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이 20년 만의 최저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에서 탈북민들이 체포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한국 정부가 탈북민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탈북지원단체들이 호소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한국 통일부는 21일 지난 3분기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남성 23명, 여성 25명 등 48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분기 12명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작년 3분기에 입국한 223명과 비교하면 거의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 9월 말 현재 누적 입국자는 195명으로, 이런 추세라면 올해 탈북민들의 한국 입국 규모는 20년 만의 최저인 300명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주민들의 탈북 행렬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대폭 늘어나 지난 2001년부터 해마다 1000명~3000명 가까이 한국에 입국했으며, 지난해에는 최저 수준인 1047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북한과 중국, 동남아 국가들의 국경 폐쇄와 내부 통제 강화로 탈북민들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 통일소망선교회 대표인 이빌립 목사는 21일 3분기에 입국한 탈북 여성 25명 중 다수는 코로나 발생 전 동남아 국가에 입국했던 사람들이라면서 “탈북 남성 중 다수도 코로나로 발이 묶였던 러시아 파견 노동자 출신들로 알고 있다. 중국에서 동남아를 향하는 경로는 여전히 험난하다”고 말했다.
한국 갈렙선교회 대표인 김성은 목사도 중국이 통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일부 단체가 탈북민들을 동남아로 이동시키다가 체포되는 상황이 지난 2~3개월 사이 급증했다면서 “이번에 또 19명이 잡혔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석 달 사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민이 거의 50명에 달한다며, 어쩔 수 없이 탈출해야 하는 상황도 있지만, “코로나로 수입이 전무했던 일부 중개인들이 무리하다 체포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중국 공안 당국이 북-중 국경 지역에서 탈북민을 체포했다가 풀어준 뒤 미행해 남부 대도시 집결지에 모인 탈북민과 중개인들을 대거 체포한 사례도 있다며, 공안의 체포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영자 국장은 최근 동남아로 이동하는 탈북민들은 대부분 안가에 장기간 숨어있던 사람들이라며, 이제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단체들이 이런 탈북민들을 집중 탈출시키고 있다며, 북한인권시민연합도 지난달에 이런 상황에 처한 소수 탈북민들이 동남아로 탈출하도록 지원했다고 말했다.
탈북 중개인 P 씨는 22일 VOA에, 지난 8~9월에 잠시 일부 탈북민을 동남아로 이동시켰지만, 지금은 너무 위험해 활동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체포 위험 때문에 과거처럼 대여섯 명이 한 조로 움직이지 못 하고 1~2명이 여러 도시를 우회하며 이동하기 때문에 비용이 2~3배로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독교 선교단체인 느헤미야글로벌이니셔티브(NGI)의 케네스 배 대표는 “비용이 예전에는 저희가 200~300만 원 사이에 중국에서 움직였다면 이제는 적어도 600만 원 정도, 두 배 이상 올랐고, 이제는 개인 차량으로 동북 3성에서 남부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니까. 그런데 그것도 간다는 보장이 없다. 붙잡히기도 하고 넘어갈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저희는 몇 팀의 성공 사례가 보이면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많은 단체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가 탈북민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에서 탈북민 구출 지원 활동을 펼쳐온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회장은 20일 제9회 서울평화상 수상자 자격으로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 내 탈북민 보호에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숄티 대표는 코로나 때문에 북한 당국이 중국의 탈북민 북송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문 대통령이 수백 명의 탈북민을 구할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김성은 목사 등 단체 관계자들도 한국 정부가 과거 김하중 전 중국주재 한국 대사의 탈북민 지원 사례를 적용해 중국 정부를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장기 주중 대사를 지낸 김하중 전 대사는 자신의 책인 ‘하나님의 대사’와 교회 등 기독교 단체 강연에서 재임 기간에 탈북민 1065명을 보호해 한국행을 도왔다고 말했다. 김 전 대사는 중국에서 탈북자를 구할 사람은 한국대사인 자신밖에 없어서 “대사직을 내놓고 탈북자를 구할 것”이라고 대사관 직원들에게 말했다고 회고했다.
크리스천 퍼스펙티브
김하중 전 대사는 교회 장로로 간증을 통해 중국대사 당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눴다. 그는 중국대사로 부임했을 때, 탈북자들을 우리 대사관에서 받아들일 수 있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몇 달 후 탈북자를 받아주라는 마음을 받고 탈북자들이 대사관에 진입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2002년 5월부터 탈북자가 대사관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중국정부와 마찰이 생겨 중국 측과 엄청난 협상이 시작됐다.
주중대사관 간부들이 탈북자들을 대사관에서 받으면 앞으로 한중관계에 문제가 많아진다고 했지만 그는 주중대사로 있는 동안에, 탈북자 1000명만 받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는 대사관 전체회의 때 “여러분, 대한민국에서 제일 돈 많고, 제일 명예로운 사람이 탈북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이 세상에서 이 순간에 탈북자들을 구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인 사람은 나와 여러분밖에 없습니다. 나는 대사직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탈북자들을 구할 것입니다”라고 고백했다. 그가 주중대사로 있을 때, 탈북자들의 대사관 진입 횟수가 435회, 한국으로 보낸 사람이 1065명이었다.(관련기사)
김 장로처럼 탈북자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고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이들을 섬기는 성도들을 곳곳에서 일으켜 주시고, 먼저는 한국 정부가 그러한 탈북자들의 이웃이 되어 헌법상 우리나라 국민인 북한 주민들을 돌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UTT(Understanding the times)제공>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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