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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칼럼] 약한 자가 강한 자 섬기기

카렌교회 예배현장. 사진: 오영철 제공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태국에서 주(主)민족인 타이민족을 위한 선교적 공동체’, 이것은 소수부족인 카렌과 사역하는 나의 비전이다. 지난 200년간의 선교는 강대국의 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가 약소국으로 선교사역을 하였다. 소위 ‘강함에서 약함으로의 선교’이다. 내가 소망하는 것은 기존의 방향과는 대조적이다. ‘사회적 약자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강한 대상을 위한 선교’라고 할 수 있다. ‘약함에서 강함으로의 선교’이다.

이것은 태국의 교회 상황과 관련이 있다. 태국에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약자들인 소수부족 가운데 교인들 비율이 훨씬 높다. 주민족인 타이민족의 기독교인 비율은 전체인구 중 0.3%도 안된다. 하지만 소수부족은 무려 20%에 이른다. 이 땅의 모든 교회는 선교적 책무를 갖고 있다. 약자들로 구성된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카렌교회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언어나 국가정체성 그리고 태국문화 이해와 사역 경험은 타이인을 위한 선교적 잠재력이 충분하다. 그런데 이를 구체화하는 교회는 드물다.

선교적 공동체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자립해야 한다. 의존적인 교회로 다른 민족을 섬기는 선교적 공동체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 카렌침례교회의 지역교회와 지방회는 오래 전부터 자립하고 있다. 그런데 총회 차원의 자립은 하지 못하고 있다. 총회 행정은 어느 정도 자립을 하고 있지만 상비부서와 프로젝트는 도움을 받고 있다. 전도부와 신학교 그리고 여전도회 청년회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어떻게 하면 그런 부서가 자립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게 됐다.

오늘 만난 카렌족 목사와 나눈 대화에서 이런 고민에 대한 해결의 방향을 찾았다. ‘껩깨우 교회’를 담임하는 치크 목사이다. 대화를 시작할 때부터 계속해서 반복되는 단어가 있다. “자립”이다. 처음 3분 동안에 무려 5번이나 반복했다.

“우리 힘으로 스스로 해야 합니다.”

그가 개척하고 담임하는 껩깨우 교회는 큰 교회는 아니다. 세례 교인이 67명이다. 작지만 헌신된 교인들로 구성된 교회이다. 교인들의 평균 헌금이 총회에서 가장 많다. 2019년 십일조만 70만 받이 넘고 다른 헌금까지 합하면 100만 받(3만 3000달러)이 넘는다. 십일조는 1년 개인평균 1만 받(330달러)이 넘는다. 이들은 총회와 지방회를 위하여 십일조의 10%를 각각 보내고 있다. 한 교인이 총회를 위하여 1000받(33불)을 상회비로 보내는 것이다. 만약 태국카렌침례총회에 속한 다른 교인들도 이 교회처럼 한다면 이론적으로 1년에 4500만 받(150만 달러)이 된다.

▲ 자립을 강조하는 카렌족 치우 목사

총회 차원의 자립은 물론 선교사도 많이 파송 할 수 있다. 사실 다른 교인들이 이 교인들의 3분의 1만 하여도 총회 차원의 자립은 가능하다. 그런데 실제 교인들이 총회에 보내는 전체 헌금은 400만 받(13만 달러)정도이다. 총회에서는 각 교회 예산의 10%를 총회 상회비로 결정하였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사실 몇 지방회의 전체 상회비가 저의 한 교회보다 훨씬 적습니다.”
“총회에 속하기를 원하는데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자립의 원리와 방법을 명쾌히 설명한다.
“자립이 가능한 통로는 교인들의 십일조와 헌금입니다.”
“외부에 자주 요청하는 것은 성숙하지 않은 자세입니다.”

사실 그는 육체적으로 연약하다. 신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일주일에 두 번은 투석해야 한다. 얼굴이나 피부를 보면 병색이 분명하다. 학력도 변변찮다. 초등학교 4학년을 졸업하고 신학교에 입학을 하였다. 그렇지만 하나님에 대한 헌신과 그 교회의 건강성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

그가 어떻게 십일조를 알고 실천한지가 궁금했다.
“어떻게 해서 십일조의 중요성을 알고 실행하게 되었습니까?”
“미국에서온 콘클린(Conklin) 선교사가 이야기해서 알게됐습니다.”
그는 1986년에 실로암 신학교를 졸업하고 콘클린 선교사와 같이 한 교회를 방문했다. 그때 그는 미국 선교사에게 질문을 했다.
“미국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여 지원하고 있습니까?”
콘클린 선교사의 대답은 간단하지만 분명했다.
“교인들의 십일조와 헌금이 있기 때문에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때 십일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실제 실천으로 이어진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다. 십일조를 실천하게 된 원인은 미국교회의 약화된 현실 때문이었다. 2000년경 치앙라이에서 총회를 할 때 총회 총무인 써니 목사가 보고했다.

교인과 헌금이 많이 줄어든 미국교회가 카렌침례교회를 이전처럼 도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스스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까지 카렌교회는 총회 운영을 위한 많은 부분의 재정을 미국이나 스웨덴교회 등에서 지원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어렵게 됐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콘클린 선교사가 설명한 십일조를 우리가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미국교회는 한때 힘이 있고, 많은 교인들이 헌금을 많이 했다. 그 무렵 선교지의 현지교회가 이런 서구 교회에 매우 의존적이었다. 그런데 미국교회의 약화가 선교지 현지교회가 더 강화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교훈이다. 이제 한국교회도 미국교회의 전철을 답습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교인들이 줄어들고 있고 헌금도 감소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것이 선교지교회에게 부정적인 결과만은 아닐 수 있다. 이제 그들도 치크 목사처럼 생각하고 결심하고 행동하면 오히려 더 건강한 교회가 될 수 있다.

“사실 저희 교회도 신실하게 십일조를 하는 경우는 50% 정도입니다.”

치크 목사의 이 이야기는 선교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선교적 잠재력이 그들에게 있다. 외부의 도움으로 그들의 필요를 채우기 이전에 할 일이 있다. 그들이 먼저 헌신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연구하고 찾아내는 것이다. 이미 그들 안에 그런 교회가 이미 있다. 치크 목사는 그런 목회자 중 한 사람이다.

‘주민족선교를 위한 선교적 공동체로서 소수부족 카렌교회’는 이미 부분적으로 실천되고 있다. 왜냐하면 치크 목사의 교회는 내년에 타이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려고 한다. 동시에 외부에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선교단체들도 여전히 적지 않다. 외부단체와 진행되는 네트워크와 협력은 중요하다. 서로 짐을 지라는 하나님의 말씀과도 연결된다. 세상의 모든 교회는 한 형제자매로서 서로 나누고 협력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지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희생과 헌신을 대신할 목적으로 네트워크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현지인에 하나님이 예비해 놓은 자원을 보게 하고 헌신케 하는 것도 성숙한 네트워크의 하나의 일이다. 우리 힘으로 해야 한다는 치크 목사의 고백의 여운이 크게 남아 있다. 선교적 공동체로서 이미 살아가는 고백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의 연약한 육체와 너무나 대조적인 아름답고 건강하고 헌신된 모습이다. 각처에서 이와 같은 고백들이 이어지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복음기도신문]

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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