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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통신] 특별한 선교사 파송식

▲ 타이포천교회 예배 장면

지금까지 받은 봉투 중에 가장 두툼하다. 봉투 안에는 모두 106장의 지폐가 들어 있었다. 포천에 있는 태국교회 성도들이 준 헌금이다. 천 원짜리가 57장이 들어 있는 봉투는 이국 땅에서 흘린 땀과 함께 선교하고자 하는 신생교회의 헌신이 녹아져 있다.

예상치 않게 길어진 한국에서의 마지막 주일 예배는 포천에 있는 타이포천 안디옥 교회에서 드렸다. 이전부터 설교부탁을 받았는데 그 외에도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방문하려고 하였다. 그곳에는 태국카렌 총회에서 파송한 카렌 선교사 두 명이 있는데 그들을 방문하는 것이 목적이고, 또 한 가지는 역동적인 개척교회의 상황을 한번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배 순서 중에 예기치 않은 순서가 있었다. 선교사 파송식을 한다는 것이다. 그 대상은 놀랍게도 우리 부부였다. 우리와 의논을 한 것도 아니고 미리 연락을 받은 것도 아니어서 약간은 당황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담당하는 이미희 선교사가 신신당부하며 꼭 오라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의식은 복잡하지 않았다. 일반 예배에서 세 가지 정도 추가된 것이다. 특별헌금순서와 꽃다발을 전하고 기도와 찬양을 하는 정도이다. 그렇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게 다가왔다.

이들은 한국에서는 가장 연약한 공동체 중 하나일 것이다. 2018년 1월 30일에 개척하였으니 아직 3년이 되지 않는다. 성도들 대부분은 불법 체류자들이다. 태국에서 여유가 있어서 온 사람들이 아니다.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먼 이방나라인 한국에 온 것이다. 이민국단속에 걸리면 바로 추방된다. 며칠 전에 3명의 교인들이 시내에서 일을 보다가 이민국 직원의 단속에 걸려서 현재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제 조만간 강제 출국될 것이다. 그 소식을 들은 교인들은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불안하고 있다. 연약함이 겹쳐진 공동체이다.

그런데 그들이 파송을 한다. 물론 공식적이고 풍성하고 대단한 의식은 아니지만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 헌금 전에 광고를 한다.

“오늘 헌금은 전부 오영철 선교사님 가정을 위해서 드립니다.”

재정의 여유가 없는 개척교회가 할 수 있는 최고를 방법으로 섬기는 것이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꽃다발을 아내인 김보순 선교사에게 전달하였다.

그리고 두툼한 봉투를 준다. 오늘 연약한 공동체가 드린 전체 헌금 74만 2000원이다. 이들은 이국 땅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필요를 제외하고 본국으로 송금을 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이 가진 것을 최선을 다해 드린 것이다. 천원 권이 57장이라는 것이 이것을 간접적으로 말해 준다.

지난 수요일에 성도 3명이 단속반에 의해 체포된 것은 자신들이 누구인지를 자각하게 했다. 한국에서의 거주가 안정적이지 않고 임시적이며 항변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이런 경우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교회도 그런 장소 중 하나이다. 특히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교회에 나가는 것은 더욱 주저하게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보다 더 많이 나왔다. 예배 중에도 계속 들어와 예배가 방해가 될 정도였다.

60여명의 태국 성도들의 모습과 헌신을 보면서 오버랩 되는 교회가 있다.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안디옥 교회이다. 바울과 바나바는 안디옥에서 1년 정도 사역을 한 후 파송을 받았다. 파송을 한다고 하였지만 거창한 파송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기적인 후원을 하지도 못하였다. 50만의 대도시인 안디옥에서 그들은 소수이고 연약한 공동체이다. 그런데 그곳을 넘어서 선교사를 파송하였다. 그것이 세계 선교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 것이다. 포천에 있는 태국교회는 소수이고 연약하다. 여전히 개척교회이고 대부분은 초신자들이다. 그들 가운데 3명은 단속반에 체포되어 구금되어 있다. 그런데 그들도 선교에 참여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들 방식과 그들의 상황에 따라 동참하고 있다.

사실 내가 이 교회를 위해 한 것은 거의 없다. 오늘까지 세 번째로 방문하였고 두 번 설교하였다. 그리고 그 교회의 리더들을 서울의 숙소에 초대하여 식사를 나눈 것이다. 방문할 때면 먼 곳에 있는 식구가 방문하듯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이미 그들로부터 충분한 섬김을 받았다.

얼떨결에 참석한 파송 의식은 몇 가지로 의미로 다가온다.

첫째 개인적인 의미인데 하나님이 나를 파송한 선교사로 인정하는 인치심과 같은 것이다. 사실 나는 이미 총회에서 파송을 받았고 참 좋은 파송 교회가 있다. 행정적, 실제적인 파송교회는 필요 없지만 그에 앞선 것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나와 아내를 선교사로 보냈다는 것이다. 부르심의 관한 것인데 이것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둘째는 코로나 시대의 하나님의 교회와 선교에 대한 의미이다. 하나님은 위기의 시대에도 교회를 세우시고 선교를 이끄신다. 위기 가운데 역동적인 교회로 세워져 가는 ‘타이포천 안디옥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와 선교가 크심을 의미한다.

셋째는 21세기 세계 기독교의 선교에 관한 것이다. 오늘의 기독교의 중심은 아프리카, 남미 그리고 일부 아시아의 교회들이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연약한 교회가 세계 기독교의 중심이 되었다. 이들도 선교에 참여하고 있는데 포천에 있는 타이교회도 새로운 선교적 실천에 참여함을 보여주고 있다.

‘타이포천 안디옥 교회는 한국에서 연약한 공동체이지만 작지 않다. 영적인 다이나믹은 더 흐르고 있다. 성도들 일부가 체포되어 구금되었지만 나머지는 예배에 여전히 나온다. 코로나 시대에도 사람들은 더 모인다. 새롭게 예수를 알고자 하는 태국인들이 계속하여 증가한다. 오늘도 태국의 동북부 우돈타니 지방출신 두 명이 나왔다. 태국에 있으면 한 번도 교회에 나가질 않을 사람들이다. 그들은 연약하지만 선교적 실천에 참여한다. 여유가 없는 개척교회이지만 최선을 다해 드렸다. 106장의 지폐를 담은 두툼한 봉투는 그런 의미를 담은 아름다운 그릇이다. <무익종(본지 통신원)>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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