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산유국 베네수엘라가 심각한 식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서울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쓰레기통에서 봉투를 찢어 내용물을 뒤져 찾아낸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통해 베네수엘라 식품 부족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던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이 최악에 이르면서, 베네수엘라 국민 100명 중 16명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매일 쓰레기를 뒤지고 있다고 모어 컨설팅이 최근 밝혔다. 중남미 언론은 “거리에 나서면서 쓰레기를 뒤지는 아이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쓰레기를 뒤지는 건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슬픈 풍경이 됐다.”고 보도했다.
기초식품이나 의약품, 청결용품 등을 구하지 못하게 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선 물물교환도 성행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갖고 있는 물건의 사진을 올리고 필요한 물건과 맞바꾸는 식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주민은 전체의 37%에 이른다. 또한 생필품과 식량부족으로 개, 고양이, 비둘기 사냥까지 나서는 실정이다.
기초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마두로 정부는 최근 허리케인 매슈로 큰 피해를 입은 아이티에 식량과 의약품 40톤을 지원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당장 자국민도 먹을 게 없어 쓰레기를 뒤지는 판에 해외지원이 웬말이냐”며 마두로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먹을 것과 일자리를 찾는 베네수엘라인들의 브라질 난민 신청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브라질 정부가 공식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법무부 산하 국립난민위원회(Conare)의 자료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금까지 난민을 신청한 베네수엘라인은 1805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5년간의 난민 신청 건수인 1096건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불법 입국한 베네수엘라인들 중 돈이 없는 베네수엘라인들은 노숙생활을 하면서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구걸하고 있다. 일부 여성은 돈을 벌기 위해 매춘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국경 지역에 군 병력을 배치해 베네수엘라인의 불법입국을 막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2015년 180.9%에 이어 2016년 현재 700%에 이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내년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150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