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첫 출발은 조각가였다. 그는 어느 날 교황으로부터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를 그리라는명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천정화가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며 거절했다. 하지만 점차 명성을 쌓아가는 미켈란젤로를
시기했던 사람들의 음모로, 그는 이 일을 억지로 떠맡아야 했다.
경험이 없는 그의 실패를 바라는 사람들의 부추김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호에 소개되는 작품 <아담의 창조>와 같은 대작들을 남기며 그의 작업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미식 축구장의 1.5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가 불과 4년 만에 완성된 것이다.
이같은 결과를 통해 한 가지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경험이 없는 영역의 프로젝트를 맡게된 그가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을 했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무엇이 천정화에 냉담하던 그를 송두리째 바꿔놨을까?
바로 하나님의 공급하심이었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근거 두 가지를 꼽아본다.
하나는 미켈란젤로가 그림을 그린 속도이다. 천정화 전체 면적을 작업 시간으로 나눠보자.
4년 동안 1㎡ 크기의 프레스코화를 단 2시간 만에 완성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것도 물감 개는 조수 단 한 사람만 두고 말이다.
이전에 프레스코화를 그려본 경험이 없었던 그에게 이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두 번째, 그는 이 그림을 그리며 창조주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자 했다. 그림에서 그러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작가들은 대부분 창조주의 권위와 파워를 강조하는 제스츄어를 그렸다. 이에 반해, 미켈란젤로는 하나님의 사랑을 더 강조하였다.
이 그림에서 창조주 하나님은 아담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서신다. 그리고 하나님의 손가락에 아담은 똑같이 손가락으로 대응하고 있다.
검지 손가락은 당시 영적인 힘의 통로로 인식되곤 했다. 이 작품에서도 하나님의 손가락은 그 분의 호흡이 아담에게 생명을 주었다는 창세기 말씀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하나님 옆에 있는 호기심에 찬 여인은 바로 ‘하와’이다. 이미 그분의 창조 계획 속에 하와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아름다운 육체와 하나님께로 받은 생명, 그리고 스스로 그분께 손을 뻗음으로 표현된 자유 의지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는 다른 피조물과 구별된 위대함을 주셨을 만큼 우리를 ‘이처럼’ 사랑하셨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설명: 미켈란젤로,
<아담의 창조>, 1512년경, 프레스
코화, 480x230cm
글. 이상윤(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