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집= 페루]
남미 페루가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국민에게 자택 격리령을 내리고 국경까지 봉쇄해 출입국을 전면 차단하는 등, 발 빠르고 강도 높은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 대비 사망자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고 3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중남미 국가 중 처음으로 의무 격리령을 내린 당시 페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단지 두 자릿수에 그치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6개월 가까이 지난 2일(현지시간) 페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5만 7000여 명으로 전 세계 5위, 사망자는 2만 9000여 명으로 전 세계 9위 수준이다. 인구 3300만 명 가량인 페루의 인구 100만 명 대비 사망자는 880명(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열악한 의료 환경, 높은 빈곤율 등이 요인…의료진들 사망도 잇따라
페루의 코로나 환자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열악한 의료 환경, 비공식 노동자들이 많은 노동 상황, 높은 빈곤율, 양호하지 않은 국민의 건강상태 등 때문인 것으로 진단된다.
EFE통신에 따르면 페루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의료 지출 비중은 2.2%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수준인 6%에 한참 못 미쳤다. 보건의료 예산도 늘 충분치 않은 데다 효율적으로 지출되지도 못해 공공병원은 장비와 시설 상황도 매우 열악하다. 코로나19 전까지 인공호흡기 등을 갖춘 중환자 병상은 276개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 페루에선 장비 부족 등에 항의하는 의료진의 시위가 이어졌고, 실제로 제대로 된 보호 장비 없이 진료하다 숨진 의사도 100명이 넘는다. 의료 인력도 부족해 인구 1만 명당 의사 수가 13명으로 중남미 최저 수준인데, 그나마 아마존 지역 등은 의사 찾기가 더 힘들다.
국민들의 잦은 규정 위반…통행금지 위반자만 5만 명 이상
국민의 방역 규정 위반도 잦았다. EFE통신에 따르면 비상사태 선포 이후 첫 두 달 간 페루에서는 5만 명 이상이 통행금지 위반 등으로 체포됐다. 노동 인구의 70% 가량이 비공식 노동자여서 생계를 위해 격리를 어겨야 하는 이들도 많은 데다, 격리 장기화에 지쳐 경각심 없이 외출이나 모임을 감행하는 이들도 많았다. 아울러 페루 국민의 과체중 비율이 70%에 달하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도 코로나19 치명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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