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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칼럼] 까나리 젓갈 풍기는 세상을 막아야

ⓒ 현승혁

관계(關係)의 문화와 시비(是非)의 문화 사이에서

1. 왕 형제의 깨달음

내가 중국에서 선교할 때에 왕 형제라고 있었다. 나와 직접 연관된 사람은 아니었고 미국에서 온 선교사들이 구한 사람이었다. 구했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 사람이 거지였기 때문이다. 어디서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 사람은 얼굴에 상당한 화상(火傷)이 있었다. 그것은 매우 심해서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나로서는 그를 정면으로 보고 이야기하기에 미안함을 느낄 정도였다. 듣기로는 어려서 화상을 당했고 가정이 불우하여 내버려진 상태인 것으로 안다. 그런 사람을 서양 선교사들이 데려다가 살게 해주었다. 서양 선교사들이 조직하여 운영되고 있는 기독교 학교에 보내어 학교의 일을 보게 했다.

나는 중국에서 성경공부를 할 때에 관계의 문화와 시비의 문화에 대해 중국 기독교인 형제들과 토론을 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 왕 형제도 참여했었다. 형제들 각자가 느끼거나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때, 왕 형제가 자신의 일을 한 가지 말했다. 그것은 학교에서 미국 돈을 중국 돈으로 바꾸는 일을 자신에게 맡겼단다. 이 미국 돈을 은행에서 바꾸면 예를 들어 100달러에 670위안이라면 시장의 환전 상인에게 가면 700위안으로 바꿀 수 있었다. 그러면 왕 형제는 100달러에 30위안은 자신이 갖고 670위안으로 계산해서 서양 선교사들에게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2005년인가? 나와 기독교인 형제들이 참석하여 공부하고 토론하는 모임에서 관계의 문화와 시비의 문화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자신의 행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100달러에 30위안씩을 자신이 갖지 않고 그대로 다 서양 선교사들에게 주겠다고 했다(환전상과 거래하는 문제에 대한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니 여기서는 말하지 않겠다).

2. 최 목사님의 신의

스승님인 최 목사님이 편찮으셔서 뵈러 갔다. 스승님의 아내 되신 송 사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옛날이야기가 나왔다. 최 목사님은 어린 시절에 서양 선교사들의 보살핌을 받았다. 한국 전쟁에서 오른 팔을 하나 잃고 오갈 데 없고 먹고 사는 것조차 힘들 때에 한국을 선교하겠다고 온 미국 선교사의 보살핌을 받았다. 그 후 최 목사님은 선교사 가정을 통해 영어도 배우고 이것저것 서양 선교사의 선교사역을 도왔다. 서양 선교사는 최 목사님을 믿고 모든 것을 맡겼다. 한 번은 선교를 위해 사두었던 땅을 파는 계약을 하고 이주를 하게 되었는데 최 목사님에게 두 가지 유혹을 받을만한 일이 벌어졌다. 하나는 그 땅을 팔 때에 연결된 도로의 땅 까지 다 포함해서 파는 것인데 매입자가 그것을 법적으로 처리를 하지 않아서 돈을 더 주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하나는 매매 과정 중에 부동산 중개업자가 더 많은 돈을 주고 그 땅을 살 테니 이전의 계약을 파기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돈이 더 들어가게 생긴 매입자는 서양 선교사를 찾아갔다. 그러나 서양 선교사는 그 땅에 관한 것은 최 목사에게 맡겼으니 그와 상의하라고 했다. 매입자는 최 목사님을 찾아왔다. 최 목사님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기에 돈을 더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서양 선교사의 뜻이 그것이 아닌 것을 알기에 돈을 받지 않고 그대로 도로에 끼인 토지에 대한 권리도 넘겨주었다.

부동산업자의 제안에 대해서도 이전의 계약을 파기하고 더 많은 돈을 주는 새 계약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최 목사님은 그것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의(信義)의 문제로 보고 이전의 계약을 그대로 진행했다.

3. 까나리 젓이 뿌려진 아파트

한 달 전인가? 뉴스의 내용이 기억난다. 어떤 사람들이 집을 5억 원에 매매하기로 계약을 했단다. 그런데 계약한지 한 달이 지나 집값이 6억 원이 되었단다. 계약금이 5000만 원이었는데 중도금까지 치룬 상태였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그 계약을 파기한다고 해도 파는 사람이 1억 원을 위약금으로 주어야 하고 또 자신이 이사를 갈 곳도 위약금을 물어야 하니 별 이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었나 보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1억 원이 오르니 파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마음이 타들어갔다. 그래서 매입자에게 5000만 원만 더 올려달라고 했다. 매입자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드디어 이사하던 날, 매입자는 새로 구입한 아파트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먼저 살던 사람이 이사를 가면서 아파트에 까나리 젓갈을 뿌려놓았기 때문이다. 그 지독한 냄새에 당장 짐을 풀 수 없었고 청소를 하고 새로 도배를 해야 했다. 물론 모든 비용은 먼저 집주인에게 청구되었다.

4. 진짜 이익

지금 세상은 이익을 추구한다. 지독하게 이익을 추구한다. 옛날에도 이익을 추구했으나 이렇게까지 독하지는 않았다. 지금 기독교의 지도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는 이 세상의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모범으로 보일 수 있을까? 중국의 왕 형제는 돈이 전부라고 말하는 중국의 신사회주의 세상에 산다. 그러나 그 세상에서 돈을 환전할 때에 어떻게 하는 것이 선교사들에게 정직한 것인지를 보았다. 그것은 아마도 더 나아가 하나님께 정직한 것이 될 것이다. 이익 때문에 신뢰를 버리면 세상은 망한다. 그것은 몹쓸 세상이다. 맑고 신선한 공기가 아니라 까나리 젓갈 냄새가 풍기는 세상이 될 것이다. 최 목사님은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 최 목사님의 경우는 이익을 추구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양심을 따라 행동했다. 또한 자신을 믿어주는 서양 선교사의 신뢰를 따라 행동했다. 그것이 이익보다 중요하다. 우리 기독교인은 세상에 말해야 한다. 이익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리고 이익보다 더 중요한 그것을 따라 살 때에 그것이 진짜 이익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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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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