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드러나지 않은 인종청소 현장, 에티오피아 ‘감벨라’

멸종위기에 처한 아뉴악 종족을 위한 섬김의 손길과 기도요청

2012년 현재 진행형 인종청소 현장.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감벨라 지역이다. 2003년 12월 13일 아뉴악 대학살로 명명된 이 지역에서 아뉴악 종족 학살작전이 진행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 지역에서 아뉴악 종족을 섬기고 있는 한 관계자는 “감벨라 지역을 떠나는 아뉴악 종족들이 정치적 핍박을 피해 수단 등지를 통해 탈출하는 난민이 계속 되고 있다”며 “이들 난민과 에티오피아 교회를 위한 사역이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비극의 시작 = 아뉴악 종족이 거주하던 에티오피아 남서부 감벨라 지역의 참화는 20세기말 식민지 청산과정에서 시작됐다. 에티오피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수단이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나던 1956년, 아뉴악 종족이 거주하던 땅이 두 동강 나버린 것이다. 감벨라 지역에서 아뉴악 종족을 효과적으로 통치했던 영국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이 지역을 에티오피아에 양도해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수단과 에티오피아의 국경선의 남서부의 경계가 자연스럽지는 않다. 지도를 보면 수단쪽 영역에 에티오피아 영토가 불쑥 들이밀고 있는 형세이다.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그어진 국경선의 등장으로 수단과 에티오피아로 나뉜 아뉴악 종족 앞에 아픔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에티오피아로 편입된 감벨라 지역에는 에티오피아의 티그레이 암하라 종족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외부인의 진주로 이 지역에 거주하던 아뉴악 종족은 그 땅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한편 이 무렵 사회주의 국가 건립을 위해 독재권력을 휘두르던 멩기스투가 주도하는 혁명위원회(DERG)는 이 감벨라 지역에 거주하던 아뉴악 종족의 이주정책을 수립, 강제로 시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3등급 시민으로 여겨진 아뉴악 종족은 다른 종족에게 부여된 기본적인 교육기회 조차 받을 수 없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정부와 사회에서 자국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어떠한 권리도 제대로 누릴 수 없었다고 한다. 본지 소식통이 현지에서 만난 한 아뉴악 종족 사람의 말이다. “아뉴악 종족에 대한 차별은 이 나라에서 불문율처럼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차별대우를 받던 감벨라 지역 아뉴악 종족들이 마침내 1999년 PDC(인민민주의회)를 결성해,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집권 여당인 EPRDF(에티오피아국민혁명민주전선)에 정면 반기를 들고 일어났다. EPRDF는 84,5년 가뭄과 기근으로 굶주리던 당시 여러 종족이 반정부 입장을 표명하며 만든 무장단체로, 91년에 무장봉기로 멩기스투를 제거하고 정권을 잡았다.

▶ 아뉴악 대학살 = 아뉴악 종족이 오랜 세월 동안 살아온 감벨라 지역이 에티오피아에 편입된 이후, 이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정치상황은 조금씩 악화됐다. 아뉴악 종족에 대한 학대행위가 최고조에 이른 것은 2003년 12월 13일의 대학살 사건이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유니세프, 맥길리포트 등 인권관련단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건 당일 아뉴악 종족에 대한 학살은 조직적으로 이뤄진 흔적이 역력하다. 에티오피아 정규군이 개입돼 있으며 아뉴악 종족과 관계가 좋지 않은 고지대 거주종족인 티그레이, 아마라, 오로모 족 출신들이 이 학살사건에 개입했다는 증거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 생존자가 밝힌 UNHCR 관계자에게 밝힌 당시 상황이다.

“300여명의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마을에 들어왔다. 그들은 가가호호 돌며 남자와 소년들을 밖으로 나오게 한 뒤, 구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달아나라고 얘기한 뒤, 남자와 소년들이 도망가자 뒤에서 총을 쏘아 죽였다. 그 이후 마을사람들이 보이는대로 총을 쏘아 죽였다. 그때 운전사로 일하던 나의 아들도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군인들이 돌아가고 난 뒤, 수습된 시신은 모두 403구였다.”

▶ 아뉴악 난민 = 이처럼 감벨라 지역에서 아뉴악 종족을 대상으로 하는 핍박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곳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인근 국가의 난민캠프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아뉴악 종족들이 난민캠프까지 가는 여정 자체도 만만치 않다. 서울-부산을 두 번 왕복하는 정도의 거리인 2000km의 피난길을 죽음과 온갖 위험을 헤쳐 나와야 하는 것이다.

배고픔과 추위, 더위와 갈증, 야생짐승들과 강도의 위협, 군인과 경찰의 검문, 각종 질병과 사고위험, 더욱이 빵 한 조각을 얻기 위해 여성들은 몸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천신만고 끝에 난민촌에 도착해도 난민 판정을 받지 못해 무작정 기다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난민캠프에서 난민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혜택도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난민 지원 = 감벨라 지역에서 탈출한 아뉴악 종족이 최종 목표지로 삼고 있는 난민 캠프는 수단의 세 곳과 케냐에 두 곳 모두 다섯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아뉴악 종족문제에 관심을 갖고 돕고 있는 외부 지원자 및 단체들은 이들 난민들의 탈출과정이나 정착과정을 돕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필요한 이들의 영적 필요를 보살피고 섬기는 사역도 있다.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며 지도자를 훈련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 호주 등의 교회와 단체들이 기도하며 도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이들 아뉴악 종족이 놓여 있는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이들의 영적 생명의 회복을 위해 기도를 요청했다.

지하자원 풍부한 감벨라 지역의 아뉴악 종족 멸종위기

국제단체 조사 ‘인종청소’ 의혹규명 요청…에티오피아 정부 외면

짙은 검은색 피부의 아뉴악 종족은 나일강의 통로인 비옥한 감벨라 땅에서 오랫동안 농사, 수렵, 목축 등으로 왕국을 이뤄왔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이 지역의 국경 재조정 이후, 아뉴악 왕국은 급속히 쇠퇴하고 이제는 종족의 생존 여부 마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특히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정체성이 강한 종족으로 여겨지면서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들의 영향력을 극소화시키려고 정책을 펼쳐왔다.

교육받은 아뉴악 지도자들은 살해되거나 실종되고 있으며 여자들은 타종족과 강제 결혼을 시켜 이들의 존재를 말살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또 이곳을 탈출한 난민들의 탈주경로인 남수단은 또 다른 의도로 수단지역으로 입국한 이들의 주변국 탈출을 방해하고 있다.

아뉴악 종족을 이 지역에서 몰아내고자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지역의 풍부한 자연자원에 대한 에티오피아 정부와 주변 종족의 탐욕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감벨라 지역에는 풍부한 수자원과 금광과 석유매장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티오피아 정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지역 개발에 동의할 것으로 강요하다가 이제 정부 주도의 종족말살정책으로 전환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인도 등에서 다국적 기업들도 이곳에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아뉴악 종족 학살문제와 관련,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아뉴악 디아스포라들이 매년 대학살인인 12월에 기념행사를 갖거나 국제 인권관련단체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국제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유엔 등에서 이같은 학살 사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에티오피아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난민 발생에 대해 에티오피아 관계자는 “인종청소는 말도 안되는 얘기이며, 그들(아뉴악 종족)은 자신의 삶을 추구하며 거주이전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고 맥길 리포트는 밝혔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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