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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노숙인, 자립생활 체험공간이 필요하다

용산역 인근에 15년 전부터 하나둘씩 들어선 노숙인 텐트촌(프레이포유 제공)

노숙하는 분들을 7년간 만나보니 그분들은 사회로 나아가기 전에 먼저 자립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립 생활 체험’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분들은 이미 사회로부터 한 번 버림을 받았고, 희망을 완전히 잃어버렸던 분이며 현재 신용불량자(신불자)와 주민등록 말소자(말소자)이기에 한 번의 도약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신불자와 말소자이기에 새롭게 거주지를 찾기도 힘들고 사회보장제도 하에 복지 혜택을 받는 것도 힘듭니다. 현재 노숙인이 지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서울시청 자활지원과의 복지 정책과 노숙인 지원 센터에서 시행하는 긴급 주거 지원인데 그것 또한 지원을 받아도 고작 2-3개월 간의 고시원과 쪽방촌 비용이 전부입니다. 몸과 마음이 이미 병들어있는 노숙인이 2-3개월간 햇빛도 들지 않는 1평 짜리 쪽방, 도저히 사람이 살만한 공간이 아닌 지저분하고 더러운 고시원에서 지낸다고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그래서 지금까지 서울시청 자활지원과와 노숙인지원센터와 정부가 하지 못했고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노숙인들 스스가 모여서 이룬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용산역 옆 공터에 15년 전부터 자리잡은 ‘노숙인 자립 생활 공간’인 용산역 텐트촌이 그곳입니다. 노숙인 한두분이 공터에 터를 잡고 텐트를 치면서 자립 생활을 시작한 뒤 자연스럽게 마을을 이루었고, 그곳에서 지내다 형편이 조금 나아지면 어느 순간 사회로 복귀하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노숙인 스스로 만든 ‘노숙인 자립 생활 체험’ 공간인 용산역 텐트촌을 앞으로 좀 더 발전적으로 연구하고 보존하고 개발하여 다른 노숙인분들의 탈노숙에도 적용할 정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복음기도신문]

sohn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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