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여성의 권리와 안전, 건강, 가족에 대한 보호’를 위한 대규모 여성집회에 낙태 반대 여성들은 제외됐다. 최근 미국 기독문화 평론가 짐 데니슨 박사의 기고문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워싱턴에서 20만여 명의 여성이 참여한 대행진에 낙태반대 여성들은 함께 하지 못했다.
이번 행진은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법적이며 적절한 낙태와 산아제한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와 같은 가치를 추구한다. 이번 행사의 후원기관에는 전미가족계획협회, 임신중절 아메리카 재단, 전미낙태연맹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일부 낙태반대 단체도 이 행진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낙태찬성 진영에서 ‘여성 운동은 낙태의 권리 수호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낙태반대 진영의 참여를 격렬히 반대했다. 그런데, 이같은 주장은 타당성이 있을까?
수잔 B. 앤소니,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튼, 메리 월스톤 크래프트, 루이자 메이 알코트 등은 모두 초기 여성운동을 이끈 선구자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낙태를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낙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계속 낙태반대 진영을 반(反)여성운동자들로 폄하하고 있다.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든 여성에게 최선의 것을 바라고 있다. 낙태 반대주의자들은 낙태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여성의 생명을 단절할 뿐 아니라, 산모인 어머니와 사회에도 해를 입히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은 실제로 다양한 증거들이 있다.
낙태의 경제적 비용을 고려해 보면, 로우 대 웨이드 판결(1973년, 낙태 허용 판결) 이후 미국에서 약 5800만 건의 낙태가 시행됐다. 이 중 1200만 건은 지금쯤 아이 어머니가 되었을 법한 여아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이 어머니가 되었다면 태어났을 또 다른 1200만 명의 생명의 가능성까지 고려해보면, 총 7000만 명의 생명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미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숫자다. 미국의 1인당 GDP가 5만3000달러임을 감안해 7000만 명의 생명이 사라진 것의 경제적 손실은 약 3조7000억 달러로 전체 GDP의 약 20%에 해당한다.
여성의 사생활 보호에 대해선 어떠한가? 낙태 반대는 여성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보호한다. 부모님, 아이의 아버지, 친구와 동료 등이 오히려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인 여성에게 낙태를 강요하며 압박할 수 있다.
왜 정부가 여성에게 태아 출생의 선택권을 부여하면 안될까?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며, 특히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책임은 어머니뿐 아니라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모든 아이들의 출생이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은 낙태뿐 아니라 유아 살해와 안락사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 낙태 반대주의자들은 모든 아이들이 환영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때문에 입양을 지지한다. 또한 낙태 반대주의자들은 낙태 시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대로 원치 않는 아이라 하더라도 죽는 것보다 살아 있는 것이 낫다고 믿는다.
앨리스 폴은 1923년에 남녀평등헌법 수정안을 작성한 사람이다. 그녀는 “남녀평등의 원칙이 정부 체제 안에 명문화되기 전까지 우리는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하며, 낙태에 대해 “여성에 대한 궁극적 착취”라 표현했다. 과연 그녀가 오늘 이 자리에 있다면, 최근의 워싱턴 여성 행진을 환영했을지 궁금하다. [GN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