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오로모족 거주지역 강제 토지수용이 발단
에티오피아에서 반정부 시위에 대한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지난 9개월 동안 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반정부 시위를 벌이다 숨진 이들이 500명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지난 10월초 오로미아 지역에서 추수감사절 축제 ‘이레자’ 도중에 발생한 시위 진압과정에서 최소 55명이 사망했다. 본지 현지 소식통은 정부군이 실탄을 발포해 300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목격자들은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AP통신은 “(보안군이)헬기에서 총을 쏘며 사람들을 벼랑 끝이나 호수로 몰고 가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한 시위 활동가의 말과 “밀이나 옥수수처럼 트럭에 시신을 실어나르는 것을 봤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전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사흘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지만, 오로미아 곳곳에서 항의 시위대가 도로를 점령하는 등 반발이 확산됐고, 관광서 학교 등은 일시 폐쇄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난 9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에티오피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6개월간 영장없이 구금과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비상사태 포고령을 어기는 사람을 징역 5년형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해 11월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경계를 40km까지 확장해 오로모아 지역까지 포함하는 수도 광역화계획 발표 이후 본격화됐다. 이 계획 발표 이후 에티오피아 정부는 국내 토지를 헐값에 매입해 외국 자본에 토지를 매각해왔다. 토지수용 과정에서 쫓겨난 지역민들을 정부가 특정 장소한 곳에 몰아넣은 것이 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토지수용 대상이 된 구역이 이 나라의 다수 부족인 오로모 족이 거주하는 오로미야 지역이어서 그동안 누적돼온 부족갈등이 표면화됐다. 현 에티오피아의 부족은 오로모 족이 34.4%로 가장 많지만, 현재 정부는 6.1%로 소수종족에 속하는 티그레이 족이 집권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에티오피아국민혁명민주전선의 주도권은 소수종족에 속하는 북부 티그레이 족 반군단체였던 티그레이국민해방전선이 잡고 있다.
이처럼 토지 수용 문제로 시작된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분노는 오로모 족에 이어 인구비율(27%)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암하라 족까지 가세, 민주화 요구로 확산되고 있다. [GNPNEWS]