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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통신] “도와주세요”

ⓒ 오영철 선교사 제공

“도와 주세요” 이 말은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일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며칠 전에 신학교 학장으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았다. 신학교 사택보수공사 마무리에 필요한 물품자재 비용 2만 받(660달러) 중 1만 받(330달러)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이 메시지를 받고 고민이 되었다. 그들의 요청대로 도와주는 것은 빠르고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동시에 이런 과정이 의존성을 더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이 신학교에 가장 좋은지 지혜가 필요했다.

그 사택보수 공사에 대하여서는 잘 알고 있었다. 신학교 교수회의와 운영위원회에 참석하여 처음 의논과정부터 참여하였기 때문이다. 사택보수공사이지만 사실은 거의 완전히 새로 짓는 공사였다. 신학교 사택들이 50년이 넘어가면서 수명이 다하고 있다. 나무로 건축하였기에 흰개미가 나타나 갉아먹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다. 그 동안 여러 번 흰개미 공격을 받았다. 수리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다. 나무 2층집을 시멘트 1층집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방학 때 1학년 학생들이 남아서 공사를 했다. 허락된 예산이 5만 받(약 1600달러)이다. 제한된 예산으로 공사를 하니 절약에 절약을 거듭했다. 일단 학생 일당은 들어가지 않았다. 기존의 건물에서 슬레이트 같은 것은 다시 사용하였다. 필요한 나무는 학교에 심겨진 티크목을 잘라서 사용하였다. 혹시나 했는데 재정이 부족했다. 세 개의 방과 부엌 그리고 화장실까지 제법 규모가 있는 집이었다. 자재비 구입에도 부족한 것이다. 중간에 1만 받을 추가하였지만 역 부족이었다. 앞으로 순수하게 건축 자재비 추가구입가격이 2만 받이었다. 사실 8만 받(2600달러)에 이런 집을 지을 수 있는 것도 놀랍다.

부족한 2만 받 중 1만 받을 나에게 요청하였다. 고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장기적으로 학교에 유익할지 생각하였다. 내가 도와주기 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이번 지원 건은 한국에 있는 카렌 자비량선교사 3명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도움의 요청을 내가 나서지 않고 글랫학장이 먼저 하고 나는 필요한 부분을 돕는 방식으로 했다. 그랬더니 요청 편지를 써서 보내주면서 나에게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카렌 청년들이 그런 편지를 뜬금없이 받으면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았다.

“이렇게 보내기 전에 먼저 학장님과 그들 사이에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방법을 제안하였다. 그들은 이미 1년에 1만 받(330달러)이상 신학교를 위하여 특별 헌금을 하는 청년들이니 먼저 감사를 표시하라고 했다. 그리고 보수공사의 상황을 설명하고 혹시 요청서를 보내도 되느냐고 질문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나도 연락을 해서 액수에 관하여 제안 할 것이라고 했다.
“좋은 생각입니다.”
학장이 밝은 목소리로 답을 했다. 그날 저녁 한국에 있는 세 명의 형제들에게 전화를 했다. 안부를 묻고 학교 지원에 대한 감사를 하였다. 그 날 밤에 신학교 학장이 연락을 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어제 메신저로 예기치 않은 영수증 파일 하나를 받았다. ‘짜뚜롱’이라는 청년이 보낸 것이다. 1만 받(330달러) 헌금을 사택수리비로 보낸 것이다. 그는 학장으로부터 건물 수리비 요청 부탁을 받았을 때 큰 고민을 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굳이 재차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드림’의 복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는 매달 1000받씩 신학교를 위하여 헌금하고 있다. 이번은 특별헌금을 다시 한 것이다. 어제 밤에 ‘사왕’에게 연락을 하였다. 학장과 연락을 다시 주선했다. 한 시간 뒤에 통화를 하니 그도 1만 받 헌금을 한다고 했다. 다른 형제인 ‘손찓’도 헌금을 한다고 하였지만 이번에 할 필요가 없었다. 학교에서는 1만 받을 나에게 요청하였는데 청년 두 명이 두 배의 헌금을 해 버렸기 때문이다. 손찓에게는 내년에 하라고 부탁했다.

선뜻 헌신한 형제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들은 한국에서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있지 않다. 한 달에 200만 원 안팎의 급여를 받는다. 기본적으로 십일조를 할 뿐만 아니라, 신학교를 위한 헌금과 총회선교 사역을 위한 헌금을 하고 있다. 신학교를 위한 헌금은 1년에 1만 2000받(400달러)정도인데 작은 액수가 아니다. 이런 특별요청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사실 나도 그렇게 자신 할 자신이 없다. 존경스러운 자세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하면서 다시 느끼는 것이 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필요를 그들 가운데 이미 많이 준비해 놓으셨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확인하고 스스로 하게 되면 외부지원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다. 단지 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인 의식, 자아 존중감, 드림의 축복을 세워가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더욱 깊게 고백한다. 외부의 지나친 지원은 이런 중요한 축복의 기회를 빼앗아갈 수 있다.

서로 돕는 것(갈 6:2)은 하나님의 뜻이다. 긴급구호나 사람을 세우는 일에 서로 자원을 힘써 나누어야 한다. 생명에 위협을 받는 연약한 지체들을 위한 도움을 지체하지 않을수록 좋다. 사람을 세우고 리더십을 계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지원영역이다. 동시에 하나님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 또한 하나님의 뜻이다. 자기의 짐을 져야 하며(갈6:5) 그 과정에서 헌신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이번에 신학교 사택건축을 위하여 헌신한 두 명의 카렌 청년이 그런 경우이다.

사실 재정의 필요를 나누는 것이 쉽지는 않다. 글랫 학장은 성격상 이런 요청을 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 신학교 여러 일들에 대하여 선교사에게 요청하는 것은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신학교가 이곳에 시작될 때 미국 침례교 선교사들의 모금에 의해 시작된 것이 원인인 것 같다. 지역 교회 일은 스스로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태국 카렌의 경제적 상황이 더 좋아졌는데, 이런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이번에 결론적으로 글랫 학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한국에 나간 카렌형제들에게 직접 설명을 하고 요청했다. 그리고 준비된 두 청년은 힘에 지나친 헌신을 하였다. 나는 중간에서 그냥 거들기만 했다.

오늘 한국에 있는 카렌 청년으루부터 받은 헌금을 글랫 학장에게 전달하였다. 헌금에 대한 도전을 준 그에게 수고하였다고 격려해 주었다. 감사편지를 조금 더 의미 있게 쓰고 건축 사진들도 보내주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하였다. 같이 감사기도 하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편지를 보냈다. 내용도 좋고 형식도 좋다. 이어서 건축하는 사택의 사진들도 찍어서 보내준다. 헌금한 두 형제에게 보내면서 나에게 보내는 것이다. 이번 모금에서 그는 보조자가 아니라 주인으로 잘 감당하였다. 주인역할을 하는 글랫 학장을 지켜보니 은근히 기쁘다. 내가 모금하여 전달 할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은 것은 웬일일까? 어린아이처럼 요청하지 않고 어른으로서 장성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복음기도신문]

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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