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베트남 전쟁이 끝났다. 그리고 베트남 땅에서 모든 공개적인 선교활동은 멈춰섰다. 이 땅에서 교회의 흔적이 거의 사라지는 듯 했다. 20세기 초 학생자원운동 세대를 통해 복음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땅에서 선교사들은 추방당하고 기독교인들이 대부분 보트피플로 이 나라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난민 생활을 하던 그리스도인들이 고국 베트남의 복음화를 소망하며 하나둘씩 찾아들면서 지하교회 성도들과 함께 이 땅의 부흥은 다시 시작됐다. <편집자>
하노이시에 거주하는 번 자매는 대학교수였던 남편이 태국의 대학에 교환교수로 태국에 체류중일 무렵 우연한 기회에 한 선교단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베트남에 귀국한 이후, 신앙생활을 위해 교회를 찾았다. 그러나 당시 새신자를 돌봐줄 교회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집에서도 예배를 드렸다. 그러던 90년대 말 번은 종교활동을 단속하던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서에 가보니 신앙생활을 하다가 붙잡혀 온 사람이 자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경찰서에서 예수 믿는 사람들을 처음 보게 됐어요. 예수 믿는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됐지만, 예수님을 믿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전 너무 기뻤어요.”
번 자매는 그렇게 경찰에서 풀려난 이후,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또 기도모임을 만들어 함께 기도하며 갈급함을 채워갔다. 그러다 밤샘기도를 하던 중 성령세례를 경험했다. 번 자매의 신앙생활은 더욱 뜨거워졌다. 당시 4층 집을 소유하고 있던 번 자매는 자신의 집을 하나님께 드려서 하나님의 일을 하고 싶었다.
자신의 집을 하나님께 바치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요. 그러다 내가 갖고 있던 건물을 사람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자신의 소유를 성도들과 함께 나누면서 신앙공동체는 차츰 교회의 꼴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건물 한 층은 교회모임을 위해 사용됐다. 성도들은 시간만 나면 전도하러 나갔다.
“노방 전도할 때는 작은 선물과 전도용 책자를 함께 배포합니다. 이런 전도용품들을 나눠줄 때는 지역별로 구분해 전화번호를 적어 나눠줍니다.”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현재 10%대로 고속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풍요가 사람들의 심령까지 채울 수는 없다. 목마른 사람들은 진리를 듣고 싶어한다.
이때 전도물품은 이러한 이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배포된 전도용품에 적힌 전화로 상담전화를 걸어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역 책임자들은 걸려온 전화를 받아, 상담하고 복음을 전한다.
“지금 베트남은 희어져 열심히 추수할 때예요. 매주 6~7개 지역으로 구분해 성도들이 열심히 전도하고 있어요.”
이들은 평일에 각자 자신의 생업활동을 한다. 그리고 화요일은 밤샘기도를 하고, 수요일에 전도를 위해 대부분의 성도들이 모인다. 토요일 아침에 열리는 기도모임에는 전 교인이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이 모임에서 주간 상황을 종합한다.
주 3일은 전도와 기도에 할애
주일에는 200여명의 성도가 예배를 드리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도할지 함께 기도하고 주님의 뜻을 구한다. 대부분 이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성도들의 얘기를 듣노라면 전도가 주업이고, 자신의 생업은 마치 부업같이 느껴진다. 예수에 미쳐서 사는 사람들이다.
신실한 일꾼이 세워지면 이들을 다른 지역으로 파송한다. 우리로 치면 ‘집사’를 그저 일꾼으로 부른다. 이들 일꾼을 성도 두세 명이 있는 곳으로 파송을 결정하고 통보한다. 그러면 이들은 모든 삶을 정리하고 그곳으로 옮긴다.
다른 지역의 한 교회 지도자는 이렇게 파송받은 일꾼들이 한 달에 사용하는 경비는 100달러 정도라고 한다. 그렇게 몇 달이면 교회가 세워진다. 몇 년 사이에 성도가 70명으로 늘어난 곳도 있다. 이런 전도활동과 신앙생활로 어려움을 겪지 않는지 물어봤다.
“어려움이 있죠. 그런데 세상은 하나님을 모르기 때문에 어떤 곳에 살든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우리 성도는 복음을 전하는 게 우리 사명이니까 그저 충성을다할 뿐이에요.”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도 웃기만 하다가 마지못해 한 두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어떤 개척교회는 지역에서 동네 불량배들이 돌을 던지기도 하고, 교회 건물을 파괴하겠다는 협박을 받기도 해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그런 공격을 받은 곳이 있어요. 일일이 셀 수가 없어요. 그저 어려움이 있을 때 함께 기도하면 주님이 다음 길을 열어주세요.” [복음기도신문]
[하노이=본지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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