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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제 3국 망명 희망하는 파키스탄 기독교 난민들

▶ 박해를 피해 도망온 파키스탄 난민과 망명자들이 태국 방콕 외곽 우르두 어를 사용하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모습(출처: DAWN 캡처)

계간으로 발간되는 동남아선교 뉴스레터 2017년 2호는 태국에 머물고 있는 파키스탄 기독 난민들의 소식을 게재했다. 이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송환 위험에 있는 파키스탄 난민

최근 태국 방콕으로 유입되는 파키스탄 기독교인 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파키스탄 개신교 기독교인들이 강경 무슬림들로부터 극심한 핍박을 받으면서 난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핍박은 가톨릭 신자들과 일부 온건파 무슬림들에게도 미쳤다. 종교적인 핍박을 받는 이들 파키스탄인은 탄압을 피해 제3국으로 망명을 바라며, 그 중 상당수는 관광객으로 입국이 용이한 태국의 방콕으로 입국했다. 그들은 이곳에서 최소한의 숙식을 할 수 있는 열악한 환경의 숙소에 머물며 수년 동안 서방국가들로 이주되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 기간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태국은 국제적인 난민 협정에 가입하지 않아 파키스탄 난민들은 곧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한다. 언제든지 체포되어 구치소에 구금되거나 파키스탄으로 송환될 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살며, 인근 지역의 태국 교회 등에 출석해 예배하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도움받기도 한다.

OO지역에도 많은 파키스탄 기독교 난민들이 있는데, 그 중 일부가 L교회에 왔다. 그 숫자는 날마다 늘어갔다. L교회는 태국어로 예배를 드리지만 소속 교단의 예전적인 요소로 인해 파키스탄의 가톨릭을 포함한 다양한 교단 출신의 기독교인들에게 그나마 은혜의 통로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교회 T전도사가 사비를 털어 심방을 하고, 병원 치료를 돕고, 주일에 교회 오가는 길에 검거되지 않도록 차량으로 픽업을 해주는 등 파키스탄 난민을 적극적으로 돌아본 것도 이들을 이 교회로 모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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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억류 시설에 있는 파키스탄 기독교인(출처: BBC 캡처)

결국 태국인 성도와 파키스탄 성도의 숫자가 비슷해졌다. 예배당은 의자가 부족해졌으며, 서로 언어와 문화, 먹는 음식도 달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또 태국 성도들이 파키스탄 성도들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꺼려하기도 했다. 교회 재정은 늘어나지 않았지만, 주일 식사비용은 배나 늘어났다. 난민 성도들이 태국 성도에게 재정적 도움을 개인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태국인 성도들이 교회에 오지 않거나 점심 식사 교제도 하지 않고 돌아가기도 했다. 급기야 L교회 운영위원들이 T전도사에게 파키스탄 성도들과 함께 분립 개척할 것을 권고했다.

태국 난민교회(OPR) 시작

난민들만의 독립된 교회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T전도사는 한 선교단체의 교사들 그리고 난민 대표자들과 논의한 후, 최종적으로 난민교회 개척에 착수했다. 모임 장소로는 파키스탄인 난민 학교의 교실을 주일에 빌려 쓰기로 했다. 2016년 10월 첫 주에 난민들만의 첫 예배를 드렸다.

이렇게 세워진 태국 OPR(Open Pakistan Refugee) 교회는 한국 지역교회가 모교회가 되어 계속적으로 지원하고, 태국인 기독교인들과 국제 구호단체들 및 선교단체들이 지원하고 있다. OPR 교회는 공예배, 생활지원(식료품, 의료, 교육), 이민국 구치소 심방, 제3국 및 본국 송환 협력을 주사역으로 한다. 최근 들어 태국 이민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현재 OPR교회 성도들의 절반(대부분 남자)은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이슬람 국가로 분류되는 파키스탄 사람들은 태국 내 테러 제보가 있을 경우 주요 경계대상이 된다. 대대적인 단속 기간에는 난민들이 타지로 도피해 한동안 숨어 지내다 돌아오기도 한다. 체포된 많은 난민들은 구치소의 열악한 환경(특히 피부병 같은 질병)을 견디지 못하고 파키스탄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한다. 그들이 떠나가는 길은 눈물바다가 된다.

난민 성도들은 파키스탄에 더 이상 집도 근거도 없고, 어떤 핍박을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다. 어떤 난민들은 돌아가느니 차라리 자살을 선택하겠다는 말도 한다. 아주 적은 수만이 유엔난민기구(UNHCR)의 도움으로 유럽,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서양 국가에 정착한다. 종교핍박으로 인한 난민임을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 목회자 그룹에 비해 일반 성도는 심사에 불리하다.

난민 지원에 역부족인 태국 교회

전 세계적으로 늘어만 가는 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태국 정부의 난민정책도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파키스탄 난민들도 태국에 동화해 정착할 의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들을 향한 태국 교회의 시선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기독교 난민 가운데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무슬림에 대한 경계심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태국 교회가 이들을 도울 여력은 없다. 난민들 역시 태국 사회에 영적 영향을 주기에는 본인들의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 그러나 한 사역자는 “파키스탄 기독 난민들이 태국에 머무는 동안 태국인들에게 복음의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콕 OPR교회가 파키스탄 디아스포라를 통한 세계 선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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