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 40여년 전에 무슬림 도와 줘
나이지리아 중부의 한 모스크(이슬람 예배당)에서 이슬람 유목민과 기독교 농민 간 충돌에서 이슬람 이맘이 이웃 기독교인들 262명을 숨겨줘 목숨을 구했다고 2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오후, 이웃 마을에 사는 기독교인 262명이 무작정 이맘에게 달려왔다. 유목민들로 보이는 남성 300여 명의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비록 종교가 달랐으나 이맘은 이들을 버리지 않았다. 우선 여성들을 집 안에 숨긴 다음, 남성들은 모스크로 데리고 갔다.
몇 시간 후, 중무기로 무장한 이슬람교도들이 모스크에 찾아와 이맘(이슬람 성직자)에게 ‘숨겨놓은 자들을 데려오라’고 요구했다. 요구사항을 따르지 않을 경우 모스크와 집을 모조리 태워버리겠다고 협박도 했다. 이맘은 바닥에 엎드려 ‘이만 떠나달라’고 눈물로 읍소했다. 이맘의 부탁대로 무장세력은 얼마 후 떠났다. 그들은 가면서 인근 교회 두 곳에 불을 질렀다.
영국 BBC 방송은 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발 기사에서 토지와 농작권을 두고 벌어지는 농경 부족과 유목부족 간의 충돌 현장을 전했다.
농업을 하고 기독교를 믿는 베롬족과, 유목을 하며 이슬람교를 믿는 풀라니족 간의 충돌로 올해에만 이미 수백 명이 죽었다. 이 충돌로 인한 2016년 사망자 수는 악명 높은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테러에 의한 것보다도 많다.
인구는 급증하고 경작지는 감소하는 상황에서 유목민인 풀라니족이 건기에 가축들을 이동시키며 농경지에 들어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종교도 종족도 다르고 가뭄으로 목축지와 물이 점점 더 부족해지면서 충동이 격해지고 잦아졌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해 나이지리아에 유목민이 기르는 소 등 가축의 이동을 제한하는 법이 도입되면서 심화됐다. 공격은 잔혹하다. 집과 상점을 약탈한 후에는 불을 지른다. 가축이라고 남겨두지 않았다. 현장을 급습하면서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다는 목격담도 전해진다.
그러나 갈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이맘은 나중에 BBC에 “그 지역 기독교인들은 40여 년 전 이슬람교도들에게 모스크를 짓도록 허락해준 이들이라 돕고 싶었다”며 “이슬람 마을에 땅도 줬다”고 말했다. 다른 이슬람 신자는 “우리가 베롬족과 같이 살아왔기 때문에 이번 공격처럼 험악한 일을 당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목숨을 건진 기독교인들은 “무슬림 성직자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죽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마을 주민들은 이맘과 5일을 같이 보냈다. 그러나 이미 파괴돼버린 마을로는 갈 수 없었다. 결국 난민 캠프로 발길을 향했다.
같은 날 나이지리아에서 최소 5개의 마을이 이런 변을 당했다. 당국은 이슬람 무장세력이 5개 마을을 공격했다고 밝혔지만, 지역 주민들은 11곳이 급습됐다고 전했다. 문제가 심각하지만 나이지리아 당국은 좀처럼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몇몇 공격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조직화 돼 진압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당국은 다만 이번 공격 후 중부 플라토주 3곳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기도|하나님, 종족도 종교도 다른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모스크의 이맘과 기독교인들 사이에 사랑이 승리하는 것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40여 년 전, 이슬람이라 배척하지 않고 함께 터를 일구며 살았던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 사랑이 가능한 것을 고백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죄인인 우리를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생명을 내어주신 이 사랑이야말로 가장 불가능한 사랑이었던 것처럼, 나이지리아의 모든 교회가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슬람 유목민들을 품게 하여 주시길 기도합니다. 어떤 박해와 환난 속에서도 원수를 끌어안는 사랑으로 이기게 하시고, 속히 모두가 그리스도의 품에 하나 되게 하여주시길 기도합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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