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TGC 칼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 안호성

“ 순서를 바로 잡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우리의 인간적인 노력만으로는 결코 전능하신 하나님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보기에 따라서 이 구절은 바울이 쓴 서신서의 그 어떤 글보다 놀라운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다른 사도들보다 자신이 더 열심히 사역했다는 말이다. 부끄러워 하지도 않고 또 쑥스러워 하지도 않으면서 바울은 지금 자기가 과거에 예수님과 함께 사역했던 선택받은 사람들, 그 누구도 게으르다는 말을 들은 적 없는 그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했다고 담담하게 사실을 열거하고 있다.

바울의 서신서와 사도행전을 보면, 바울이야말로 정말로 여간해서 만나기 힘든 에너지와 열정을 가지고 사역한 사람이다. 아마도 그는 선천적으로 다른 사람들과는 아예 다른 종류의 열정을 가지고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반복해서 바울은 자신의 그 희귀한 열심을 칭송해야 할 예외적인 업적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본받기를 바라는 모범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바울이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기억되는 점은 그의 열심이 아니라 그가 드러낸 놀라운 진리, 우리가 흔히 “믿음만으로 얻는 의로움”이라고 부르는 교리다. 바울은 가장 열심히 살았지만 동시에 그가 가르친 진리는 이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애쓰고 노래하고 또 환난을 극복하면서 경주를 힘껏 달린다고 해도, 그런 노력만으로 하나님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역자들이 온 힘을 다해서 사역하는 삶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도 이제는 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은 다 그리스도의 것이다”라고 고백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은혜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선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첫 번째로, 완전한 용서

순서를 바로 잡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우리의 인간적인 노력만으로는 결코 전능하신 하나님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완전하고도 최종적인 인정, 다른 말로 해서 ‘칭의’는 오직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만”(롬 3:24) 가능하지 결코 인간의 노력 또는 공로로 받을 수가 없다(롬 3:28).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을 선택하는 것은 “달음박질 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심”(롬 9:16)으로만 말미암는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한 것은, 하나님이 최종적이고 결정적으로 그의 백성으로 승인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믿음 때문이지 결코 우리의 공로 때문이 아니다(롬 4:4–5; 딤후 1:9; 딛 3:5).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의 믿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안식이 되고 노력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가 된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에게 다 그에게로 와서 쉼의 선물을 받으라고(마 11:28) 초청하셨다. 그리고 이제 이런 안식의 바탕 위에서 하나님은 실로 놀랍고 때로는 초월적인 열망을 우리 속에 불어넣음으로, 우리가 다른 이들의 유익을 위해서 힘써서 사역하도록 하신다.

이제는 새로운 능력으로

믿음으로 그리스도에게로 오는 것은 단지 의롭다함만이 아닌 다른 선물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약속된 성령”(엡 1:13)이다. 성령님은 단지 우리 안에서 의롭다함을 받게 하는 믿음만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새로워진 삶을 선물한다. 새로운 욕망, 새로운 끌림, 새로운 본능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다.

아무리 믿음 안에서 안식을 누리게 되었다고 해도 바로 이런 성령님으로 인해서 우리는 결코 게을러질 수는 없게 되었다. 그 대신 바울이 말하는 것처럼, 성령님은 이제 우리를 “선한 일에 열심을 하는 자”(딛 2:14)로 또 “선한 일을 위해서 언제라도 준비가 된 자”(딤후 2:21; 3:16–17; 딛 3:1–2)로, “다른 이들의 유익을 위해서 언제라도 헌신하는 자”(딛 3:8, 14)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노력으로는 결코 전능한 하나님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미소는 오직 예수님을 통해서만 볼 수 있음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이제 자유함을 누리면서 얼마든지 에너지와 시간, 그리고 모든 능력과 관심을 오로지 다른 이들을 축복하기 위한 곳에 쓸 수 있게 되었다.

바울의 노력과 맞먹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기 고린도전서 15장 10절, 바울이 자신을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묘사한 구절 안에서조차 바울의 열심을 보면서 은근히 열등감을 가질 수 있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단어 하나를 찾을 수 있다. 그는 다른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라고 쓰면서도 또한 동시에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다른 서신서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바울은 그가 겉으로 보기에 지치지 않고 사역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하나님이 그의 안에 계시기 때문이라는 고백을 했다(빌 2:12–13; 골 1:29). 바울이 이룬 모든 사역은 그의 능력이 만든 결과가 아니다. 오직 그리스도가 그를 강하게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딤전 1:12; 빌 4:13).

나는 이것을 붙잡는다

바울은 아마도 오늘날 가장 열정적이고 공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하나님과 상관없는 모든 노력은 결국에는 다 헛된 것이라는 진리로 강하게 도전할 것이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 때때로 게으름 때문에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바울은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한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영어 성경에는 ‘행하게’가 ‘걷게’라고 되어 있다 – 역자 주) 하려 하심이니라”(엡 2:10). 걷자, 우리 뛰지 말고 걸어가자.

우리의 하나님은 결코 우리 혼자 애쓰고, 노래하고 환란을 극복하고 또 경주를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신다. 그는 이 세상이 지어지기도 전에 이미 우리를 위해서 좋은 은사를 준비해 놓으셨고, 또한 우리에게 성령님을 주심으로 그 은사가 우리를 통해서 더 크게 쓰이도록 도우신다. 하나님은 달리다가 쓰러지는 경주를 하라고 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와 함께 걷자고 그리고 결국에는 기쁨에 차서 이렇게 고백하라고 하신다. “내가 아닌 내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이 이루셨습니다.”

“ 성령님은 단지 우리 안에서 의롭다함을 받게 하는 믿음만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새로워진 삶을 선물한다. 새로운 욕망, 새로운 끌림, 새로운 본능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다 ”

데이비드 매티스 David Mathis | desiringGod.org의 주필이며, 미네아폴리스에 있는 Cities Church의 목사이다. ‘은혜받는 습관’의 저자.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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