드 마샬은 둘 다 이 세상을 신비적인 방법으로 떠났으며 종말론적 기대의 안목에서 다시 나타날 자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라고 한다.[12] 도날드 해그너는 둘 다 시내 산(또는 호렙 산)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만나 뵙고 대화를 나누었던 자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13] 모세와 엘리야는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 예수처럼 부활의 몸을 덧입게 될 두 부류의 사람을 각각 대표한다는 것이다. 모세는 죽은 자들을 위하고 엘리야는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모세가 선택되게 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엑소도스를 위한 주인공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엑소도스를 논할 수 있는 최적격자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엘리야가 선택되게 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2) 예수의 2차 즉위식과 엘리야

구약 성경에 따르면, 메시아가 와서 그 백성들 곧 참 이스라엘을 창조하여 메시아 왕국을 세우는데, 이 메시아가 오기 직전에 엘리야가 먼저 와서 메시아의 길을 예비하게 된다(말 4:5~6). 예수의 제자들이 변화산 사건 현장에서 엘리야의 출현을 목격하고 입을 모아, “그러면 어찌하여 서기관들이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하리라 하나이까?”(마 17:10)라고 질문하였다. 그들은 메시아 되시는 예수는 이미 오셨는데, 왜 엘리야는 아직 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궁금히 여기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때마침 엘리야가 온 것을 보고 엘리야가 메시아보다 더 늦게 온 것이 아닌지 생각했음이 분명하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미리 알고 계셨기 때문에, 엘리야가 메시아보다 먼저 와서 모든 일을 회복하는 것이 마땅하며, 엘리야는 이미 와서 고난을 받았다고 말씀하셨다(마 17:11~12). 이에 그들은 다름 아닌 세례 요한이 곧 엘리야임을 깨닫게 되었다(마 17:13). 만약 베드로의 제안대로 초막 셋이 지어졌더라면,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는 어느 초막에 제일 먼저 들어가고자 하였을까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면, 그 답은 엘리야이다. 세례 요한은 예수의 1차 즉위식인 세례식 때 귀히 쓰임 받았던 자이다. 예수께서는 그의 2차 즉위식에서 세례 요한이 곧 엘리야임을 밝히셨다.

 3) 예수의 2차 즉위식과 베드로

베드로의 고백 사건과 예수의 2차 즉위식은 세 가지 면에서 관련이 있다. 첫째, 베드로로부터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을 받았던 예수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이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요…”(마 17:5; 막 9:7; 눅 9:35; 벧후 1:17)라고 확증하셨다. 둘째, 예수께서 시몬의 고백을 받고 난 다음 예루살렘에 올라가 제사장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을 말씀하셨는데(마 16:21), 모세가 엘리야와 함께 등장하여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장차 별세하실 것이라고 확증하였다. 셋째, 예수께서 베드로의 신앙 고백을 받고 난 다음 자신이 예루살렘에서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 삼 일에 살아나야 할 것(마 16:21)과 천사들과 함께 다시 오겠다고 하셨는데(마 16:27), 예수께서 산에서 2차 등극식, 즉 변형 사건은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에게 예수의 부활과 그의 재림을 미리 맛보도록 하는 사건이 되었다(마 16:27; 막 8:38; 눅 9:26). 예수께서 죽기 전에 자신이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볼 자도 있을 것이라고 하신(마 16:28; 막 9:1; 눅 9:27) 말씀은 약 일주일 후에 있게 될 변화 산에서 거행될 그의 2차 즉위식을 염두에 두고 하셨던 말씀임이 분명하다.[14] <계속> [복음기도신문]


[1] D. A. Carson, Walter W. Wessell, & Walter L. Liefeld, Volume 8(Matthew, Mark, Luke), Expositor’s Bible Commentary, (Grand Rapids: the Zondervan Corporation, 1984), 925.

[2] 위의 책, 925.

[3] 한편, 사도 베드로는 노아 홍수 사건을 노아와 더불어 그의 가족 8명이 물로 세례를 받은 사건으로 해석하였다(벧전 3:20-21).

[4] 이필찬, 『요한계시록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울: 성서유 니온, 2002), 126.

[5] 이필찬, 『내가 속히 오리라』, (서울: 이레서원, 2006), 655.

[6] Richard Bauckham. The Theology of the Book of Revelati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1998) 102.

[7] 위의 책, 102.

[8] 위의 책, 102.

[9] Billerbeck, IV, 886ff; N.A. Dahl, Christ, Creation and the Church, The Background of the N.T and Eschatology, C.H. Dodd FS (Cambridge, 1956), 424-429. 김세윤의 책 『예수와 바울』, 201에서 재인용.

[10] 김세윤, 『예수와 바울』, 201.

[11] Donald Guthrie, 『메시아 예수』, 정광욱 역 (서울: 아가페 출판사, 1989). 227.

[12] I. Howard Marshal, 384. The Gospel of Luke (Grand Rapids, Michigan: William B. Eerdmans Publishing Company, 1978)

[13] Donald Hagner, Matthew 14-28 (Dallas, Texas: Word Books, Publish -er, 1995), 493.

[14] John Nolland, Luke 9:21-18:34, (Dallas, Texas: WBC, 1993), 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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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 아신대학교(ACTS) 선교대학원 교수 및 GMS 아랍권 선교사(천안장로교회 파송. since 1989). 그의 책으로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CLC, 2009)과 아랍권 및 이슬람권 선교와 관련된 여러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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